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여로(旅路) 실크로드(Silk Road)
실크로드 / 명사산(鳴砂山)을 오르는 낙타행렬
1. 기행(紀行) 여정(旅程)
2010년 8월 22일 오후 7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은 5시간 20분을 비행한 끝에 밤 12시 20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 우루무치(乌鲁木齐) 공항에 도착하였다.
서울과 시차는 3시간 30분이라고 하나 중국은 북경시간으로 통일한다고 하니 시계를 한 시간 늦추어 11시 20분으로 맞추었다. 숙소는 5성급 호텔(美麗華賓館)이었는데 시설은 별로이고 기온은 30도 정도로 한밤중인데도 후텁지근하다.
여행사의 관광 일정이 우루무치로부터 깐수성(甘肅省)인 돈황(敦煌)으로 가서 그곳에서부터 실크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관광을 시작하여 마지막 날 우루무치로 다시 돌아와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일정으로 엄청난 거리(1,680km: 4천 2백리)를 갔다가 되짚어 돌아와야 하는 여정(旅程)이다.
텐샨(天山) 산맥 북쪽 기슭의 오아시스에 자리 잡은 우루무치(乌鲁木齐)는 몽골어로 ‘좋은 목초지’라는 의미라는데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중심이며 이 지역의 행정, 문화, 경제, 산업의 중심지로 제일 큰 도시이다.
이곳은 이슬람 문화권인 위구르(维吾尔)족이 가장 많이 살며 언어와 풍습을 잘 간직하고 있고, 원주민의 생김새도 아랍권을 닮은 외모이다. 우루무치 인구는 120만 정도인데 중국 내에서 위구르 인들은 여러모로 평판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잦은 독립시위로 인한 듯)
나는 혼자 일주일 패키지여행을 끊어 왔는데 패키지 일정이 끝난 다음 돌아가지 않고 홀로 떨어져 중국 곳곳을 한 달 동안 배낭여행 할 계획으로 왔다. 중국어를 못해 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한문 공부를 좀 했으니 영어와 한자(漢字) 필담(筆談)으로 버텨 볼 작정이다.
2. 서역(西域)의 중심도시 우루무치(烏魯木齊)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維吾尔自治區)의 성도(省都)인 우루무치(烏魯木齊)는 중앙아시아의 등줄기인 천산산맥(天山山脈) 기슭에 있는 도시로 중국 옛 명칭인 서역(西域)의 중심도시이다.
이 지역은 먼 옛날, 해수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바다였던 곳이고, 20여 개의 염호(鹽湖)가 흩어져 있어 이 염호(鹽湖)에서는 많은 소금이 생산된다고 한다. 황량한 사막 저편으로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천산산맥(天山山脈)의 5,000m급 고봉(高峰)들이 꿈결처럼 아련히 누워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면적은 중국 대륙면적의 1/6, 인구는 2,200만으로 13억 중국 인구의 1/60 정도라는데 인구밀도는 낮으나 중국 제일의 지하자원 보고(寶庫)로 석유 매장량 및 생산량은 중국 1위라고 한다.
또, 석탄을 비롯한 수많은 지하지원이 무진장 매장되어 있는 곳이라니 격렬한 위구르 민족의 독립운동에도 중국 정부에서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곳이겠다. 인구 비율은 위구르족(45%)과 한족(40%)이 가장 많으며 카자흐족(7%)과 기타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는 물론, 문자도 한자와 위구르 문자(아랍 문자와 비슷: اپتونومست)를 함께 사용하고 있고 종교도 불교(佛敎)와 이슬람교(Islam)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3. 중앙아시아의 등줄기 천산산맥(天山山脈)
천산산맥은 중국의 신강성에서 시작하여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까지 동서로 2,000km에 걸쳐 뻗어있는 대산맥으로 평균 높이가 3,500~4,000m이고, 최고봉인 포베디봉(Pobedy Peak)은 높이가 7,439m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대 산맥이다.
이 산맥의 남쪽은 죽음의 땅 타클라마칸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천산산맥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파리쿤(巴里坤)은 카자흐족의 고향으로, 목장에서 카자흐족의 작은 말을 타는 체험도 하고 카자흐 유목민의 천막집인 파오(Pao)에 들르면 파오의 안주인은 방문객에게 마유차(馬乳茶)와 곁들여 건포도와 하밀과(哈密瓜/멜론), 그리고 마유(馬乳) 치즈 말린 것을 대접받는다.
