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풍금이 있는 풍경

[무궁화]

풍금이 있는 풍경

내 마음의 풍금

지난 시절 음의 바람을 일으킨 풍금

건반 위 꼬물거리는 손가락 끝에

어리광이 잔뜩 들은

노란 개나리꽃 같은 맨발의 아이들

흰 건반 검은 건반 위 뛰논다.

인생은 음악 같은 것

삶의 멜로디는 아름답고

가사는 슬프다

관절이 삐걱 이는

눈먼 풍각쟁이 영혼을 닮은 진동음

컥컥거리는 숨 가쁜 바람 주머니

노구의 시린 발목이 덜커덕거리는 발판

눈동자 까만 아이들 꿈을 키워준

풍금이 흐르는 교실

연륜이 100년쯤 된 눈먼 풍각쟁이의 비가(悲歌)

고장 난 풍금 시인이 들려주는 풍금 소리

풍금의 추억 그리운 풍금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