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정지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 부지에 포함된 서진산업가스가 아직도 이전을 하지 못하고 사면초가에 싸였다.
일관제철소 건설부지에는 서진산업가스 외에도 몇몇 제조업체와 일부 양식장이 토지보상 등의 문제가 해결 안 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일관체철소 부지 중앙에 위치한 서진산업가스의 주위에는 벌써 굴삭기, 믹서트럭, 덤프트럭 등 각종 건설장비가 들어와 서진산업가스 충전장만 남겨놓고 공사를 해 마치 섬처럼 고립된 형국이다.
이러한 서진산업가스 충전장을 지켜 본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가스저장탱크 등 진동에 약한 가스설비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밑에서 굴삭기 등으로 작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며 “가스안전을 위해서라도 현대제철과 서진산업가스가 하루 속히 이전을 위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가스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서진산업가스 주위의 가파른 곳에 옹벽을 설치하고 있으며 충전소 진입로 또한 깨끗이 포장해 놓고 있다.
이에 앞서 서진산업가스는 근처 송산면 동곡리에 새로운 부지를 마련하고 곧바로 충전설비 설치를 위한 공사에 착수했으나 마을주민들이 위험시설이라며 강력하게 저지하는 등 민원을 제기해 오도 가도 못하는 형편이 됐다.
지난 2년 동안 서진산업가스는 현대제철 보상관련 팀과 보상관련 규정 등을 놓고 수차례 협의를 거쳤지만 아무런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서진산업가스 한 관계자는 “산업용가스충전사업은 장치산업이므로 저장탱크, 가스배관 등 충전시설을 이전할 때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대제철이 가스충전소를 식당 등 요식업소와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하소연하면서 보상기준 개선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또 “새로 마련한 부지의 형질변경에 이미 4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설명하고 “민원의 소지가 적은 공업단지에 들어가려해도 지가가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삶의 터전을 잃지나 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진산업가스가 이처럼 곤경에 빠지자 이 회사 직원들도 충전소 주차장 옆에 “현대제철 때문에 울었다. 나는 일을 하고 싶다”, “생존권을 사수하라” 등의 현수막을 달아놓고 현대제철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산업용가스충전소는 위험시설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사업장 이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향후 산업용가스충전소가 이전해야 할 경우 산업단지 입주에 따른 정부 및 행정관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