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그가 있는 곳은 막창집이었다.
동훈은 낮부터 술을 마셨다.
주인은 손님들이 그를 알아보면 어쩌나 싶어서 그에게 모자를 씌어주었다.
쓰러져가는 단골인 동훈을 보면서 주인은 안타깝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물론 그가 무슨 재석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 안좋은 일이있는 것을 뻔히 알았다. 동훈이 거의 엎드리다시피 할 무렵
동훈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주인은 동훈을 데리고
자신이 자는 곳에 이불을 덮히고 손님들을 받았다.
“음....음냐...”
잠버릇이 심한 동훈은 웅얼웅얼 거리기도 하고 자면서 빙글빙글 돌고 이불을 물어뜯고 별짓을 다하기 시작했다.
종종 그 안을 들여다보는 주인의 인상이 찡그려져갈 무렵,
자신이 모자를 쓴것조차 모르게 이성을 잃은 재석이 가게를 들이 닥쳤다.
“동훈아!”
“꺄-! 유재석이다 유재석!!!”
가게안손님들은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재석을 찍으려고 하자 주인은 재석을 동훈이 있는 방으로 빠르게 집어넣고 휴대폰을 찍지 말라고 소리쳤다.
뭐랄까. 유명한 연예인들이 몰래 몰래 찾아가던 집이라서
주인도 이런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재석은 이불을 꼭 부둥켜 안은 채 눈이 부어 있는 동훈을 보자 화가 울컥났다.
“일어나”
“...”
동훈은 재석만큼 잠이 예민하지 않다. 그는 오히려 어떤 장소에 있어도 잘 자는 타입이었다.
“일어나 하동훈”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잠재운채 재석이 앉아 동훈을 흔들었다.
그를 깨우면 그는 어떤 모습으로 동훈을 맞아야 할까. 어떤 표정으로 그를 보아야 할까...
재석은 동훈을 깨우다가 동훈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바보같이...그는 동훈의 입술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자 재석은 흠칫 놀라더니 안경을 다시 올리고 동훈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하동훈”
“...왜에”
동훈이 비몽사몽으로 말했다.
“가자”
“......뭐래..”
이불속으로 숨어들어가려고 하자 재석이 말했다.
“집에 가서자라... 넌 공인이잖아... 밖에 사람들이 많어”
“....공인 좋아하시네..”
동훈은 자신에게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 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단단히 취해 있었다.
“하동훈! 일어나”
“너두 이리들어와 같이 자자”
동훈이 억센팔로 재석의 팔을 확 - 끌어 당기자
갑작스러운 힘에 재석은 동훈이 덮고 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무슨...”
“코- 자자~ 재석아”
동훈이 재석의 머리를 흐리멍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재석은 얼굴이 빨개졌다.
“이거 안놔? 이 바보야”
“재석아 피곤하지 코~자자 아빠가 잘재워줄게”
그가 재석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으로 끌어안았다.
재석이 귓불이 빨개졌다. 술냄새와 동훈의 냄새가 섞여 재석의 머리가 어지러웠다.
“냄새나..”
“형냄새도 난다”
동훈이 재석의 머리 냄새를 맡으며 기분좋게 말했다.
포근했다. 둘다....
재석은 ..어쩌면 술마셔 아무 생각없이 자식의 머리를 기분좋게 어루만지는 동훈을 보며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아랫목이 따뜻하게 데워지자 동훈과 재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스르르 감겼다.
재석이 이럼 안되는데 라고 생각해 동훈의 옷깃을
움켜 잡았지만 동훈의 팔을 더욱 강하게 재석의 어께를 감싸 안았다.
재석의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두 개의 휴대폰은 여전히 울리고 있었으나 땅 바닥은 따뜻했고 두명의 마음도 따뜻했다.
전화가 난리가 났었다.
유재석의 휴대폰에는 44통이 넘게 와있었고 동훈의 휴대폰은 60이 채 안되어 와있었다.
재석에겐 경은의 문자가 20통이 넘었고 동훈에겐 경은의 문자가 30통쯤 와 있었다.
주인이 깨우기 전까지 서로는 서로의 온도를 느끼며
서로의 냄새를 느끼며 언제까지라도 잘 수 있는 달콤한 꿈을 꾸었다.
“유재석씨!”
동훈을 깨우기를 포기한 주인이 재석을 흔들기를 수십번
“...으음?”
재석이 가늘게 눈을 떴다.
기분좋은 꿈이었다.
“8시에요”
“아..아침..”
“아뇨! 저녁요..”
힘들게 일어나 고개를 흔들며 쳐다보니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재석이 눈이 점점 커졌다.
