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의 오션코스 12번 홀(파5) 그린. 이 골프장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홀로, 기장 대변항 앞바다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 길쭉한 그린 왼쪽에 13번 홀(파4) 입구 카트도로와 그늘집이 조성돼 있다. 김동하 기자
- 기장 대변리 18홀 규모 내달 개장 - 만만한 난이도의 코스 아니지만 - 콘셉트인 나무만 잘 읽어도 수월
◇마운틴코스
- 4번 홀, 티박 앞 워터해저드 조심 - 6번 홀, 핸디캡 1번 최고 난코스 - 7번 홀, 내리막 심해 정교한 샷 필요
◇오션코스
- 12번 홀, 거리가 길어 투온 어려워 - 13번 홀, 바다 가까워 '라운딩 백미' - 15번 홀, 연못 등 아일랜드홀 연상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라운딩을 즐기는 것은 주말 골퍼들에게 큰 매력이다. 기분이 상쾌하고 짜릿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다 숲속의 자연친화적인 골프장이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이런 요소를 두루 갖췄다. 회원제 골프장인 이곳은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18홀(2개 코스) 규모로 들어선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개장식은 이달 30일로 예정됐으나, 폭우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다음달 중순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코스는 라운딩이 가능할 정도로 거의 다 된 상태다. 코스 난이도로 볼 때 아주 어려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만만하게 봐서는 큰코 다칠 수 있다. 그러나 페어웨이 등의 나무를 잘 읽으면 코스 공략이 수월해진다. 게다가 이곳은 전체적으로 조경이 잘 돼 있다. 나무가 이 골프장의 키워드이자 콘셉트인 셈이다.
■마운틴 코스(1~9번 홀)
오션코스 마지막인 18번 홀(파4). 그린 뒤쪽 정면에 클럽하우스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홀은 거리가 비교적 짧고 페어웨이가 넓어 부담감이 덜하다. 김동하 기자
암벽과 해송이 조화를 이룬 첫홀(파5)은 비교적 무난하다. 오른쪽으로 약간 휘어지는 도그레그홀인데, 그렇게 길지 않다. 장타자가 아니라도 티샷과 세컨드 샷을 정확하게 치면 어려울 게 없다. 하지만 그린이 계곡 뒤에 숨어있어 '투온' 하기가 힘들다. 왼쪽의 암벽을 이용하고, 오른쪽은 아웃오브바운스(OB)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페이드 구질이거나 슬라이스가 잘 나는 사람은 왼쪽을 겨냥하는 게 요령이다.
두 번째 홀(파4)은 서비스홀.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잘 지키면 세컨드 샷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린이 옆으로 길쭉한 데다 굴곡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 홀(파3)은 그린 오른쪽에 큰 워터해저드가 있다. 그린과 주변 지면이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돼 있어 티샷은 왼쪽을 보는 게 안전하다. 네 번째 홀(파5)은 호수를 가로질러 티샷을 날리는 재미가 있다. 티박 앞에 길게 놓인 워터해저드가 위협적으로 보이는데, 이곳을 넘겨 페어웨이에 공을 안전하게 보내는 것이 관건이다. 티샷 거리가 200m 정도이면 페어웨이 안착이 가능하다. 이후 세컨드샷은 곧게 뻗은 페어웨이에서 칠 수 있다. 그러나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면 투온은 거의 힘들다.
다섯 번째 홀(파4)에서도 티샷이 중요하다. 페어웨이가 내리막이고 아주 좁게 보여서다. 양 옆으로 해송과 대나무숲이 길게 이어져 있어 아늑하게 느껴지지만, 티박스에 서면 오비(OB)의 두려움이 엄습한다. 티샷한 공이 숲속으로 훌쩍 들어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착시현상으로 상당 부분이 좁게 보일뿐 실제 가보면 공간이 꽤 넓다. 공을 똑바로 보낸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칠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 홀(파4)은 핸디캡 1번 홀로 가장 어렵다. 미들홀이지만 거리가 아주 길고 페어웨이도 좁은 편이라 투온이 어렵다. 또 유일한 포대그린이다. 페어웨이에서는 오르막 형태라 그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세컨드 샷이나 서드 샷을 할 경우 그린 뒤쪽의 긴 나무를 보고 치는 것이 방법이다. 일반 아마추어들은 이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고 파 세이브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일곱 번째 홀(파3)은 내리막이 심한 숏홀로, 정교한 샷이 필요하다. 그린이 둥그렇게 넓어서 티샷 실수를 크게 하지만 않으면 파 세이브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언샷이 좋은 실력자들은 버디를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다른 숏홀보다 홀인원이 나올 확률이 높아 보인다.
여덟 번째 홀(파4)은 마치 아일랜드홀처럼 꾸며졌다. 장타보다 방향·정확성이 필요한 곳으로, 왼쪽은 워터해저드이고 오른쪽은 오비(OB)구역이다. 이곳 역시 티박스에 서면 페어웨이가 굉장히 좁게 보여서 티샷에 큰 부담감을 느낀다. 그러나 공간이 상당 부분 숨겨져 있다. 따라서 왼쪽 해저드 옆 나무, 오른쪽 경사면의 나무를 기준으로 치면 페어웨이에 안착할 수 있다. 아홉 번째(파4)홀은 약간 오르막 형태로 전원적 풍경을 자아낸다. 거리 부담이 크게 없어 티샷을 웬만큼 보내면 투온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오션 코스(10~18번 홀)
내리막이 심한 숏홀인 오션코스 7번 홀(파3) 티박스.
