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가(燕行歌-중국 청나라 기행 가사) - 홍순학(洪淳學, 1842∼1892) 바른♥국어
[핵심 정리]
*갈래: 가사[양반가사, 후기 가사, 기행 가사, 사행 가사(使行歌辭)] *연대: 1866(고종 3년)
*별칭: '병인 연행가(丙寅燕行歌)', 북원록(北轅錄)', '연행록(燕行錄)' *율격: 4․4조, 4음보격을 기조로 한 가사체
*성격: 사실적, 비판적, 묘사적, 서사적. 보고형식
*서술상 특징
ㆍ형식은 운문이나 내용은 관찰, 보고로서 산문에 가깝다. ㆍ견문 중심으로 기술되어 전체적으로 사고의 깊이가 떨어진다
ㆍ여정의 다양한 내용을 특색 있는 묘사, ㆍ적절한 비유, 대구의 묘 등을 살려 균형감있게 기술
ㆍ사실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독자에게 생동감을 준다.
ㆍ치밀한 관찰력으로 대상을 자세히 묘사하였고 사물에 대한 인식이 명쾌하게 제시
ㆍ대상에 대한 인식과 표현에서 중국의 고사 성어나 한시 구절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ㆍ해학과 익살에 의해 비판적으로 제시
*필자의 태도
ㆍ문화적 우월 의식과 오랑캐에 대한 경멸감. ㆍ선진 문물에 대한 부러움 및 경이감 ㆍ처음 보는 것들에 대한 신기함
*주제: 청나라 연경을 다녀온 견문과 여정
*의의: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와 더불어 기행 가사의 쌍벽을 이룸.
*출전: '연행가(丙寅燕行歌)' <필사본(筆寫本>, 심재완 교합본(沈載完 校合本)
*홍순학(洪淳學, 1842∼1892) 본관 남양(南陽). 자 덕오(德五). 철종 8년 (1857) 문과에 급제하여 정언 · 수찬관을 거쳐 1866년(고종 3) 주청사(奏請使)의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와서 장편의 기행가사(紀行歌辭) <연행가(燕行歌)>를 지었다.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의를 지내고 1884년 감리인천항(監理仁川港) 통상사무가 되고 이듬해 인천부사(仁川府使)를 겸임하였으며, 그 뒤 협판교섭(協辦交涉) 통상사무를 지냈다.
[이해와 감상] 총 3,924구로 된 장편 기행 가사로 고종 3년(1866)에 고종이 왕비를 맞이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중국에 사신을 보낸 진하사은겸주청사행(進賀謝恩兼奏請使行)에, 지은이 홍순학이 서장관(書狀官)으로 따라가서 북경에 갔다가 온 130여 일 간의 여정과 견문을 노래한 작품이다. 가사 작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장편인 까닭으로 노정이 자세하고 서술 내용이 풍부하며, 치밀한 관찰력으로 대상을 자세하고도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독자에게 생동감을 준다. 고사 성어나 한자의 사용을 억제하고 순 한글로 기록하여 서민 계층의 독자를 겨냥한 것은 조선 후기 가사의 한 특징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김인겸의 <일동장유가>와 더불어 조선 후기 기행 가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북경에 이르기까지의 도정과 북경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고 있고, 다시 돌아오는 노정을 따라 중국 풍물의 묘사가 이어진다. 압록강을 건너기까지는 고국의 산천과 거기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사실적이면서도 정감 있게 묘사하였으며, 도강 이후는 중국의 제반 풍물․세태․자연 풍치 등을 뛰어난 관찰력으로 그려 내었다.
[지문] 하오월(夏五月) 초이레의 / 도강(渡江-강을 건넘) 날짜 정하였네.
방물(감사나 수령이 임금께 바치던 그 고장의 산물, 여기서는 ‘청나라 황제에게 바치는 봉물’을 말함)을 점검하고
여행 장비를 수습하여 / 압록강변에 다다르니 / 송객정(送客亭)이 여기로다.
의주 부윤(義州府尹) 나와 앉고 / 다담상(茶啖床-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차린 상)을 차려 놓고,
삼 사신(使臣)을 전별(餞別-잔치를 베풀어 작별함)하는데 / 구슬프기도 그지없다.
한 잔 한 잔 또 한 잔으로 / 서로 앉아 권고하고,
상사별곡(相思別曲-조선의 12가사 중 하나로 남녀 간의 그리움을 노래한 것) 한 곡조를 / 차마 듣기 어려워라.
장계(狀啓-감사나 출장 관원이 임금에게 보고하는 글)를 봉한 후에 / 떨뜨리고 일어나서,
거국지회(去國之懷-나라를 떠나는 감회) 그지없어(한이 없어) / 억제하기 어려운 중
홍상(紅裳-여인의 붉은 치마, 아름다운 여인을 비유함)의 꽃다운 눈물이 / 마음의 회포(고국을 떠나는 슬픔과 안타까움)를 돕는도다.
▷송객정에서의 전별 잔치(왕명을 받아 떠나는 관원의 자부심과 이별의 감회)
육인교(六人轎-여섯 사람이 메는 가마)를 물려 놓으니
장독교(帳獨轎-뒤는 벽처럼 되고, 양 옆은 창이며, 뚜껑은 지붕처럼 된 가마)를 대령하고,
가마 앞 통인(通引-벼슬아치의 행차 때 앞을 인도하는 하인)이 하직하니 / 해 가리는 일산과 말고삐만 있고,
공형(公兄-‘삼공형’의 준말. 호장, 이방, 수형리를 말함)과 급창(及唱-관아에서 부리던 사내 종)이 물러서니
마두(馬頭-역마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벼슬아치)와 서자(書者-각 역에서 일하던 벼슬아치)뿐이로다.
한 조각 자그마한 배를 저어 / 점점 멀리 떠서 가니,
푸른 봉우리(감정이입-여행의 설렘, 기대)는 첩첩하여 / 나를 보고 즐기는 듯,
흰구름은 요요하고(멀리 아득하고) / 광색(햇살의 빛깔, 감정이입-여행의 걱정, 불안)이 참담하다.
비치(비교하지) 못할 이내 마음(2중 감정-여행의 설렘과 걱정) / 오늘이 무슨 날인고.
출세한 지(세상에 난 지) 이십오 년 / 시하에(부모님을 모시고) 자라나서
평소에 이측하여(부모님 곁을 떨어져) / 오래 떠나 본 일이 없다.
반 년이나 어찌할꼬, / 이위정(부모님 곁을 떠나는 정)이 어려우며
경기도 지방 백 리 밖에 / 먼 길 다녀 본 적 없다.
허약하고 약한 기질에 / 만 리 행역(여행의 괴로움) 걱정일세.