재석은 동훈과 함께 있으면 아마 시간 감각을 잊는 듯했다.
재석도 동훈과 함께 나른해 지기 쉬웠다.
재석은 휴대폰을 열어 문자와 전화 기록을 확인하고 동훈을 엎었다.
“제가 차, 차문열어드릴께요”
“아..네 감사합니다. 저 안경좀 올려..주실..”
흘러내리는 안경을 주인이 살짝 밀어주고
재석은 동훈을 다시한번 받혀 올렸다.
휴대폰 두개를 정잔안속에 집어넣고 자동차안으로
달려가기 까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나
그들의 옷깃 한번 잡아보려고 약간이 실랑이도 있었다.
동훈을 차뒤에 눞히고 급히 방송국으로 자동차를 몰았다.
사과와 변명은 모두 재석이 했다.
동훈의 몫까지 전화를 했다.
“그래그래...지금 자고있어.”
“아파서 그랬는 것 같습니다.”
“네..”
결과 동훈은 아파서 펑크로 낸걸로 되어있고
명수에게도 동훈에게 뭐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가까스로 모두를 진정 시킬수있었다.
“녹화는...내일모레인건가..”
자동차안으로 올라타서 재석이 땀을 훔치며 혼잣말을 하였다.
갑자기 동훈의 휴대폰의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안혜경이었다.
재석은 망설였다.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동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
"너 어딨었어?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어? 사람들이 다 나한테 전화했단 말야!"
"혜경아.."
"여보세요?"
"나 재석이야"
"아...오빠"
"동훈이 뒤에서 자고 있는데.."
"흐흐흑-"
갑자기 옅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혜경아?혜경아? 너우니?"
"오빠..요즘 동훈이가 왜저러죠? 언제부턴가 이상해요"
재석이 마른침을 삼켰다.
"괜찮아.....혜경아 별일..."
"자꾸...자꾸... 흐흑...힘든가봐요..."
"아냐..괜찮아"
"그런대도 저한테 말안해요...오빠한텐 말안하던가요?"
손이 떨렸다.
뒷자석에서 곤히 자고 있는 동훈을 바라보았다.
"오빠?"
뭐라고 대답해야 하겠는가... 너의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고 나를 사랑하는거 같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그럴순 없었다.
"글쎄...나도 잘 모르겠다. 바빠서...그런걸꺼야.."
"....흐흐흑.."
"잘 자고 있어...아파서 방송 펑크낸거야... 병원...갔다왔어.."
"아...흐흑...네"
"그래..."
"......흡.....오빠... 저도 요즘 바빠서 동훈이 잘 못보니까요...
오빠가 잘 데리고 있어주세요..방황하지 않게요
요즘 사람들이 동훈이....흐흑...너무 힘들게 하는데...
잘지켜주세요.."
"혜경아..."
"네?"
"동훈이는....동훈이는 니꺼잖아...니가 잘지켜야지...
얘가 이렇게 헤메이는 거 니가 잘 잡아줘야지.."
"네?"
재석이 휴대폰을 꽉 붙잡았다.
"저 녀석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 둘까봐.... 나 겁난다.."
"오빠?...방금..뭐라고.."
"아니다. 끊을게... 집에 데려다 놓을게.."
"네...."
전화가 끊겼다.
입술이 탔다.
운전을 하려고 하지만 떨리는 손 때문에 운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갓 길에 차를 세워 재석이 핸들위에 엎드렸다.
재석은 모든게 거짓말 같았다.
전부다....
그의 어지러운 마음도
그리고 동훈의 마음도...
이모든 상황이 거짓말 같았다..꿈같았다.
"깨어나줘...제발.."
재석이조그맣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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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분량 조금 넘을까? 넘을껍니다.
ㅠㅠ 헉헉...
엄청힘들었떠...
나죽을꺼같았떠..
근데 막상보니까 그렇게 ..안긴거 같죠? 길어요 이거긴거에요!!
이렇게 했는데 리플 많이 안나오면 죽을꺼야 안지어 엎어!!
...엔터 빼고 250 넘어요 진짜루...해봐봐
첫댓글 캬아악.....담편 기대되요!! 무지!!
오호! 이반응 원했어~
다음편 기대 요!!!
으흠~이 제깍제깍오는반응들~
진짜 완전 재밌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
더더더더~~ ㅇㅈㄹ.....위에 분들합쳐서 모두감사합니다.
오올~ 완전 재밌어!!>< 점점 재밋어지네요! 다음편 기대기대^^
감사합니다.
ㅋㅋㅋ재밋어요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ㄱㅏㅁ 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