후반 첫홀(파4)은 페어웨이 언듈레이션과 그린 주변의 마운드 선형이 파도 치듯이 연출됐다. 왼쪽으로는 멀리 대변항 앞바다가 보인다. 다음 11번 홀(파3)로 가는 길은 제법 멀다. 숲속에 꼬불꼬불 조성된 카트길을 타고 가다보면 자연림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또 11번 홀은 스토리가 있는 곳이다. 티박스 오른쪽에 작은 동굴이 있는데, 과거 이곳에 황금박쥐가 서식했다고 전해진다. 이 홀은 정면으로 그린이 한 눈에 보이고, 그린과 주변이 비교적 넓고 평평해 부담감이 덜하다. 실수만 없다면 버디와 파를 노릴만 하다.
12번 홀(파5)은 거의 직선으로 길게 뻗어있는데, 페어웨이 왼쪽 편으로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기분이 든다. 페어웨이 폭도 비교적 넓은 편이다. 하지만 그린까지 거리가 상당히 길어서 투온은 어렵다.
13번 홀(파4)은 이 골프장의 '백미'로 꼽힌다. 전체 홀 중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워서다. 티박스 바로 뒤(그늘집)에 서면 대변항 앞바다가 손에 잡힐 듯하다. 오른쪽으로는 해동용궁사 쪽 해안선이 길게 이어져 있다. 하지만 이 홀은 상당히 까다롭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고 바다 경치에 취해 있다가는 보기 또는 더불보기 이하로 타수를 잃기 쉽다. 우선 티박스 앞의 커다른 워터해저드가 위압감을 준다. 티샷이 정확하지 않거나 거리가 짧으면 공은 물 속으로 사라진다. 공이 워터해저드를 넘어가도 오른쪽으로 놓이면 세컨드 샷이 힘들다. 정면에 긴 나무가 떡 버티고 있어서다. 이럴 경우 핀을 직접 공략하기 어렵게 된다. 나무를 직접 넘기거나 아니면 끊어서 가는 것은 골퍼의 선택에 달렸다.
14번 홀(파4)은 자연암벽과 해송이 어우러진 것이 인상적이다. 15번 홀(파3)은 티박스 왼쪽으로 연못이, 오른쪽으로 나무숲이 길게 조성돼 있다. 그린 뒤에는 바다가 보인다. 덕분에 아일랜드홀을 연상케 한다. 레귤러티에서 티샷을 하면 7번 또는 6번 아이언 정도가 무난하다. 16번 홀(파5)은 오션 코스에서 가장 어렵다. 이 골프장에서 최장 거리인 데다 도그레그 홀이다. 실력자가 아니면 '스리온'도 힘들다. 우선은 티샷이 좋은 지점에 가야 한다. 슬라이스가 나는 사람은 오른쪽 나무숲이 복병이다. 하지만 이 홀은 주변에 나무들이 무성해 자연미를 물씬 풍긴다.
17번 홀(파4) 역시 도그레그 홀로, 티박스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그린은 워터해저드 오른쪽에 있는데, 티샷을 할 때 어느 방향을 봐야 할지 조금 헷갈린다. 이 경우에는 오른쪽 페어웨이의 나무가 열쇠다. 이 나무를 기준으로 샷을 날리는 게 좋고 세컨드 샷을 하기도 편해진다.
마지막 18번 홀(파4)은 미들홀 중에서 거리가 가장 짧고 직선 형태라 공략하기가 쉬운 편이다. 티샷만 웬만한 거리에 갖다 놓으면 숏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할 수 있다. 단, 그린 앞 오른쪽의 모래 벙커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구천서 회장
- "돌 하나, 나무 한 그루까지 그대로 살린 생태골프장"
"우리 골프장은 생태골프장입니다. 기존의 나무 등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려서 설계했습니다."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구천서 회장은 코스 특징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돌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게 했다는 얘기다. 또 각 홀마다 특색있게 조성해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골프만 치는 게 아니라 숲속에서 자연과 함께 힐링을 할 수 있는 코스로 꾸몄다고 구 회장은 덧붙였다.
구 회장은 경영방침에 대해 "명품 골프장과 국내 최고의 골프장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일본의 명문 골프장 두 곳(도쿄 치바이츠미, 요네하라CC)에 조장급 캐디(진행원)와 팀장들을 보내 체험 연수를 시킨 것도 이런 취지의 일환이다. 다음달 초에는 2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이용객들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각 코스에 다양한 티박스를 설치, 실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여성 골퍼는 자신의 평균 스코어보다 3~4타 정도 덜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골프앤리조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인기 골퍼 안신애 선수와 2016년까지 후원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5~6명의 좋은 선수들로 골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