칡 / 강에리
든든한 다리 없어 홀로 서지 못하고
넝쿨을 뻗어내어 이웃을 휘어감네
아픔이 뿌리내리고 여름 숲을 헤매네
한밤에 삼킨 눈물이 줄기 타고 흐르면
서러운 보랏빛 꿈이 숲속에 피어나네
온산을 뒤덮고도 설자리 하나 없어
커다란 잎사귀로 서러운 몸 가리고
아무도 반기지 않는 손님처럼 머무네
한겨울 숲속에서 농부가 칡을 캔다
한으로 뭉친 뿌리 인간의 약이 되네
한으로 뭉친 뿌리 인간의 약이 되네
나의 작은 집 / 강에리
나는 나의 작은 집을 사랑하네
남쪽 베란다 깊숙이 햇살이 들어오고
부엌 창으로 예쁜 석양이 보이는 집
어린 아이들이 자라 멋진 어른이 되고
아기 고양이 나이를 먹는 동안
작은 모종들이 튼실한 나무로 자랐네
나는 나의 작은 집을 사랑하네
푸른 하늘이 보이고 시원한 바람부는
마천루로 둘러싸인 작은 오아시스
꽃대궁 올린 난 향기 가득한 시를 쓰고
고양이 낮잠 자는 나른한 오후
매미 울음소리 한낮의 정적을 깨뜨리네
푸른 하늘이 보이고 시원한 바람부는
작은 오아시스 나의 작은 집을 사랑하네
나의 작은 집을 사랑하네
강에리 소설가, 작사가, 시인, 엘리스의시가있는정원 대표.
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국보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시집 "단 하나의 꿈" SF소설 '루시 이야기' 단편소설 '돌아 오지 않는 강' 외 다수. 톡소설 '마음 도둑' 동화 '내 이름은 장고' 외 다수. 가곡작시 '빗물의 연서'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