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선서
김종해 시인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쫓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시詩이며, 거짓말 시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專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억압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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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시인(1941~) 부산 출생
소속
문학세계사(대표)
데뷔
1963년 자유문학에 시 '저녁' 신인상 당선
수상
1982년 제28회 현대문학상
경력
2004.03~2005 제34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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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해 시인님의 '시인 선서'에도
불구하고 시는 쉽게 쓰여져야 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주제의 시든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마음 가는데로 쓰여져야 합니다
사조 운율 문법 형식 등
그 어떤 틀에도 구애받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생물의 생멸(生滅)과 인간의 일거수 일투족이 시(詩)와 같고,
해 달 별 바람 물 구름 어둠 나무 돌 땅 등...
삼라만상으로부터 시가 왔습니다
등단을 했니 안 했니,
무슨 상을 받았느니 등은
그 나름으로 존중해야 하지만
밥 딜런의 노랫말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세상입니다
암튼
이 모두를 초월해서
너른 우주의 시인답게
생애의 글을 편히 쓰시자구요~^^
- 초로(草露) 김성남 -
첫댓글 반갑고,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拜覽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