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담동과 신논현역, 홍대 와우산로가 가장 핫한 패션 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청담동은 명품거리로 더욱 주가를 올리고 있고, 신논현역은 아웃도어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홍대 와우산로는 소호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각자 고유의 색깔을 내며 국내 대표 패션 상권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세 지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봤다.
◆청담동, 신규 입성·리모델링 한창
대한민국 상위 1% 쇼핑 스트리트인 청담동 명품거리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분양가로 웬만한 기업이 입성하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신규 매장을 오픈하거나 대대적인 확장 리모델링을 하는 브랜드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SK네트웍스, 제일모직,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경쟁적으로 이곳을 선점하기 위해 땅 전쟁을 벌인 뒤 오히려 더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범접할 수 없는 고급 상권이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특수, 압구정 상권의 쇄락 등의 영향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 초 인수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는 ‘10코르소코모’ 인근에 매장을 마련, 현재 오픈을 위한 막바지 공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의 아메리칸 캐주얼의 대명사인 ‘아베크롬비 앤 피치’ 역시 한국 진출의 첫 매장으로 청담동을 낙점, 연내 1~2층 규모의 영업 면적 70평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역시 청담동 사거리 인근에만 빌딩 두 채를 사들여 연내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 남성 토털 브랜드 ‘에스티 듀퐁’ 역시 오는 6월 청담동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 명품 유아복 ‘깔루’가 지난 16일 청담동 도산대로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프리미엄 골프 웨어 편집숍 ‘이유골프’도 지난 2월 명품거리와 청담역 사이에 매장을 오픈했다.
기존 패션 브랜드 역시 새로운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찌’는 2010년 말 착공한 리모델링을 지난달 마무리하고 재오픈했으며, ‘페라가모’도 청담동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이달 중에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루이비통’도 확장 공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루이까또즈’는 지난 16일 건물 외관부터 전면 리뉴얼에 들어갔다.
◆신논현역, 아웃도어 상권으로 급부상
신논현역 일대가 아웃도어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논현역 개통 이후 유동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논현역에서 신논현역에 이르는 지역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밀집되고 있는 것.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스페이스’ 매장이 유일했지만 최근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한 신규 브랜드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특히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09년 ‘노스페이스’ 매장 옆에 컬처 스테이션 매장을 300평 규모로 오픈, 상권 활성화에 도화선 역할을 했다.
올해는 신규 브랜드들이 주축이 되어 매장 오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프앤에프의 내셔널 아웃도어 ‘더 도어’는 지난달 15일 이곳에 1호점을 오픈했다. 40평 규모의 이 매장은 기존 아웃도어와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자연친화적이며 감성적인 아웃도어 제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S네트웍스도 지난 5일 스웨덴 프리미엄 스포츠 아웃도어 ‘픽퍼포먼스’ 1호점이자 컨셉 스토어인 논현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40평 규모로 멀티 스포츠 활동을 위해 기능성을 강조한 아웃도어, 골프, 트레이닝 라인과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캐주얼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도 지난 20일 미국 스포츠 언더웨어 ‘언더아머’의 논현동 매장을 오픈했다.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언더아머’ 3호점은 1~2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60평에 달한다.
이밖에 ‘빈폴 아웃도어’는 ‘빈폴’ 종합관에 숍인숍으로 구성해 영업을 펼치고 있으며,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매장 오픈을 위해 자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논현역 일대에 젊은 층과 회사원들의 유동인구가 많아 아웃도어 업체들이 안테나 숍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장 개설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 와우산로, 소호거리로 탈바꿈
홍대 앞 와우산로가 서울의 새로운 소호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로수길과 달리 제도권 패션 업체의 진출에도 불구하고 소호몰과 인디 브랜드가 속속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LG패션의 여성복 ‘질 바이 질스튜어트’와 국내 대표적인 SPA 브랜드 ‘코데즈컴바인’를 비롯해 일본의 ‘유니클로’, 미국의 ‘아메리칸 어패럴’, 스페인의 ‘자라’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의 남성복 ‘커스텀멜로우’가 2층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숍을, 케이투코리아가 ‘K2’와 ‘아이더’ 복합관을 개설했다.
하지만 이곳 상권의 대표적인 특징은 인디 브랜드와 독립 소호몰, 도매스틱 편집매장이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1년 전부터 시작된 대형사의 의류 매장 개설에도 불구하고 소호몰과 국내 디자이너 중심의 편집매장이 어림잡아 30여개 정도 골목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소호몰들은 최근 들어 홍대역 인근 지역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오기 시작했다. 기존에도 의류 및 잡화판매점이 있었지만, 단순 도소매점에서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는 도매스틱 브랜드와 인디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형태로 진화한 것.
최근 오픈한 플랫폼의 편집숍 ‘플랫폼 플레이스’도 신진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세서리 브랜드로 구성했다. ‘비-지 파이브(Be-g five)’, ‘군(koon)’ 등 도매스틱 브랜드로 최근 이곳에 새롭게 매장을 개설했다. ‘녹스’, ‘1#’, ‘308’, 신진 디자이너 주얼리 숍 ‘케이슨켈리’ 등도 오픈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매장이다. 남성 도매스틱 브랜드 ‘노아이’도 2층 건물에 국내 및 일본 수입 브랜드를 구성했다.
플랫폼의 고현희 마케팅 팀장은 "와우산로 대로변으로 패션 브랜드의 대형매장이 늘어서 가로수길과 달리 오히려 골목상권에 인디 브랜드 매장에 활기를 띄고 있다"며 "트렌드에 앞서지만 철저히 지역의 문화적 감성을 담은 소호 브랜드는 이곳 상권의 젊은 층을 불러 모으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