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에 경기도 화성 아파트 샀는데,
이제 계속 오르는 걸까요?”
조회수 1,1302023. 5. 16.
폭락지역 갭투자 늘어
최근 가격 상승 거래가 잇따라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알아봤다.
◇고개 드는 갭투자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더비비드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고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화성시로 나타났다. 화성시에선 지난 6개월간 총 4018건의 매매가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6.4%인 260건이 갭투자였다.
이어 세종시(199건), 평택시(181건), 인천 연수구(172건), 경기 성남시 분당구(152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150건), 경기 수원시 영통구(139건) 순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분당구는 전체 거래의 15%가 갭투자였다. 아실은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3개월 내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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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갭투자 사례 중에는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경우도 있다. 화성시 석우동 ‘동탄예당마을우미린풍경채’ 전용면적 74㎡는 지난 4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달 후 3억5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자기자본 2000만원으로 4억원 가까운 아파트를 매수한 셈이다.
자기자본 한 푼 없이 아파트를 사들인 ‘무자본 갭투자’도 있었다. 평택시 세교동 부영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3월 1억67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후 매매가보다 500만원 높은 1억72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과거 부동산 활황 때 모습이 재연된 것이다.
이밖에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4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뒤 일주일 후인 17일 4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 매수인은 2000만원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 됐다.
이 외에도 세종시 가재4단지세종센트레빌 전용 74㎡는 매매가 4억1300만원에 전세가 3억5000만원으로 갭이 6400만원이었고, 동탄신도시에 속하는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시범호반써밋 전용 85㎡는 매매가 7억8000만원에 전세가 7억원으로 갭이 7800만원에 불과했다.
◇투자엔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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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갭투자가 많은 지역은 지난해 집값 하락폭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지역이란 공통점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17.12%)와 인천 연수구(-16.26%), 화성시(-13.22%)의 아파트값 하락 폭은 전국 평균(-7.56%)보다 훨씬 컸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하락 폭이 큰 지역이 회복 국면에서 반등도 빠를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기업 투자가 활발하거나 교육 여건이 좋아 전세 수요가 풍부하긴 하지만, 전셋값이 추가로 하락하면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집값이 추가 하락하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추후 재계약 시점에서 자칫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입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 한 관계자는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 전셋값과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 확신을 갖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갭투자가 많은 지역에서 거주중이거나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미반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