▷압록강 건너기(행역 걱정을 많이 함)
한 줄기 압록강이 / 양국(중국과 우리나라)의 경계를 나누었으니,
돌아보고 돌아보니 / 우리나라 다시 보자.(조국을 떠나는 안타까움)
구연성(九連城-만주 압록강 연안에 있는 옛 성)에 다다라서 / 한 고개를 넘어서니
아까 보던 통군정(統軍亭-평안 복도 의주군 압록강변에 있는 정자 이름)이
그림자도 아니 보이고, / 조금 보이던 백마산(白馬山)이 / 봉우리도 아니 보인다.
백여 리의 사람 없는 곳에 / 인적이 고요하다.
위험한 만첩의 산중 / 빽빽이 우거진 나무들이며
적막한 새소리(감정이입)는 / 곳곳에 구슬프고,
한가한 들의 꽃은 / 누구를 위해 피었느냐?
아깝도다, 이러한 꽃 / 두 나라의 버린 땅에
인가(人家)도 아니 살고 / 논밭도 없다고 하되,
곳곳이 깊은 골에 / 닭소리 개 소리 들리는 듯. / 끝없이 넓고 험한 산의 형세
호랑이와 표범의 해가 겁이 난다.(그만큼 산이 크고 험하다는 뜻)
▷만주에서의 적막한 모습 묘사
밥 짓는 데서 상을 차려 / 점심을 가져오니,
맨 땅에 내려앉아 / 중화(점심)을 먹어 보자. / 아까까지 귀튼(귀하던) 몸이
어이하여 졸지에(갑자기) 천해져서,(맨 땅에서 밥을 먹게 되었음을 뜻함)
일등 명창이 오락가락하던 / 수청 기생은 어디 가고,
가득한 맛난 음식과 좋은 반찬 / 딸린 반찬도 없으나마,
건양청(乾糧廳-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이 먹을 양식을 관장하는 부서)에서 준 밥 한 그릇
이렇듯이 달게 먹으니, / 가엾게 되었으나 / 어찌 아니 우스우랴
▷초라한 점심
금석산(金石山-만주 구연성 북쪽에 있는 산) 지나가니
온정평(溫井坪-만주 구련성 북쪽에 있는 온천지대)이 여기로다.(여정)
날의 형세가 황혼이 되니 / 한데서 잘 잠자리를 정하자.
삼 사신(세 명의 사신) 자는 데는 / 군사들 쓰는 장막을 높이 치고,
삿자리를(갈대로 엮어서 만든 자리) 둘러막아 / 가방(임시로 꾸민 방)처럼 하였으되,
역관(譯官-통역을 맡은 관리)이며 비장(裨將-조선조 지방 장관이나 사신을 수행하는 관원의 하나) 방장(관아의 육방의 분장)
불쌍하여 못 보겠다.(동정심과 연민, 미안함)
사면에서 외풍이 들이부니 / 밤 지내기 어렵도다.
군막이라고 말은 하되 / 무명 한 겹으로 가렸으니,(수행원들의 열악한 군막)
오히려 이번 길은 / 오뉴월 더운 때라, / 하룻밤 지내기가 / 과히 아니 어려우나,
동지섣달(음력 11월과 12월-한겨울) 긴긴 밤에 / 바람과 눈이 들이칠 때
그 고생이 어떠하랴,(지금은 그래도 겨울 사신 행차보다는 낫다는 말)
참혹들 하다고 하대.(인용) / 곳곳에 피운 화톳불은(모아 놓은 장작 등에 놓은 불)
하인들이 둘러앉고, / 밤새도록 나발 소리를 냄은 / 짐승 올까 염려해서이라.
▷온정평에서의 노숙
밝기를 기다려서 / 목책의(죽 벌려 박아서 만든 울의 긴 말뚝) 문으로 향해 가니,
나무로 울타리를 하고 / 문 하나를 열어 놓고,
봉황성(鳳凰城)의 장(우두머리)이 나와 앉아 / 인마(사람과 말)를 점검하며,
차례로 들어오니 / 범문신책(묻고 경계함)이 엄절(엄숙하고 철저)하다.
녹창(녹색 창) 주호(붉은 문)의 여염들(일반 백성들의 집)은 / 오색이 영롱하고,(시각)
화사 채란(화려한 집과 채색한 난간) 시정(도시의 거리)은 / 만물이 번화하다.
[문제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집집마다 호인(만주 사람)들은 / 길에 나와 구경하니,
옷차림이 괴려하여(이상하여, 괴상하여) / 처음 보기에 놀랍도다.(화자의 첫인상-놀라움, 이상함)
머리는 앞을 깎아 / 뒤만 땋아 늘어뜨려(호인들의 변발을 말함)
당사실로(중국에서 나는 비단실) 댕기를 드리고
마래기(중국 청나라 때 관리들이 쓰던 모자)라는 모자를 눌러 쓰며,
일 년 삼백육십 일에 / 양치질 한 번 아니하여
이빨은 황금빛이요 / 손톱은 다섯 치라.(더러운 호인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
검은빛의 저고리는 / 깃(칼라)이 없이 지었으되, / 옷고름은 아니 달고
단추 달아 입었으며,(실학자의 시선-기술, 문물에 대해선 실용적 관점으로 보고 있음)
검푸른 바지와 검은 남빛 속옷 / 허리띠로 눌러 매고,
두 다리에 행전(바지나 고의를 입을 때 정강이에 꿰어 무릎 아래에 매는 물건) 모양
타오구라 이름 하여, / 발목에서 오금까지 / 가뜬하게 들이끼우고
깃 없는 푸른 두루마기 / 단추가 여럿이며,
좁은 소매(실용적 관점, 편리함)가 손등을 덮어 / 손이 겨우 드나들고,
두루마기 위에 덧저고리 입고 / 무릎 위에는 슬갑(膝甲-추위를 막기 위해 무릎까지 내려오게 입는 옷, 겉옷, 코트)이라.
곰방대와 옥 물뿌리 / 담배 넣는 주머니에
부시(부싯돌을 쳐서 불이 일어나게 하는 쇳조각)까지 껴서 들고 / 뒷짐을 지는 것이 버릇이라.
사람마다 그 모양이 / 천만 사람이 한 모습이라.(천편일률(千篇一律))
빠대인(소국 사람, 조선인) 온다 하고 / 저희끼리 지저귀며,(호인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
무엇이라 인사하나 / 한 마디로 모르겠다.(화자는 사신임에도 불구하고 청나라 말을 한 마디도 모름, 외국말은 역관(중인)들이 배우는 잡기술에 불과했음)
▷봉황성 호인들의 모습(의복, 담배, 언어 풍속)
계집년들 볼 만하다. / 그 모양은 어떻더냐.
