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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나도 한마디 스크랩 붉은 물결 속으로 - 중국의 설날 준비 이모저모
onion queen 추천 0 조회 36 06.01.27 20:0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붉은 물결 속으로 - 중국의 설날 준비 이모저모


   며칠 전 약간 쌀쌀한 날씨에 짙은 안개가 자욱했던 어느 날, 우리 블로그 부부는 볼일이 생겨 집에서 정반대에 위치한 북경 서남쪽 지역으로 외출을 다녀왔습니다. 그 덕분에 블로그 바깥주인은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려 하루 만에 벌써 휴지 한 두루마리를 다 써버렸답니다.

   아무튼, 북경은 최근 안개인지 매연인지 모를 정도로 공기가 상당히 나빠진 것 같습니다. 원래 북경은 겨울철만 되면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춥기는 하지만 모였던 공기들을 흩어지게 하여 하늘은 오히려 맑았답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바람이 적게 불어 아무래도 갇혔던 나쁜 공기들이 흩어지지 못하고 짙은 안개 층을 형성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폭죽 금지를 해제시킨 관계로, 동네마다 "펑"하는 폭죽소리와 함께 뿌연 연기사이로 불꽃이 반짝이는 풍경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점점 늘어나고 있는 폭죽 연기도 북경 안개의 주범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이쿠! 블로그 바깥주인의 감기 몸살 원인을 찾다보니, 이렇게 또 날씨와 환경 이야기로까지 확대 해석하게 되었네요. 하하~


   이제 설날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네요.

  한국에서도 명절이 되면 귀성길을 서두르듯, 중국에서도 "춘윈(春運 - 설날 대이동)"이 시작된답니다. 직장과 학업 등을 위해 외지로 나와 생활하던 사람들은 설날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화목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귀향길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땅도 넓고 인구도 많아 설날의 대이동은 그다지 쉽지는 않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열흘 전, 심지어는 한 달 전부터 미리 서둘러야 합니다. 최근, 북경 거리 곳곳의 기차표 매표소 앞은 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길게 선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고향으로 돌아가는 준비 과정은 번거롭고 힘이 들지만, 고향에서 자신을 반겨주실 부모님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설레이고 즐겁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은 그러는 의미에서 며칠 남지 않은 설날을 준비하는 중국 사람들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특히,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의 정열적인 마음을 거리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상점의 문 앞에 붙여진 귀여운 재물신(財物神)의 모습.

   “쨔오차이 찐바오(招財進寶 - '재운을 불러 모으다'라는 의미로, 다른 사람의 돈벌이를 축하하는 말로 쓰이지요)”라고 씌어 있네요.

 

 

   여러 가지 길상(吉祥) 용품을 판매하는 리어카 행상.

 

 

   가까이 가서 보니, 붉은색의 "지앤즈(剪紙 - 종이공예)" 공예품과 매듭으로 엮은 "야오따이(腰帶 - 허리띠)"가 있네요.


   붉은 색의 허리띠는 중국에서 "번밍니앤(本命年 -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해)"이 된 사람에게 허리에 두르게 하여 액땜을 하기 위한 용도로 쓰입니다.

   중국에서는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해가 되면 불길하다고 생각하여, 붉은색의 양말이나 속옷, 허리띠 등을 착용하게 함으로써 액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세 드신 어르신들께서 찰떡같이 믿고 계시는 속설이기는 하지만, 최근 젊은이들도 많이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이지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누구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앤즈(剪紙 ← 클릭하세요)"는 관상용의 예술작품이기도 하지만, 집안의 창문이나 벽 등에 붙여 벽사(辟邪 - 액막이)의 기능을 하기도 하는 실용적인 물건이지요.

   창문에 붙여두고 햇살에 반사되는 "지앤즈(剪紙 - 종이공예)"의 그림자를 감상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답니다.

 

   다음은 설날 용품을 장만하기 위해 주말을 맞이하여 할인 매장으로 쇼핑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설날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와 선물, 그리고 갖가지 설날 용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날이 아마도 설날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날은 온 가족이 모여 한 해를 설계하고 가족들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날이자, 가장 편안한 보금자리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북경의 어느 "찌아러푸(家樂福 - 까르푸)" 매장의 전경.

   "꿔니앤하오(過年好 - 새해 잘 보내세요!)"라고 씌어 있네요.

 

 

   중국에서도 명절이 되면 과일 선물 세트가 불티나게 팔린답니다.

   물론 포장지 값으로 부풀린 가격이지만, 설날 선물만큼은 아끼지 않고 되도록 보기 좋은 것으로 장만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점내부는 온통 붉은 색으로 치장이 되어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중국 사람들은 붉은색을 "지샹시치(吉祥喜氣 - 상서롭고 기쁘다)"하다고 생각하여, 특히 명절이나 중요한 날이 되면 붉은 색으로 집안과 주변을 멋들어지게 치장해 놓는답니다.

