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구나 행복을 지향한다. 그러나 대부분 '어떤 상태'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행복'인지에 대한 '그림'은 없다. 자신이 바라는 행복한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없으면 행복은 무지개가 되기 쉽다. 쫓아가보면 저만큼 멀어지고 또 쫓아가보면 저만큼 멀어지는 무지개처럼, 막상 그 상태에 이르고 보면 자신이 원했던 것이 아니기 쉽다.
파일럿은 구체적인 도착지를 정하고 네비게이터를 따라 비행을 한다. 행복에 이르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상태 또는 도착점을 정하고 그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과 '현실의 환경'을 고려하여 '진정 자신이 원하는 상태 또는 도착점'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내팽개치고 무작정 나설 일이 아니고 우주의 힘을 빌리겠다는 태도로 '현실의 환경'을 쉽사리 무시할 일도 아니다. '자신'을 내팽개치면 결국 남의 삶을 살게 되기 쉽고 '현실의 환경'을 무시하면 불행을 자초하기 쉽다. 물론 '현실의 환경'에는 자신의 노력과 의지의 강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구체적 그림없는 행복은 무지개
행복론은 사람들이 어떤 상태일 때 행복을 느끼는가에 따라 다섯 가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바로 성공 행복론, 무소유 행복론, 도덕 행복론, 믿음 행복론 그리고 이성 행복론 다섯 가지다.
성공 행복론은 자기계발서 또는 위인전이 보여주는 가장 보편적인 행복론이다. 현실에서 성공의 일반적인 의미는 다름 아니다. 많은 돈을 벌거나, 명예로운 자리에 오르거나, 경쟁에서 일등을 하거나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성공 행복론에서 '과정'이 아닌 '결과'를 행복이라 여긴다면 그 이의 행복은 무지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성경은 '돈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돈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성경 전도서 5:9)라고 말하고 있다. 이 성경 말씀의 '돈'의 자리에 '지위'나 '명예' 또는 '메달의 색깔'을 넣어도 어색하지 않다.
가난한 이가 백만장자를 꿈꾸고 백만장자는 억만장자를 부러워하고, 더 이상 이룰 명예나 자리가 없으면 이제 신(神)적 존재가 되기를 희망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나면 더 이상 추구할 목표 상실에 상심하고 삶의 균형을 잃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본다.
물론 '결과'가 아닌, 성공으로 가는 '더 나아지는 과정'을 자신의 행복으로 규정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 때는 노력을 멈추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무소유 행복론은 한마디로 욕심을 줄이는 행복론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욕심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를 교육시키고 그리고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는데도 적지 않은 소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적인 삶의 경계선상에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무소유 행복론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소유 행복론에 대한 '무소유의 철학'이 흥분했을 때 또는 감동받았을 때만이 아닌 지속적이어야 한다.
성공 행복론과 무소유 행복론
공자(BC551-BC479)가 자신의 수제자 안회(BC521-?)를 '어질구나 회야. 이런 누추한 곳에서 대바구니의 밥 한 덩어리와 표주박의 물 한잔으로 배를 채우는 삶을 다른 사람들은 감당하지 못할진데, 회는 변치 않고 삶을 즐기니 어질구나 회야(논어 1권, 2003, 학민문화사, 456면)라고 칭찬하는 내용에서 드러나듯이, 무소유 행복론이 마음의 흔들림 없이 언제나 굳건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삶의 자세가 아성(亞聖)으로 불리는 안회에 버금갈 정도 되어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소유 행복론은 삶에 혼란만 가중시키거나 '기대'가 아닌 '노력'만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인문경영 작가&강사·경영학 박사
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행복에 대하여 (1) 2017.12.14 |
http://jndn.com/article.php?aid=1513235443249106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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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행복론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살면 행복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칸트는 '너의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위하라'(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실천이성비판, 2009, 아카넷, 370면), '너 자신의 인격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서 대하고, 결코 한낱 수단으로 대하지 않도록, 그렇게 행위하라'(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실천이성비판, 2009, 아카넷, 378면)라고 말했다.
전자는 다름 아닌 공자의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논어3권, 2003, 학민문화사, 234면) 가르침 그대로이다. 다른 사람을 자신을 대하듯 하라는 이야기다. 후자는 공자의 '오래 되어도 변치 않고 그 사람을 공경한다'(논어1권, 2003, 학민문화사, 378면) 정신과 통한다.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 삼지 말고 자신 역시 다른 이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도덕적·윤리적으로 살기
사람들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행동했을 때 마음이 편하고 그 누구에게도 당당할 수 있었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행복이 마음의 편안함이라면 윤리 도덕적 행위는 분명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지는 않다. 윤리와 도덕에는 대체로 자기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거꾸로 자기희생이 따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일부러 윤리적·도덕적 행위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윤리 도덕적 행위를 통해 행복을 느낄 때 그 행복은 마음의 편안함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희생을 감수하고 도덕적 행동을 한 자기 우월감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따라서 현실에서 도덕 행복론은 사실 '자기행복'과 '자기희생'을 교환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이기주의의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 도덕 행복론은 말로는 언제나 환영을 받지만 행동으로는 말만큼 환영받지를 못한다.