머리만 치거슬러(아래에서 위로 치켜 올려) / 가르마는 아니 타고,
뒤통수에 모아다가 / 맵시 있게 수식(여자의 머리에 꽂는 장식품)하고,
오색으로 만든 꽃은 / 사면으로 꽂았으며,
도화색 분으로 단장하여 / 반쯤 취한 모양같이
불그스레 고운 태도 / 눈썹 치장을 하였고,
귀밑머리 고이 끼고 / 붓으로 그렸으니,
입술 아래 연지빛은 / 붉은 입술 분명하고
귓방울 뚫은 구멍 / 귀고리를 달았으며,
의복을 볼작시면 / 사나이 제도로되,(여자들도 바지를 입었다는 뜻)
다홍빛 바지에다 / 푸른빛 저고리요,
연두색 두루마기 / 발등까지 길게 지어,
목도리며 소매 끝동(옷소매 끝에 이어서 다는 헝겊) / 꽃무늬로 수를 놓고,
품 너르고 소매 넓어 / 풍신(옷의 품이 넉넉함) 좋게 떨쳐입고,
옥 같은 손의 금반지는 / 외짝만(한 짝만으로 된 것) 넓적하고,
손목에 낀 옥고리는 / 굵게 사려(동그랗게 여러 겹으로 포개어 감아) 둥글구나.
손톱을 길게 하여 / 한 치(약 3㎝)만큼 길렀으며,
발 맵시를 볼작시면 / 수놓은 당혜(唐鞋-가죽 신)를 신었으며,
[A]【청나라 여자(만주족-우리가 오랑캐라 멸시함)는 발이 커서 / 남자의 발 같으나,
한족(漢族)의 여자는 발이 작아 / 두 치쯤(약 6㎝-발이 이렇게 작은 것은 전족의 풍속임) 되는 것을
비단으로 꼭 동이고(전족의 풍속-발이 자라지 못하게 함) / 신 뒤축에 굽을 달아,
위뚝비뚝(뒤뚱뒤뚱-의태어, 생동감, 현장감) 가는 모양 / 넘어질까 위태롭다.
그렇다고 웃지(비웃지) 마라. / 명나라(조선이 섬긴 나라-한족의 나라임)가 끼친 제도
저 계집의 발 한 가지(전족의 풍속) / 지금까지 볼 것 있다.】
▷봉황성 여인들의 모습(세밀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남)
아이들도 나와 구경하느라 / 주릉주릉(옹기종기-의태어, 생동감, 현장감) 몰려섰다.
이삼 세 먹은 아이 / 어른 년이 추켜 안고,
오륙 세 되는 것은 / 앞뒤로 이끈다.
머리는 다 깎아다 / 좌우로 한 줌씩
뾰족하니 땋았으되 / 붉은 당사(명주실, 비단실)로 댕기를 드려
복주감투(중이나 늙은이들이 추위를 막기 위하여 쓰는 모자의 일종) 마래기 모자에
채색 비단 수를 놓아, / 검은 공단(貢緞-두껍고 무늬가 없는 비단) 선을 둘러
붉은 단추로 꼭지하고, / 바지며 저고리도 / 오색으로 무늬를 놓고,
옷소매 아래 배라기(배래기-한복에서 옷소매 아래쪽의 둥그런 부분)라는 것은
보자기에 끈을 달아 / 모가지에 걸었으니 / 배꼽 가린 꼴이로구나.
십여 세 처녀들은 / 대문 밖에 나와 섰네.
머리는 아니 깎고 / 한 편 옆에 모아다가
쪽지는 머리 모양처럼 / 접첨접첨(여러 번 접어서 포갠 모양, 의태어) 잡아매고,
꽃가지를 꽂았으니 / 풍속이 그러하다. / 호호 백발 늙은 년도(호인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
머리마다 조화(造花-비단 조각을 오려 만든 꽃)로다.
▷봉황성 아이들의 모습과 늙은 노인의 모습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 담배들을 즐기는구나.
팔구 세 이하라도 / 곰방대(짧은 담뱃대)를 물었으며,(호인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
▷봉황성 호인들의 흡연 풍속
하처(묵을 곳)라고 찾아가니 / 집 제도가 우습도다.(호인들의 문화에 대한 멸시의 시선)
오량각 이 간 반(보를 다섯 줄로 놓아 두 간통이 되게 지은 집)에 / 벽돌을 곱게 깔고,
반 칸식 캉(중국식 온돌방)이라는 걸 지어 / 좌우로 대캉하니,(두 개의 캉이 마주함)
캉의 모양이 어떻더냐, / 캉의 제도를 못 보았거든
우리나라 부뚜막이 / 그와 거의 흡사하여
그 밑에 구들 놓아 / 불을 땔 수 있게 마련하고
그 위에 자리 펴고 / 밤이면 누워 자며,
낮이면 손님 접대 / 걸터앉기에 매우 좋고,
기름칠을 한 완자창(‘卍’자 모양의 살이 있는 창) 과 / 회를 바른 벽돌담은
미천(微賤)한 오랑캐들도 / 집치레가 지나치구나.(호인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
▷봉황성 호인들의 주택 문화
1. 윗글을 읽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닌 것은?
① ‘호인’들의 집치장은 어떠한가? ② ‘호인’들의 놀이 문화는 어떠한가?
③ ‘호인’들의 가옥 구조는 어떠한가? ④ ‘호인’들의 위생 관념은 어떠한가?
⑤ ‘호인’들의 머리 모양과 옷차림은 어떠한가?
2. <보기>와 관련지어 [A] 부분을 평가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송대 이후 천여 년 간 한족(漢族) 여인에게 있어 ‘전족’은 백해무익한 형벌이었다. 멀쩡한 근육과 뼈를 오그라뜨려 세 치의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여인들은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전족을 한 여인들은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잔병이 생겼고, 자기 비하와 같은 심리적 문제도 겪었다. 전족은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회 발전에도 저해가 되는 악습이었던 것이다.
① 전족 문화를 통해 ‘명나라’의 앞날을 날카롭게 예측하고 있군.
② 전족 문화를 따르는 ‘당여’의 모습을 희화화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군.
③ 여인의 발 크기를 중심으로 ‘청여’와 ‘당여’의 삶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군.
④ ‘당여’의 전족을 보고 중국 문화를 추종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군.
⑤ ‘당여’의 전족이 가진 부정적 측면을 간과하고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군.
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만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보기> ㉮ 대상을 관찰한 내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 실용적인 기술이나 도구를 배울 것을 강조하고 있다.
㉰ 낯선 문물에 대한 글쓴이의 주관적 견해가 나타나 있다.