 

 

   여러 가지 장신구들이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네요.

   현란하고 화려한 붉은색이 왠지 사람의 기분을 들뜨고 흥분되게 하네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번밍니앤(本命年 -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해)"이 된 사람들이 액막이를 위해 착용하는 속옷들입니다. 양말, 브래지어, 팬티 등 겉으로 보이지 않는 속옷들마저 붉은 색으로 치장을 한답니다.

   블로그 안주인은 "번밍니앤(本命年)"도 아닌데, 붉은 속옷을 위, 아래로 한 벌 장만하였답니다. 블로그 바깥주인을 위해서... 하하~

 

 

   이것은 여성들을 위한 중국 전통식 앞가리개 (브래지어?)입니다.

   정말 단순히 앞만 가릴 수 있도록 고안이 되었지요. 착용하면 의외로 시원하고, 여성적인 아름다움까지 살릴 수 있는 기능적인 속옷입니다.

 

 

   장식용 폭죽입니다.

   속에 전구가 내장되어 있어, 불을 켜면 반짝거리는 트리보다 더 예쁘답니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싼 것이 흠이지요. 작년까지 금지된 폭죽 대신 집안에 걸어두고 장식용으로 많이들 사용했다고 하네요.

 

 

   형형색색의 풍선들.

   붉은 색의 장신구 물결 속에 외로이 진열되어 있는 풍선은 어떤 용도일까요?

  

   바로 작년까지 금지된 폭죽대신 설날에 사용되던 물건이랍니다.

   중국에서는 설날이 되면 폭죽을 터뜨림으로써 웅장한 소리와 밝은 빛으로 잡귀를 쫓아내고 액막이를 할 수 있다고 믿는 답니다. 그런데, 폭죽이 금지된 기간 동안에는 폭죽을 터뜨릴 수가 없어, 풍선을 터뜨림으로써 폭죽의 "펑"소리를 대신 했다고 합니다.

   물론 올해부터는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폭죽에게 자리를 내주고, 상점 한 구석의 조용한 자리에서 묵묵히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명절이나 중요한 날이 되면, 중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탕궈(糖果 - 사탕)" 종류도 크게 환영을 받지요.

   앞쪽의 귀여운 꼬마가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고 있네요.

 

 

   중국에서 설날 선물로 역시 인기를 끌고 있는 "니앤까오(年糕 - 설 떡)"입니다.

   "니앤니앤요우위(年年有餘 - 해마다 풍성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물고기 모양의 떡이 먹음직스럽게 포장이 되어 있네요.

   여기에서 "위(餘)"의 발음이 "위(魚)"와 같아서, 물고기를 여유로움의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한답니다.

 

 

 

   그런데 가격을 보니, 역시 포장지 값으로 부풀렸네요.

   농산물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중국에서 쌀을 이용한 설 떡의 재료값은 사실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은데, 포장지가 너무 크네요.

 

 

   어? 반가운 상표가 보이네요.

   바로 "시지에(希杰 - 제일제당)" 상표의 소시지와 햄 제품입니다.

   설날 특수(特需)에 발맞추어, 역시 선물 세트도 준비해 놓았네요.

 

 

   설날이 되면, 중국에서는 상점은 물론 일반 가정집마다 대문에 "푸(福 - 복)"자를 거꾸로 붙여 놓는 답니다. 왜냐구요?

 

   바로 복이 쏟아져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랍니다.

  여기에서 "따오(倒 - 거꾸로)""따오(到 - 도달하다, 들어오다)"의 발음이 같아, 복을 거꾸로 붙여 놓은 형태로, 복을 불러 모은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중국 사람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대문의 양쪽에 붙여 놓은 것은 "춘리앤(春聯 - 신년에 대문이나 기둥 등에 써서 붙이는 댓구로 되어 있는 글자)"입니다.

   해마다 풍성하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내용이 적혀 있네요.

 

 

   이렇게 설날을 맞이하여 중국의 곳곳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두운 저녁이 되면, 역시 붉은 "홍떵(紅燈 - 홍등)"이 영롱하게 반짝이며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양력(陽曆)에게 설 자리를 빼앗긴 우리의 음력(陰曆) 설날이 다시 우리의 생활 속으로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며칠 후면, 진짜로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을 빼앗겨야 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빼앗긴 세월 대신, 봄처럼 따뜻한 인생의 경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예고: 다음 주에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중국의 "춘지에(春節 - 음력 설날)" 풍속도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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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01.28 17:59

    첫댓글 조는 자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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