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뽕국밥
유정상
원평장터,
정읍 가는 찻길 옆
오래전부터 있었다던
국밥집에서
고향집에 온 아들에게
팔순 넘은 엄마가
암뽕국밥 한 그릇 사주셨다
엄마는
국밥이 나오자
우리 어릴 적 핑계 대 듯
요사이 입맛 없다며
그릇에 담긴 건더기
내 그릇에 옮기며
어여 먹으라고 손짓을 한다
이러면 엄마 것
아들놈이 뺏어 먹는다고
사람들이 욕한다고 하자
빙그레 미소 짓고
엄마가 퍼준 고기
꿀꺽꿀꺽 삼키는 나를 보며
국밥 한술 뜨신다
엄마가 사준 국밥에
행복이 글썽 한데
이런 날이 얼마나 계속될까
국밥 드시는 엄마 바라보다
밀려오는 먹먹함을
엄마 몰래
울컥울컥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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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유정상
잔잔한 선율처럼
비가 내리면
그리움이 스르르 떠오른다
창문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둘 모여
추억의 사선으로
주르륵 흐르다 멈추면
첫사랑이 생각나고
그리움의 시간들이
또 흘러내리면
사랑했었던 몇몇이
빗방울처럼 기억에 스며온다
비는 잊었던 추억을
가슴에서 불러내는
하늘의 주술인가
가만히
지나간 추억 꺼내며
내리는 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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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지원고방
시
여름호 계간지 원고 (암뽕국밥 외 1편) 수정본 입니다. -늦게 수정해 올려서 미안합니다.-
유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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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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