㉱ 다른 문화를 폭넓게 수용하려는 글쓴이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정답> 1② 2⑤ 3②-[오답체크] ㉯ 실용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나와 있지만 배울 것을 강조하진 않았다.
때도 없이 먹는 밥은 / 기장(수수와 비슷한 곡식), 좁쌀, 수수쌀을
녹난하게(무르익게, 낟알이 풀어지도록 푹 삶는 것을 말함) 삶아 내어 / 냉수에 채워 두고,
끈끈한 기운 다 빠져서 / 아무 맛도 없는 것을,(호인들의 문화에 대한 멸시의 시선)
남녀노소 식구대로 / 부모 형제 처자 권속
한 상에 둘러앉아 / 한 그릇씩 밥을 떠서
젓가락으로 긁어 먹고, / 부족하면 더 떠 온다.
반찬이라 하는 것은 / 돼지기름 날파 나물,
큰 독의 담근 장은 / 소금물에 메주 넣고,
날마다 가끔가끔 / 막대로 휘저으니,
죽 같은 된장물을 / 장이라고 떠나 먹데.(호인들의 문화에 대한 멸시의 시선)
▷봉황성 호인들의 식생활 풍속
오랑캐의 풍속들이 / 가축치기 숭상하여,
잘 닫는 좋은 말들이며 / 범 같은 큰 노새를(암말과 수나귀 사이에 이루어진 잡종)
굴레도 씌우지 않고 / 재갈도(말의 입에 가로 불리는 쇠로된 물건) 물리지 않아
백여 필씩 앞세우고 / 한 사람이 몰아가되,(능숙하게 가축을 다루는 호인들)
구유에 들어서서 / 달래는 것 못 보겠고,
양이며 돼지를 / 수백 마리 떼를 지어
조그마한 아이놈이 / 한둘이 몰아가되,(능숙하게 가축을 다루는 호인들)
대가리를 한데 모아 / 헤어지지 아니하고,
집채 같은 황소라도 / 코 안 뚫고 잘 부르며,
조그마한 당나귀도 / 맷돌질을 능히 하고,
댓닭, 장닭, 오리, 거위,/ 개, 고양이까지 기르며,
발바리라 하는 개는 / 계집년들 품고 자네.(호인들의 문화에 대한 멸시의 시선)
심지어 초롱 속에 / 온갖 새를 넣었으니,
앵무새며 백설조(百舌鳥)는/ 사람의 말 능히 한다.(놀라움)
▷호인들의 가축 기르기
어린아이 기르는 법은 / 풍속이 괴상하다.
행담(行擔-길 가는 데 가지고 다니는 작은 상자)에 줄을 매어 / 그네 매듯 추켜 달고,
우는 아이 젖을 먹여서 / 강보(襁褓-포대기)에 뭉뚱그려
행담 속에 뉘어 주고 / 줄을 잡아 흔들며는
아무 소리 아니 하고 / 보채는 일 없다 하대.(실용적 관점, 편리함)
▷호인들의 아이 기르는 풍속
농사하기, 길쌈하기, / 부지런히 일을 한다.
집집이 대문 앞에 / 쌓은 거름 태산 같고,(매우 부지런함)
논은 없고 밭만 있어 / 온갖 곡식 다 심는다.
나귀말에 쟁기를 메어 / 소 없어도 능히 갈며,
호미자루 길게 하여 / 김매기 서서 한다.(실용적 관점, 편리함)
▷호인들의 농사 풍속
씨아질(씨아로 목화의 씨를 빼는 일)과 물레질(솔을 자아 실을 만드는 일)과
실꾸리(둥글게 감아 놓은 실) 감는 계집이라.
도투마리(베를 짤 때 날을 감아 베틀 위에 얹어 두는 틀) 날(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을 맬 때
풀칠 않고 잘들 하며, / 베틀이라 하는 것은 / 가뿐하고 재치 있다.
쇠꼬리가(베틀신의 끈) 없더라도 / 잉아(베틀의 날실을 끌어올리도록 맨 굵은 줄) 사용 어렵잖고,
북을(날실 사이를 드나들며 씨실을 보내는 기구) 집어 던지며는
바디질은(베틀에서 날을 꿰어 베의 날을 고르고 북의 통로를 만들어 주는 일을 맡은 기구) 절로 한다.
▷여인들의 베짜기 풍습
[문제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금셕산 지나가니 온졍평이 여긔로다 / 일셰가 황혼하니 한돈하며 슉소하자
삼 사신 자는 데는 군막을 놉피 치고 / 삿자리를 둘어 막아 가방쳐럼 하여스되
역관이며 비장 방장 불상하여 못 보갯다 / 사면 외풍 드러부니 밤 지내기 어렵도다
군막이라 명식하미 무명 한 겹 가려스니 / 오히려 이번 길은 오뉵월 염천이라
하로 밤 경과하기 과이 아니 어려오나 / 동지셧달 긴긴 밤의 풍셜이 드리칠 졔
그 고생 읏더하랴 참혹들 하다 하데】
쳐쳐의 화토불은 하인 등이 둘너안고 / 밤 새도록 나발 소리 즘생 올가 념예로다
발끼을 기다려서 책문으로 향해 가니 / 목책으로 울을 하고 문 하나을 여러 놋코
봉황셩장 나와 안져 이마을 졈검하며 / ㉠차례로 드러오니 범문신칙 엄졀하다
녹창 쥬호 여염들은 오색이 영농하고 / ㉡화사 채란 시졍들은 만물이 번화하다
[B]【집집이 호인들은 길의 나와 구경하니 / 의복기 괴려하여 쳐음 보기 놀납도다】
머리는 압흘 깍가 뒤만 따하 느리쳐셔 / 당사실노 당긔하고 말액이을 눌너 쓰며
일 년 삼백육십 일에 양치 한 번 아니하여 / 이빨은 황금이오 손톱은 다섯 치라
거문빗 져구리는 깃 업시 지어쓰되 / 옷고름은 아니 달고 단초 다라 입어 쓰며
아쳥 바지 반물 속것 허리띠로 눌너 매고 / 두 다리의 행젼 모양 타오구라 일홈 하여
회목의셔 오금까지 회매하게 드리 끼고 / 깃 업슨 쳥두루막기 단초가 여러히요
좁은 소매 손등 덥허 손이 겨오 드나들고 / 두루막 위에 배자이며 무릅 우에 슬갑이라
곰방대 옥 물뿌리 담배 너는 쥬머니의 / 부시까지 껴셔 들고 뒤짐지기 버릇치라
㉢사람마다 그 모양니 쳔만 인이 한빗치라
[C]【빠대인 온다 하고 져의기리 지져귀며 / 무어시라 인사하나 한 마디도 모르겟다】 < 중략 >
쳥여는 발이 커셔 남자의 발 갓트나 / 당여는 발이 작아 두 치짐 되는 거슬
비단으로 꼭 동히고 신 뒤츅의 굽을 달아 / 위둑비둑 가는 모양 너머질가 위태하다
그러타고 웃지마라 명나라 끼친 졔도 / ㉣져 계집의 발 한가지 지금까지 볼 것 잇다
[D]【아희들도 나와 구경 쥬룽쥬룽 몰녀 셧다 / 이삼 셰 먹은 아해 어룬년이 츄여 안고
오뉵 셰 되는 거슨 압뒤로 잇그은다】
㉤머리는 다 깍가다 좌우로 한 모슴식 / 빠조하니 따하스되 불근 당사 당긔하여
복쥬감토 말액이의 채색 비단 술을 노하 / 거문 공단 션을 둘너 불근 단초 꼭지 하고
바지며 져구리도 오색으로 문을 노코 / 배라기라 하는 거슨 보자기의 끈을 달아
목아지의 걸어시니 배곱 가린 계로구나
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상의 외양을 과장하여 제시하고 있다. ②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③ 대구법을 사용하여 운율감을 형성하고 있다. ④ 이국적인 소재를 나열하며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⑤ 대화의 형식을 활용하여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2. <보기>를 참고하여 [A]를 감상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사행 가사(使行歌辭)는 조선 후기의 지식인들이 사신 행차의 일행으로 외국을 여행하면서 사행 중에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창작한 가사를 말한다. 사행 가사의 작가들은 여정과 풍경, 외국의 문물과 풍속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묘사하는데, 이때 객관적인 사실과 주관적인 느낌이나 평가 등을 적절하게 섞어 전달하고 있다. 작가인 홍순학은 1866년 왕비 책봉을 청나라에 주청하기 위한 사신 일행의 서장관(書狀官)으로 연경(燕京)에 다녀왔는데, 이와 관련한 130여 일 동안의 여정과 견문을 그린 작품이 「연행가」이다.
