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를 매일아침 행복하게 만들어 준 친구가 있다
대학1학년 때부터 나와 인연을 맺었던 친구
얼굴도 잘 생겼고, 체격도 당당했다
오랜기간 산악자전거를 탔다
세칭 일류고등학교라고 불리웠던 서울고 출신
대학1학년 때 교양과정부 같은 반이었다
그 친구는 SC4반 9번, 나는 10번이었다
시험을 볼 때도 앞뒤로 앉아서 보았고
출석을 부를 때도 앞뒤로 불렀다
2학년 때부터 수원으로 내려갔는데
나는 기차통학을 했지만 그 친구는 수원에서 살았다
누님이 수원에 사신 것도 이유가 된다
여고생 들을 모아 과외선생도 했다
시험 때가 되면 다른 두 친구를 더해 넷이서
자취하는 친구집에 신세를 지며 함께 공부했다
3학년을 마치고 나서 둘이 함께 입대했다
나중에 제대해서 알고보니 바로 옆 사단에서 근무했다
나는 수기사 맹호부대, 그 친구는 오뚜기 8사단이었다
77년 함께 복학을 해서 남은 1년을 공부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른 업계로 갔지만
우리 둘만 공교롭게도 양계업계로 진출했다
그 친구는 당시 승승장구 잘 나가던 초대형 부화장
나는 시장을 지배했던 국산종계를 팔던 부화장
1년 쯤 후에 그 친구가 나를 꼬셨다
또 다른 동기를 먼저 꼬셔서 데려갔고
이어서 나를 영입했다.
먼저 옮긴 친구는 율산이란 무역회사에 다녔던 친구다
회사를 옮긴 후 무역과장이란 타이틀을 받았다
나는 기획과장 명함을 받았다
같은 대학 같은 과의 세 명이 함께 근무했다
겨우 25명의 정원에 대단한 일이었다
승승장구하던 회사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사료회사도 인수해서 인천 연안부두 부지에
새로 최첨단 사료공장을 지어야 했고
동두천 쪽에 마니커라는 이름으로 도계장을 신축했다
마니커 브랜드 닭고기도 새로 론칭했다
축산계통 기자재를 개발해서 파는 기계회사도 만들었다
워낙 자체물량이 많아서 그렇게 했다
백신제조회사들을 상대로 무균종란을 생산하는 회사도 만들었다
SPF종란사업이었는데 아시아에서는 최초였다
이런저런 신사업을 위해 많은 인재들이 필요했었다
곳곳에서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늘 외국에서 온 손님들로 회사가 바글바글했다
세계적인 관련업계 매스컴에서도 기자들이 방문했다
그 곳에서 그 친구와 3년을 함께 했다
그리고 나서 그 친구는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사료회사
퓨리나코리아란 회사로 이직을 먼저 했고
나는 몇 개월 후 엘랑코라는 세계적인 동물약품회사로 옮겼다
무역과장 했던 친구는 국제상사로 옮겼다
이후 95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아직 그 곳에서 산다
결혼도 비슷한 시기에 해서 서로 신혼집엘 드나들었다
내 결혼식 날엔 그 친구가 기사를 하고
부사장님의 마크5 승용차를 빌려 드라이브도 했다
북악스카이웨이를 거쳐서 김포공항까지 태워다 주었다
나중에 업계 동업자모임에 함께 가입해서 활동했다
10명의 업계 회장, 사장, 교수, 회사원 등이 멤버였다
48년생부터 시작해서 57년생까지 나이도 다양했다
지금도 명목은 남아있고, 밴드도 있지만
코로나로 오프모임은 유명무실해 졌다
그러다가 재작년 4월 코로나 와중에서 그 친구가 갔다
퇴근 후에 집에 가서 잠자리에 들었다가 못 일어났다
마지막 가는 길에는 혼자였다
무슨 이유였는지 부부가 별거를 오랜기간 했다
경기도 광주 모현면에 있는 정몽주묘 인근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안쪽에 그림같은 3층집을 짓고 혼자 살았다
부인은 가락동의 대림아파트에서 아들 둘과 살았다
그 친구의 사망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하였다
그렇게 건강하고 씩씩했던 친구였는데...