믿음 행복론은 한마디로 종교를 통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방식이다. '종교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사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신을 믿는, 즉 신에게 자신을 맡기는 믿음이다. 물론 종교에서는 이 두 가지 모두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종교인들의 삶은 적지 않게 분화한다. 행동 따로 믿음 따로이다.
신을 믿는다는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지만 그 가르침대로 사는 이를 발견하는 일은 밤하늘에 별똥별을 보는 만큼이나 드물다. 2천년 전 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율법학자들의 후예가 이 성전 저 성전에 차고 넘친다.
사실 믿음은 내밀한 것이다. 각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 믿음이다. 여기에 반해 행위는 모든 사람의 이목 앞에 드러나는 것이다. 외부로 확인 가능한 행동을 신의 가르침에 반하면서 확인 불가능한 자신 내부의 신에 대한 순전한 믿음을 믿어 달라고 떠벌이는 것은 신에 대한 배신이고 인간에 대한 죄악이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라는 신의 핵심 가르침을 저버리는 일이고, 신을 팔아 세상을 희롱하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신성(神聖)에 대한 환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시라도 둘 중 하나만 굳이 선택하겠다면 종교인은 '마음'이 아닌 '실천'을, '말'이 아닌 '행동'을 선택할 일이다. 그렇게 할 때, 최고의 이성인 '순수 이성(Pure reason)' 그 자체의 신이 환영하지 않을 까닭이 없고 또 세상을 더 낫게 그리고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신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
따라서 믿음 행복론을 추구하는 이들은 '신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과 '신을 믿는 것' 두 가지를 당연히 함께 하려 해야 할 것이고, 고집 센 민족처럼 자신은 둘 중 하나만 하겠다 한다면 신을 슬프게 하지 않고 세상에 보탬도 되는 '신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을 선택할 일이다.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인문경영 작가&강사·경영학 박사
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 행복에 대하여 (2) 2017.12.21 |
http://jndn.com/article.php?aid=1513849116249612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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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행복론은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을 활용하여 '현실에서' '가장 현명하게'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성 행복론의 출발은 인간, 특히 나 자신에 대한 분석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인간은 100년을 못산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자 이성적 존재이다. 환경적으로는 자원이 제약되어 있다. 먹을 것, 입을 것, 쉴 공간을 내가 원한다고 해서 언제든지 모두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론은, 100년 안되는 전체 시간 동안 총 행복량이 최대가 될 수 있도록 나와 환경 간의 관계를 이성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동물로서 생명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존재로 외롭지 않게 하면서, 이성적 존재로 자신의 이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면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성을 활용한 행복 추구
성공 행복론, 무소유 행복론, 도덕 행복론, 믿음 행복론 그리고 이성 행복론 이 다섯 가지 행복론 중 어느 것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 행복 모델일까? 당연히 그것은 각자의 생각과 환경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성공 행복론과 무소유 행복론은 익숙하다. 자기계발서 대부분의 주제이자 또 사회적으로 일반적으로 강조되는 행복론이 바로 성공 행복론이고, 무소유 행복론 역시 일부 종교의 가르침과 궤를 같이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청량감과 위로를 제공해 왔다.
도덕 행복론 역시 그리 낯설지 않다. 학교 다니는 내내 귀가 따갑게 들어왔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 속 일부로 지니고 있는 행복론이 도덕 행복론이다.
믿음 행복론은 당연히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에 경계가 있다.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믿음 행복론을 추구한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의 이성 행복론은 앞의 다른 행복론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낯설다. 특히 감성 행복론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행복은 감성이지 이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반발심마저 들 수도 있다. 행복에 이르는 수단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선택의 폭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행복론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높고 게다가 나와 궁합이 맞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헬레니즘 시대를 산 에피쿠로스(BC342?-BC271)는 쾌락주의(Hedonism)를 주장했다. 그런데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은 '아타락시아(Ataraxia)'로, 철저하게 논리와 사실에 입각한 '이성 행복론'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축복받은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말했다. 에피쿠로스에게 인생의 목적은 다름 아닌 쾌락을 향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쾌락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육체적 쾌락, 물질적 쾌락이 아닌 바로 정신적 쾌락 혹은 정적인 쾌락으로, 마음의 평정을 얻는 것을 중요시 하는 쾌락이었다.
'장자'에 등장하는 동양적 정신 쾌락의 극치인 '슬슬 거닐며 노닐다'는 의미의 '소요유(逍遙遊)'(김학주 역, 시경, 2002, 명문당, 191면) 또는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증석이 공자에게 말한 '늦은 봄 따뜻한 날에 새로 마련한 봄옷을 입고 어른 5~6명, 아이들 6~7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을 하고 기우제 지내는 제단 옆에서 바람을 쐬고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고 싶습니다'(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논어2권, 2003, 학민문화사, 384-5면)의 분위기와 통하는 정신적 쾌락이었다.
