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주 알아가기 하느라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월악산 송계계곡에 가 보기로 했는데
그 와중에 먼 옛날^^ 처녀총각 시절 혜화동성당 청년단체에서 월악산을 등반하기 위해
(아마도)송계리 민박집에서 하루 묵었던 초봄의 어느 날 밤, 아랫목 따뜻한 방 이불 밑에
옹기 종기 발 만 넣고 기타를 치며 함께 노래 부르던 추억을 떠올렸어요. 아내에게 말하길
“지금 가 보면 그때를 기억할 만한 작은 단서라도 남아 있을까?”
층주시 금가면 월상리 93번지 작업장에서 월악산 아래 송계리 가는 길은 수안보/문경 방향
살미면 용천삼거리(지도 5번)에서 좌회전 후 인스타맛집 ‘게으른악어’까지 약 30분 거기서
다시 10분 정도 더 가면 송계 자동차야영장에 도착하는데, 게으른악어와 송계리 중간 탄지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제천시 수산면, 우회전하면 월악산 송계리 송계계곡에 도착하게 됩니다.
전편 수안보성당 소개할 때 하늘재 방면으로 돌아 닷돈재 자동차야영장까지 갔다가 돌아온
적이 있는데, 그 길이 송계계곡과 월악산으로 이어지네요. 지도로 보면 간단한데 하여튼 그
경로를 장황하게 설명해 봤습니다^^
여기 월악산 방면에는 그동안 두 번 다녀왔는데, 한 번은 충주 남산의 뒤편으로 돌아 실미면
삼거리(행정복지센터)로 나와 다시 송계리 계곡까지 드라이브, 다른 한 번은 내 작업장을 찾은
친누이들과 게으른 악어에 와서 놀다 갔습니다. 카페 ‘게으른 악어’는 악어 떼를 닮은 독특한
지형과 풍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올린 인스타나 각종 SNS에 인증사진과 소개 글이 넘쳐 나고
있으니 ‘악어봉’과 ‘게으른 악어’를 검색해 보면 좋을 듯하고요.
점점 인물사진을 멀리하는 아내 스텔라와, 동행한 누이들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인증사진을
찍었습니다. 뒷모습이거나 최대한 얼굴 면적이 작게 나오는 포커스로 더 멀리… ^^
역시 월악산 송계리에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있다면 송계 계곡의 바위와
조약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는 계곡에 눈길이 가는 계절이 아니었어요.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곳을 골라 찍은 사진^^
6월 하순 즈음, 주말을 맞은 계곡에는 이른 피서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월악산국립공원야영장,
자동차야영장, 계곡과 나란한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노점들 그리고 아마도 민박집으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았을 수많은 대형 펜션에도 활기가 넘실대고요.
눈에 띄게 잘 가꿔 놓은 사설 정원에서 월악산 영봉 바라봅니다.
그 날…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암벽구간, 응달에는 아직 살얼음이 남아있었고, 일행 다수가
직장인이며, 젊었으나 등반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라는 점 게다가 하산하는 대로 시내버스와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서울로, 집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판단해 후퇴를 결정하고 하산했습니다.
등산하던 시간보다 하산하던 구간에서 몇 장면이 기억나네요.
이런 경험은 40년 이상 서울에서 사는 동안 그리고 18년가량 경기도 안성에서 살면서 전혀
느껴보지 못한 것들입니다. 도로 교통환경 좋고, 주차 스트레스 없고,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편안한 산과 들과 강 풍경이 보이며 그런 감상에 젖어 잠시 운전하면 갈 만한, 쉴만한 곳에
도착하는 손쉬운 여정.
여기도 충주호를 끼고 가는 경로에서는 ‘종민동’ 편에서 보신 비슷한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같은 듯 다른 풍경이 볼수록 여유 있고 좋아요.
#1
다음 기회에는 악어봉에도 그리고 체력을 더 길러서 그 시절 포기했던 월악산 정상까지…
“아서시오~!” 스텔라가 옆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
#2
아내 스텔라에게 ‘돋보이고 싶어’ 그날을 위해 며칠 동안 갈고 닦은 노래가 영화 ‘빠삐용’의
주제가 “Free as the wind” 어쭙잖은 기타 실력과 영어가사 발음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성의를
담아 1절을 완창했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ㅋㅋㅋ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https://youtu.be/F2cbtt64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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