사인에 대해서는 "심장마비"란 소리 밖에는 듣지 못하였다
이후로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행복감을 느낀다
먼저 간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기분이 그렇다
그 전에는 그냥 일어나면 일어나나 했었다
요즘은 무사히 잘 자고 일어난 것에 대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무사히 일어난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고 행복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행복감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른다
어쨌든 매일 아침마다 잘 자고난 후의 편안함과 행복함
그걸 새삼 느끼게 해 준 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끝으로 그 친구의 명복을 빈다 _()_
첫댓글
대학동창들이 화러하네예
삼식이 맹큼 예 ㅎ
우리 때 경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단군이래 가장 좋다고 했지요
막 축산물소비가 늘어날 때였습니다
모두들 참 열심히 일했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친구분의 명복을 빌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고교동창이 제일 좋고 친하답니다 어이없이 가버린 친구
아침마다 행복한 기상 저도 가끔 생각 한답니다
오늘도 행복과 감사의 날 이랍니다
맞습니다. 어이없다는 말씀
부고를 받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건강했던 친구가?
오늘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안단테님 말씀이 정답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절친했던 친구의 생의마감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망중한님!
청솔님 매일 아침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게시물 보면서
제 마음 닮았다
좋아했는데 글속에
친구님이 떠나간 사연 읽다가
가슴 찡해옵니다
요즘은 덤으로 사는 인생같아요
비보가 자주 들리니요.
늘 감사하며 사는 날까지
건강했으면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맞습니다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여러 모로 삶의 질이 떨어졌습니다
좋은 음식도 너무 많이 먹으면 탈나고
촣은 곳도 너무 멀면 겁이 나서 못가고
못하는게 점점 늘어 납니다
그래도 이만큼 버티고 사는 거
더없는 행복으로 알고 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일 보내시길 빕니다
맹호 부대 ㅎㅎ 지당이 그 부대 출신이랍니다
중대장의 예편했답니다.
잔잔하게 서내려간 지난 날의 소회 도기샐들과
함께 하신 세월의 흔적들 아마 오늘의 대한민국은
선배님들의 땀과 열정에 의하여 이뤄진 국가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회이트 칼라이시면서도 블루 칼라 일을 하셨던
선배님들이 계셨기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지당이 맹호부대?
맹호부대라면 무조건 반갑습니다
낼모레가 창설 74주년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땐 물불 안가리고 일을 했지요
늘 좋은 댓글로 격려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장마비는 밤새안녕이라는 말 맞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서울대 수원농대 나오셨나 싶어요.
친한 친구가 부부별거가 아니고
별장과 본가가 아닐까 싶은데 두개의 집이라도 부부가 함께 지냈으면 위급을 면했을까 안타깝지만 인명은 재천이라
살아있음이 축복입니다.
그렇군요. 밤새안녕입니다
밤에 심장마비 오는 사람들 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수원에 있었던 서울농대 다녔습니다
제가 축산학을 전공했지요
별장과 본가가 아니고
거의 이혼한 상태로 따로 살았습니다
살아있는게 축복이라는 별꽃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며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친구가 가셨다니 얼마나 청솔님께서 상심하셨을까요.
서울고 출신으로 늘 함께 하셨던 실력있는 친구인데...
아침에 자고 나면 안녕이라는 인사가 그냥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청솔님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네 충격받았습니다
어디 아팠던 것도 아니고
갑자기 아침에 못 일어났다니...
아침인사는 무사히 일어난 것에 대한
확인이자 생명찬가입니다
낭만님도 건강 잘 챙기십시오
퓨리나도 윤산도 제 눈에 익습니다.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칠십대가 되면 혼자 자면 안된다고 하데요.
응급한 상황이 오면 대처하지 못한다는 거지요.
그럼에도 저는 혼자 자네요.ㅎ
후배님들이 퓨리나, 율산 근무하셨군요
둘 다 좋은 회사들입니다
저도 혼자 잡니다
살아 숨쉬는 순간순간이
모두 감사합니다
더 큰것 바라지않고
살게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환우들도 많다고해요
지금 가지고 있는것에
지금 처해져 있는 환경에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가 중요하지요
저도 더 바라지 않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