에피쿠로스의 정신적 쾌락
그렇다면 에피쿠로스에게 육체적 쾌락, 물질적 쾌락은 처음부터 아예 논외였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에피쿠로스는 '만일 미각에서 오는 쾌락이나 사랑의 쾌락 그리고 청각·시각을 통해 느끼는 쾌락을 제외한다면 선(善)이란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나는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에피쿠로스는 정신적 쾌락만을 추구했을까?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인문경영 작가&강사·경영학 박사
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행복에 대하여 (3) 2017.12.28 |
http://jndn.com/article.php?aid=1513235443249106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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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는 왜 정신적 쾌락만을 추구했을까? 그것은 바로 본인이 '나는 빵과 물만으로 생활할 때 몸에서 쾌락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사치스런 쾌락에 눈도 돌리지 않는 것은 쾌락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쾌락에 따르는 불편함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물질적 쾌락 또는 육체적 쾌락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비용/불편이라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었다.
물질적·육체적 쾌락의 문제
물질적 쾌락 또는 육체적 쾌락을 향유하는데 그와 똑같은 무게의 고통을 치러야한다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추가되는 순 쾌락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즉 하루 노동으로 10만원을 벌어 그 돈으로 10만원어치 등심을 사먹었는데 그 미각의 '쾌락' 크기가 10만원을 벌기 위한 노동의 '고통' 크기와 같아 서로 상쇄되고 만다면, '쾌락' - '고통' = '0'이 된다. 이렇게 되면 결코 현명한 쾌락 추구가 아니다. 이런 현명하지 못한 물질적·육체적 쾌락의 문제를 간파한 이는 에피쿠로스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바이블인 '국부론'을 저술한 아담 스미스(1723-1790)도 '사실 쾌락도 때로는 회피되어야 할 대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쾌락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그런 쾌락을 향유하면 다른 더욱 큰 쾌락을 포기해야 되기 때문이거나, 또는 그것을 향유하게 되면 그 쾌락을 갈구하는 정도보다 더 많이 회피하려는 대상인 고통에 우리 자신을 노출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고통 역시 때로는 바람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고통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그 고통을 감수함으로써 더 많은 고통을 회피할 수 있거나, 또는 훨씬 더 중요한 쾌락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세일·민경국 공역,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2010, 비봉출판사, 562-3면)라고 말해, '쾌락'(여기서의 쾌락은 물질적·육체적 쾌락에 한정된다. 정신적 쾌락은 해당되지 않는다)에는 언제나 '고통'이 함께함으로 무조건 '쾌락'을 추구하거나 무조건 '고통'을 회피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양의 에피쿠로스라 할 수 있는 양주(BC440?-BC360?)는 '물질을 가벼이 여기고 생명을 소중히 하라'(輕物重生)(박성규 옮김, 풍우란, 중국철학사 상, 2005, 까치, 217면)고 말했다. 물질을 가벼이 여기라고 말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물질에 너무 욕심을 내다보면 자연히 몸을 괴롭히게 되기 때문이었다.
양주가 생각한 여섯가지 쾌락
노장 사상에 영향을 미친 양주는 사람이 누리는 쾌락, 즉 욕망의 대상을 성(聲 좋은 소리)·색(色 좋은 색)·의(衣 좋은 옷)·향(香 좋은 냄새)·미(味 맛있는 음식)·실(室 좋은 집) 여섯 가지로 보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삶을 좋은 것에서 안좋은 순서로 네 가지로 구분했다. 전생全生, 휴생虧生, 미생未生 그리고 박생迫生 순이었다.
전생(全生)은 앞의 여섯 가지 욕망이 적절하게 충족된 삶이다. 휴생(虧生)은 일부만 충족되는 삶, 미생(未生)은 죽는 것, 그리고 박생(迫生)은 여섯 가지 쾌락 그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하는 삶을 의미했다(박성규 옮김, 풍우란, 중국철학사 상, 2005, 까치, 225면 참조).
박생을 미생보다 뒤에 둔 것은 성·색·의·향·미·실 여섯 가지 쾌락을 조금도 향유할 수 없는 삶이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의미이다. 사실 현실에서 사람이 성·색·의·향·미·실 여섯 가지 쾌락 중 어느 한 가지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미 생존할 수가 없다.
양주는 물질적·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매우 이성적으로 추구한다. 쾌락을 얻기 위한 수단인 물질 확보에 지나치게 힘쓰다보면 몸이 상하고 생명이 단축되어, 살아 있는 동안 즐길 수 있는 쾌락의 생애 총량은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양주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욕망을 자제하면서 여섯 가지 쾌락을 오랫동안 꾸준하게 즐길 수 있도록 사는 것이 양주가 생각한 가장 현명한 삶의 방식이었다.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 행복에 대하여 (4) 2018.01.04 |
http://jndn.com/article.php?aid=1513235443249106083 |
*****(2023.07.08.)
- 2023.07.08. DAUM 뉴스 실시간 국제 뉴스 https://news.daum.net/foreign/#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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