4. 신장 위구르자치구(新疆維吾尔自治區)
중국대륙의 서북쪽 국경, 중앙아시아에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에 합병(1884)되기 전 서역(西域)으로 불리던 지역으로 대부분 타클라마칸 사막과 고비사막이 차지하는 황량한 지역인데 곳곳에 형성된 작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흉노족(匈奴), 돌궐족(突闕), 몽고족(蒙古) 등이 세운 수십 개의 작은 나라들이 난립하며 흥망을 거듭하던 곳이다.
동쪽은 감숙성(甘肅省)과 청해성(靑海省), 남쪽은 서장(西藏) 티베트 자치주, 북동쪽은 몽골, 북서쪽은 카자흐스탄, 서쪽으로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알타이산맥, 천산(天山)산맥, 곤륜(崑崙)산맥이 가로로 길게 뻗어있다.
천산산맥을 경계로 북쪽은 중가르 분지(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으로 타림분지, 동쪽으로 투루판 분지가 펼쳐져 있는데 신강(新疆)의 강(疆)이 세 산맥(一)과 분지(田)를 형상화한 글자이다.
또 쿠무타크(庫木塔格) 사막 근처의 돈황(敦煌) 부근은 모래가 많고 모래바람이 심하여 사주(沙州)로, 투루판(土魯番)지구는 분지(盆地)로 너무 더워 화주(火州)로 불린다고 한다.
이곳은 불모의 땅인 타클라마칸 사막, 고비사막, 쿠무타크(庫木塔格) 사막 등 황량(荒涼)한 들판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곳이다.
<1> 비단길(Silk road)과 옥의 길(Jade road)
실크로드(Silk Road)는 글자 그대로 낙타 등에 중국의 비단을 싣고 유럽으로 가고 유럽의 여러 물산(物産)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낙타 캐러밴(Caravan) 교역로였지만 그 이전에도 옥(玉)의 생산지로 유명한 신장성 허텐(和田/和闐)의 질 좋은 옥이 중국으로 유입되어 옥의 길(Jade Road)로 먼저 시작되었다고 한다.
타클라마칸 사막 서남단(西南端)의 허텐은 옥과 함께 사금(砂金), 비취(翡翠)의 생산지로도 유명했는데 중국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옥(玉)을 무척 좋아한다.
이 지역의 명칭은 서역으로부터 옥이 들어오는 관문이라 하여 옥문관(玉門關)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후일 비단이 오가면서 옥의 길(Jade Road)이 비단길(Silk Road)로 이름이 바뀌었다.
<2> 천산북로(天山北路)와 천산남로(天山南路)
실크로드의 시발점은 중국 본토의 시안(西安), 혹은 더 멀리 낙양(洛陽:현재의 鄭州)으로부터 시작하여 당시의 국경 부근인 감숙성(甘肅省)의 옥문관(玉門關)과 양관(陽關)이 기점(起點)이었다.
중국 상인들은 서역(西域-현 新疆)에 들어온 후 투루판을 거쳐 천산산맥 남쪽을 지나 신장성(新疆省) 서쪽 끝인 카스(喀什:카슈가르)에서 파미르 고원을 넘어 터키의 이스탄불로 이르는 천산북로, 또 하나는 쿤룬(崑崙)산맥의 북쪽을 지나 카스(喀什)로 이르는 천산남로로 나뉘었다.
돈황(敦煌)과 옥문관은 감숙성(甘肅省)의 란주(蘭州)에서 시작되는 하서회랑(河西回廊 혹은 河西走廊)의 서쪽 끝부분으로, 황하(黃河) 서쪽에 있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 하서(河西)이다.
실크로드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감숙성(甘肅省)의 좁고 긴 약 1.000km의 황량한 대협곡(大峽谷)은 마치 긴 복도와 같다고 하여 하서회랑(河西回廊)이라는 명칭이 붙었고, 이 길로 당나라 고승 삼장법사가 천축국(天竺:印度)으로 불경을 가지러 다녀온 길이기도 하며 그 이야기가 후일 서유기(西遊記)라는 소설이 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