① 사행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여정을 나타내고 있군. ② 사행에 임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밝히고 있군.
③ 사행 중임을 알 수 있는 사신 일행의 직책들이 언급되어 있군. ④ 아랫사람들의 고생에 대한 화자의 주관적인 느낌이 드러나 있군.
⑤ 군막의 두께를 제시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의 전달로 볼 수 있겠군.
3. [B]~[D]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로 적절한 것은?
① 호인들은 화자 일행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② 화자와 호인들은 서로에게 관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③ 화자는 호인들의 행동을 이해하며 호감을 보이고 있다. ④ 호인들은 사신 일행 중 화자에게만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⑤ 화자는 호인 남자들은 존중하고 호인 여자들은 멸시하고 있다.
4. <보기>의 ㉮, ㉯와 연결할 수 있는 것을 윗글의 ㉠~㉤ 중에서 골라 바르게 묶은 것은?
<보기> 「연행가」에 나타나는 작가의 시선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성리학적 명분론의 입장에서 한족(漢族)의 전통을 진정한 가치로 인정하는 것이며, ㉯둘째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에서 청나라의 경제적 풍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 ㉯ ㉮ ㉯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정답> 1⑤-이 글에 대화의 형식은 나타나지 않으며, 극적 긴장감이 뚜렷하게 조성되지도 않는다. 2②-[A]는 ‘온졍평’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겪는 상황에 대한 감상을 드러내는 부분으로, 사행에 임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은 나타나지 않는다.
3②-[B]의 ‘집집이 호인들은 길의 나와 구경하니’, [C]의 ‘빠대인 온다 하고 져의기리 지져귀며’ [D]의 ‘아희들도 나와 구경 쥬룽쥬룽 몰녀 셧다’로 볼 때, 화자가 거리에 구경 나온 호인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호인들도 조선 사신 일행을 구경하며 관찰하는 것이다.
4④-㉣은 명나라의 전족 제도를 칭찬한 것으로, 한족의 전통을 진정한 가치로 인정하는 시선과 연결할 수 있다. ㉡은 봉황성 안의 시가지가 화려하고 물자가 풍족함을 나타낸 것으로, 청나라의 경제적 풍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과 연결할 수 있다.
㉠은 성안으로 들어오는 절차가 까다로움을, ㉢은 호인들의 차림새가 거의 비슷함을, ㉤은 머리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문제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장풍에 돛을 달아 육션이 함께 떠나, ㉠삼현과 군악 소리 산해를 진동하니, 물 속의 어룡들이 응당이 놀라도다. 해구를 얼핏 나서 오륙도 뒤지우고, 고국을 돌아보니 야색이 창망하야 아모 것도 아니 뵈고, 연해 변진 각 포의 불빛 두어 점이 구름 밖에 뵐 만하니. ㉡배방의 누워 있어 내 신세를 생각하니, 가뜩이나 심란한데 대풍이 일어나니, 태산 같은 셩낸 물결 천지의 자욱하니, 크나큰 만곡주가 나뭇잎 떠 있듯이 하늘에 올랐다가 땅 밑으로 떨어지니, 열두 발 쌍돗대는 나뭇가지처럼 굽어 있고, 쉰두 폭 짚으로 만든 닻은 반달처럼 배불렀네. 굵은 우레 잔 벼락은 등 아래서 진동하고, 성낸 고래 동한 용은 물속에서 희롱하네. ㉢방 속의 요강 타구 자빠지고 엎어지고, 상하 좌우 배방 널은 잎잎히 우는구나. 이윽고 해 돋거늘 장관을 하여 보세. 일어나 배문 열고 문설주 잡고 서서, 사면을 바라보니 어와 장할시고, 인생 천지간에 이런 구경 또 어디 있을꼬. 구만 리 우주 속에 큰 물결뿐이로세. 등 뒤로 돌아보니 동래 산이 눈썹 같고, 동남을 돌아보니 바다가 가이 없네. 위아래 푸른빛이 하늘 밖에 닿아 있다. < 중략 >
굿 보는 왜인들이 앉아 굽어본다. 그 중에 사나이들은 머리를 깎았으되, 꼭뒤*만 조금 남겨 고추상투 하였으며, 발 벗고 바지 벗고 칼 하나씩 차 있으며 왜녀의 치장들은 머리를 아니 깎고 밀기름 담뿍 발라 뒤로 잡아매어, 족두리 모양으로 둥글게 꾸며 있고, ㉣그 끝은 뒤로 틀어 비녀를 질러시며, 무론 노소귀천하고 얼레빗을 꽂았구나. < 중략 >
사면을 도라보니 천지가 아득하고, 일행들은 간 데 업고 등불은 꺼졌으니, 지척은 불분하고 망망한 대야 중에 말 못하는 왜놈들만 의지하고 앉았으니, 오늘밤 이 경상은 고단코 위태하다. 교군이 달아나면 낭패가 오죽할까. 그놈들의 옷을 잡아 흔들어 뜻을 뵈고, ⓐ가마 속에 있던 음식 갖가지로 내어 주니, 지저귀며 먹은 후에 그제야 가마 메고, 촌촌 젼진하여 곳곳이 이러하니, 만일 음식 없었더면 필연코 도주할세. 삼경냥은 겨우하여 대원셩(대원성)을 들어가니, 두통하고 구토하야 밤새도록 대통하다.
십육일 우장 입고 강호로 들어갈세, 왼편은 여염이오, 오른편은 대해로다. 피산대해하야 옥야천리* 생겼는데, ㉤누대제택 사치함과 인물 남녀 번성하다. 성첩*이 정장한 것과 고량주즙 기특한 것, 대판셩(대판성) 서경도곤 삼 배나 더하구나. - 김인겸, '일동장유가'
[나] 일엽소선 배를 져어 졈졈 멀리 떠서 가니 푸른 봉은 첩첩하여 날 보고 즐기는 듯, 백운은 요요하고* 광색이 참담하다. 비치 못할 이 내 마음 오늘이 무슨 날고. 출세한 지 이십오 년 부모 시하 자라나서 평일에 이측하여 오래 떠나 본 일 없다. 반 년이나 어찌할꼬, 이위정이 어려우며, 경기 지경 밖에 먼 길 다녀 본 일 업다. 허박하고 약한 기질 만 리 행역 걱정일세. 한 줄기 압록강이 양국지경 나눴으니, 돌아보고 돌아보니 우리나라 다시 보자. < 중략 >
주방으로 상을 차려 점심을 가져오니 맨땅에 내려앉아 중화를 먹어 보자. 아까까지 귀턴 몸이 어이 졸지 천해져서 일등 명창 진지거리 수청 기생 어디 가고 만반 진수 좋은 반찬 겻반도 없으나마 건양청 밥 한 그릇 이렇듯이 감식하니 가엾게 되었으나 어찌 아니 우스우랴. 금석산 지나가니 온정평이 여기로다. 일세가 황혼 되니 한둔하며 숙소하자. 삼 사신 자는 데는 군막을 높이 치고, 삿자리를 둘러막아 가방처럼 하였으되, 역관이며 비장 방장 불쌍하여 못 보겠다. 사면 외풍 들이부니 밤 지내기 어렵도다. 군막이라 말은 하되 무명 한 겹 가렸으니, 오히려 이번 길은 오뉴월 염천이라. 하루 밤 경과하기 과히 아니 어려우나, 동지섣달 긴긴 밤에 풍설이 드리칠 제 그 고생이 어떠하랴. 참혹들 하다 하네. 처처의 화톳불은 하인들이 둘러앉고, 밤새도록 나발 소리 짐승 올까 염려로라. 밝기를 기다려서 책문으로 향해 가니, 나무로 울타리 하고 문 하나 열어 놓고, 봉황성장이 나와 앉아 사람 말 점검하며, 차례로 들어오니 범문신칙 엄절하다. 녹창 주호 여염집은 오색이 영롱하고, 화사 채란 시정들은 만물이 번화하다. 집집이 호인들은 길에 나와 구경하니, 의복이 괴이하여 처음 보기 놀랍도다. 머리는 앞을 깎아 뒤만 땋아 늘어뜨려 당사실로 댕기 하고 마래기*를 눌러쓰며, ⓑ일 년 삼백육십 일에 양치 한 번 아니하여 이빨은 황금이요 손톱은 다섯 치라. < 중략 >
계집년들 볼만하다 그 모양은 어떻더냐? 머리만 치켜 올려 가르마는 아니 타고 뒤통수에 모아다가 맵시 있게 꾸미고 오색으로 만든 꽃을 사면에 꽂았으며 도화분 단장하여 반취한 모양같이 불그레 고운 눈썹 붓으로 그렸으니 입술 아래 연지빛은 단순이 분명하고 귓방울 뚫은 구멍 귀고리를 달았으며 의복을 볼작시면 사나이 제도로되 다홍빛 바지에다 푸른빛 저고리요 연두색 두루마기 발등까지 길게 지어 목도리며 소매 끝등 화문으로 수를 놓고 품 너르고 소매 넓어 풍신 좋게 떨쳐 입고 옥수의 금지환은 외짝만 넓적하고 손목의 옥고리는 굵게 사려 둥글구나. - 홍순학, '연행가'
*꼭뒤 : 뒤통수의 한복판 *옥야천리 : 끝없이 넓게 펼쳐진 기름진 들
*성첩 : 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성 위에 덧쌓은 낮은 담
*요요하고 : 멀고도 아득하고 *마래기 : 중국 청나라 관리들이 쓰던, 둘레가 넓고 운두가 낮은 모자
1. [가]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는 대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 서술하고 있는 반면에, [나]는 어려운 한자어나 한문 투의 표현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② [가]의 화자는 '왜인'에 대해, [나]의 화자는 '호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③ [가]와 [나] 모두 여정, 견문, 감상이 나타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 기행 가사로 볼 수 있다.
④ [가]와 [나]의 화자 모두 타국인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묘사의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⑤ [가]와 [나]의 화자 모두 배를 탔던 경험을 서술하고 있는데, [가]에는 힘들었던 내용이 나와 있지만, [나]에는 나와 있지 않다.
2. [가]의 시상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화자의 심리 변화를 순서대로 바르게 정리한 것은?
<보기> 바다의 폭풍 → 풍랑 후의 광경 → 왜인들과의 만남 → 일본(강호)의 문명 시찰
① 서글픔 → 적막함 → 놀라움 → 황홀함
② 막막함 → 서러움 → 고달픔 → 부러움
③ 고달픔 → 황홀함 → 신기함 → 놀라움
④ 허전함 → 놀라움 → 신기함 → 부러움
⑤ 괴로움 → 황홀함 → 애잔함 → 괴로움
3. ㉠~㉤ 중, (보기)의 밑줄 친 부분과 관련이 깊은 것은?'
(보기) 진주관 죽서루 오십천 내린 물이 /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 차라리 한강의 목멱에 대고 싶구나. / 왕정이 유한하고 풍경이 싫지 않으니 / 유회도 많기도 많구나 객수도 둘 데 없다. / 선사를 띄워 내어 두우로 향할까 / 선인을 찾으려 단혈에 머물까. - 정철, '관동별곡'
① ㉠ ② ㉡ ③ ㉢ ④ ㉣ ⑤ ㉤
4. (보기)의 관점에서 ⓐ와 ⓑ에 드러나는 작가들의 태도와 관련하여 공통적으로 충고할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다른 나라나 민족의 문화를 이해할 때에는 상대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모든 문화는 그 나름의 고유하고 특수한 상황과 맥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개고기 식용 문화에 대해 미개하고 야만적인 풍습이라고 비난했던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는 자문화 중심주의 또는 문화 절대주의적 관점을 취했기 때문에 우리 문화에 대한 몰이해를 낳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① 일본이나 청나라에 대한 열린 마음과 객관적 시각으로 그들의 문화를 바라본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② 여행의 목적은 뭐니뭐니 해도 낯선 문화나 이국적 풍광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므로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③ 낯선 타국으로 떠나는 기나긴 동안의 여행이기는 하지만, 사적인 기분과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공적 사행의 임무에만 충실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④ 일본과 청나라의 문화 요소 가운데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이로움을 주는 것은 받아들이고, 부작용이나 폐해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은 걸러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⑤ 일본과 청나라는 이미 외국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여 이를 부국강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그들의 발달된 문물제도를 겸허하게 배우고자 하는 자세부터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답> 1①-[가]와 [나]는 모두 한자어 표현을 즐겨 사용하고 있으므로 ①의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가]에서는 '장풍, 삼현, 산해, 변진, 무론 노소귀천, 경상, 피산대해, 누대제택' 등의 한자어가 곳곳에 사용되고 있고, [나]에서는 '일엽 소선, 백운, 광색, 풍설, 녹창 주호, 도화분, 반취, 화문' 등의 한자어가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오답 피하기] ② [가]에는 '왜인'에 대해, [나]에는 '호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가 나타나 있다. ③ [가]와 [나] 모두 각 여정에서 화자가 보고 듣고 느낀 바, 즉 견문과 감상이 나타나 있다. ④ 왜인들과 호인들의 외양을 치밀하게 관찰하여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⑤ [가]에는 풍랑을 만나 배 위에서 고생했던 경험이 서술되어 있는 반면에, [나]에는 그러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2③-[가]의 시상의 흐름을 보면, 풍랑과 관련해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겪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고달픔'의 정서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풍랑 후 광경은 일출의 장관과 관련해서 '황홀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처음 보는 왜인들의 모습에서는 이국적 풍모가 주는 새롭고 기이한 느낌을 받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신기함'의 정서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강호의 발달되고 화려한 문물로부터 '놀라움'과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③ 과 같이 화자의 심리 변화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오답 피하기] 첫째, '바다의 폭풍'과 관련된 부분에서 '서글픔'의 정서나 심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풍이 일어나기 전 바로 앞부분에서 '심란함'의 정서가 나와 있을 뿐이다. 이는 객창감과 관련된 정서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풍랑 후의 광경'과 관련된 부분에서 '서러움'이나 '놀라움'의 정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장관'이라는 표현이나 '인생 천지간에 이런 구경 또 어디 있을꼬'와 같은 표현에 주목할 때, 이 부분에서 엿볼 수 있는 화자의 정서는 단순한 '놀람(놀라움)'이나 '서글픔'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왜인들과의 만남'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놀라움'이나 '고달픔', '애잔함'의 정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넷째, '일본의 문명 시찰'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부러움'의 정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탄'의 정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놀라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3②-(보기)의 밑줄 친 부분은 '객창감', 즉 '여행 중에서 문득문득 느끼게 되는 특정 감정'과 관련되는 구절이다. (보기)의 작품은 '마음껏 자유롭게 자연 경치를 즐길 수 없는 처지에서 비롯되는 시름'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이처럼 객창감을 표현하고 있는 구절은 ㉡임을 알 수 있다. ㉡를 보면 배에 오른 뒤에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며 심란함을 느끼는 화자의 객창감이 잘 드러나 있다. [오답 피하기] ㉠는 출항 직후의 전별식 행사에 동원되었던 기악과 군악대의 연주 소리를 다소 과장하여 서술한 구절이므로 객창감과는 거리가 멀고, ㉢는 출항 이후에 풍랑을 만나 배멀미를 하며 고생했던 내용을 서술하고 있으므로 역시 객창감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와 ㉤는 서술자의 눈에 비친 일본 사람들과 일본 문명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므로 역시 객창감과는 거리가 멀다.
4①-(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점은 '문화 상대주의'이다. 따라서 '문화 상대주의'의 관점에서 [가]와 [나]의 작가의 서술 태도를 비판해야 하는 바, ⓐ 에서 [가]의 작가는 왜인들에 대해, ⓑ 에서 [나]의 작가는 호인들에 대해 뚜렷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비하적이고 멸시적인 서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문화 중심주의나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문화 상대주의 관점의 부재 또는 결여로 이해할 수 있다. [오답 피하기] (보기)의 내용은 문화 상대주의와 관련된 부분으로, ② 는 낯선 문화나 이국적 풍광에 대한 호기심 충족과 관련된 여행의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고, ③은 공적 사행의 임무 충실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으며, ④와 ⑤ 는 실용주의적 이해득실의 관점에서 외국 문화 수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관점이므로 역시 문화 상대주의와는 거리가 있다.
[문제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 하 오월 초칠일의 도강 날자 졍하였네. / 방물을 졍검하고 행장을 슈습하여
압녹강변 다다르니 송객졍이 여긔로다. / 의쥬 부윤 나와 안고 다담상을 차려 놋코,
삼 사신을 젼별할세 쳐창키도 그지없다. / 일배 일배 부일배는 셔로 안져 권고하고,
상사별곡 한 곡조을 참아 듯기 어려워라.
㉯ 일엽 소션 배을 져어 졈졈 멀이 떠셔 가니, / 푸른 봉은 쳡쳡하여 날을 보고 즐긔는 듯,
백운은 요요하고 광색은 참담하다. / 비치 못할 이내 마음 오날이 무슴 날고.
츌셰한 지 이십오 년 시하의 자라나셔 / 평일의 이측하여 오래 떤나 본 일 업다.
반 년이나 엇지할고. 이위졍이 어려우며, / 경긔 지경 백 니 밧긔 먼길 단여 본 일 업다.
허박하고 약한 긔질 말 이 행역 걱졍일셰.
㉰ ㉠(햐쳐라고 차자가니 집 졔도가 우습도다.) / 오량각 이 간 반의 벽돌을 곱게 깔고
반 간식 캉을 지어 좌우로 대캉하니, / 캉 모양 엇더터냐, 캉 졔도를 못 보거든,
우리나라 붓두막이 그와 거의 흡사하여, / 그 밋해 구둘 노하 불을 쬐게 마련하고,
그 우혜 자리 펴고 밤이면 누어 자며, / 낫이면 손임 졉대 걸터앉기 가장 죠코,
최유하온 완자창과 면회하온 벽돌담은 / ㉡(미쳔한 호인들도 집치례 과람코나.)
㉱ 호인들의 풍속들이 즘생치기 슝상하여, / 쥰춍 갓튼 말들이며 범 갓튼 큰 노새을
굴네도 아니 끼고 재갈도 아니 먹여 / 백여 필식 압셰우고 한 사람이 모라 가데,
구률의 드러셔셔 달내는 것 못 보게고. / 양이며 도야지를 슈백 마리 떼를 지어
조고마한 아희놈이 한둘이 모라 가데, / 대가리을 한데 모화 허여지지 아니하고,
집채 갓튼 황소라도 코 안 뚫코 잘 부리며, / 조고마한 당나귀도 맷돌질을 능히 하고,
대닭 당닭 오리 거욱 개 긔깟지 길으며, / ㉢(발발이라 하는 개는 계집년들 품고 자네.)
심지어 초롱 속의 온갖 새을 너허시니, / ㉣(앵무새며 백셜죠는 사람의 말 능히 한다.)
㉲ ㉤(농사하기 길삼하기 브즈런이 위업한다.) / 집집이 대문 압해 싸흔 거름 태산 갓고,
논은 업고 밧만 잇셔 온갓 곡석 다 심운다. / 나긔말긔 장기 메여 소 업셔도 능히 갈며,
홈의자로 길게 하여 기음매기 셔셔 한다. / 씨아질의 물네질과 꾸리 겻 계집이라.
도토마리 날을 맬 졔 풀칠 안코 잘들 하며, / 뵈틀이라 하는 거슨 경쳡하고 재치 있다.
쇠꼬리가 아니라도 잉아 능녹 어렵잔코, / 북을 지어 더지며는 바듸질은 졀노 한다. < ‘연행가(燕行歌)’ - 홍순학 >
(나) 마침 때가 한낮이라 봄볕이 내리쬐어서 숨이 막혀서 오래 머무를 수 없으므로, 드디어 길을 떠났다. 정 진사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간다. 나는 정 진사에게, “중국의 성 쌓은 방식이 어떠한가?”하고 물었다. 정 진사는 “벽돌이 돌만 못한 것 같애.”하고 답한다. 나는 또 “자네가 모르는 말일세. 우리나라의 성제(城制)에서 벽돌을 쓰지 않고 돌을 쓰는 것은 잘못일세. 대체 벽돌로 말하자면, 한 개의 네모진 벽돌박이에서 박아 내면 만 개의 벽돌이 똑같을지니 다시 깎고 다듬는 공력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요, 가마 하나만 구워 놓으면 만 개의 벽돌을 제자리에서 얻을 수 있으니 일부러 사람을 모아서 나르고 어쩌고 할 수고도 없을게 아닌가? 다들 고르고 반듯하여 힘을 덜고도 공이 배나 되며, 나르기 가볍고 쌓기 쉬운 것이 벽돌만한 게 없네. 이제 돌로 말하면 산에서 쪼개어 낼 때에 몇 명의 석수(石手)를 써야 하며, 수레로 운반할 때에 몇 명의 인부를 써야 하고, 이리 날라다 놓은 뒤에 몇 명의 손이 가야 깎고 다듬을 수 있으며, 다듬어 내기까지에 또 며칠을 허비해야 할 것이요, 쌓을 때도 돌 하나하나를 놓기에 몇 명의 인부가 들어야 하며, 이리하여 언덕을 깎아 내고 돌을 입히니, 이야말로 흙의 살에 돌을 입혀 놓은 것이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번지르르하나 속은 실로 어긋버긋한 법일세. 돌은 워낙 들쭉날쭉하여 고르지 못한 것인즉 조약돌로 그 궁둥이와 발등을 괴며 언덕과 성과의 사이에는 자갈과 진흙을 섞어서 채우므로, 장마를 한 번 치르면 속이 둥글고 배가 불러져서 돌 한 개가 튀어나 빠지면 그 나머지는 모두 다투어 무너질 것은 뻔한 이치요, 또 석회의 성질이 벽돌에는 잘 붙지만 돌에는 붙지 않는 법일세. 내가 일찍이 차수(次修 : 박제가의 자)와 더불어 성제(城制)를 논할 때에 어떤 이가 말하기를 ⓐ“벽돌이 굳다 한들 어찌 돌을 당할까 보냐.” 하자, 차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벽돌이 돌보다 낫다는 게 어찌 벽돌 하나와 돌 하나를 두고 하는 말이랴.” 하던데그려. 이는 가위 ⓒ철론(鐵論)일세. 대체 석회는 돌에 잘 붙지 않으므로 석회를 많이 쓰면 쓸수록 더 터져 버리며, 돌을 배치하고 들떠 일어나는 까닭에 돌은 항상 외톨이로 돌아서 겨우 흙과 겨루고 있을 따름이네. 벽돌은 석회로 이어 놓으면, 마치 어교(魚膠)가 나무에 합하는 것과 붕사(硼砂)가 쇠에 닿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많은 벽돌이라도 한 뭉치로 엉켜져 굳은 성을 이룩하므로, 벽돌 한 장의 단단함이야 돌에다 비할 수 없겠지마는 돌 한 개의 단단함이 벽돌 만 개의 굳음만 같지 못할지니, 이로써 본다면 벽돌과 돌 중 어느 것이 이롭고 해로우며 편리하고 불편한가를 쉽사리 알 수 있겠지.” 하였다. < ‘열하일기(熱河日記)’ - 박지원 >
1. (가)의 ㉠∼㉤ 중, (나)의 화자가 중국의 ‘성제(城制)’를 바라보는 태도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2. (가)의 ㉮∼㉲의 핵심어를 잘못 가려 낸 것은?
① ㉮ - 도강 ② ㉯ - 말 이 행역 걱졍 ③ ㉰ - 집 졔도 ④ ㉱ - 즘생치기 ⑤ ㉲ - 농사하기 길삼하기
3. (나)의 밑줄 친 ⓑ의 관점에서 ⓐ를 비판하고자 할 때, 가장 올바른 것은?
① 사실을 확대 과장해서 해석하고 있다.
② 변화하는 실상에도 불구하고 고정 관념을 고집하고 있다.
③ 한 가지 사례에서 얻은 결론을 지나치게 일반화하여 적용하고 있다.
④ 근거도 없이 자기 것이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⑤ 개체가 가지는 속성을 그것을 포함하는 전체도 당연히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4. (나)의 밑줄 친 ⓒ의 문맥적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정곡(正鵠)을 찌른 논리 ② 억지로 끌어다 붙인 주장
③ 사실보다 과장(誇張)된 의견 ④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사고방식
⑤ 만고불변(萬古不變)의 보편적 이치
<정답> 1⑤ 2① 3⑤ 4①
바른♥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