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군 인두를 써서 종이(한지), 비단. 목판(木), 대나무(竹), 상아(象牙)의 면을 지져서 그림 또는 무늬를 그리는 전통공예 낙화(烙畵)민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성훈씨(45)가 지난 달 11일 배다리 헌책방골목에 낙화민화미술관을 개관했다.
낙화미술관을 개관한 정성훈작가는 부평구 갈산동 '사근다리' 출신의 인천토박이로 인천시민의 향수가 가득 배어 있는 배다리 재건과 발전.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전통공예인 낙화민화의 전통성과 맥을 이어가는 장인이다. 그런 그가 낙화민화의 역사성, 심미성, 향토성, 예술성을 널리 알리고자 낙화민화미술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낙화미술관은 배다리철교에서 옛 문화극장 방향으로 50여 미터 떨어진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식 건축양식으로 겉 포장된 좁은 출입구에 들어서면 배다리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래된 건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 새 둥지를 틀은 낙화민화미술관 역시 60여전에 세워진 오래된 창고건물 중 하나다.
1950년도에 건조된 창고건물은 서민 경제활동의 중심지였던 동인천 배다리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창고는 그 당시 배가 접안하는 선착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던 물류창고로 보이고 배다리 삼거리 빨래터 근처 우각로 초입에(헌책방 거리) 위치하고 있다. 이 건물은 황토벽돌과 황토벽, 회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원목으로 천정을 떠받치고 있는 오각형 근대식 창고다.
창고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벽에 황토를 덧바른 거 외에는 어느 한 곳 뜯어내거나 새로 증설한 것이 없다는 미술관은 오직 낙화공예의 계승과 보급, 실용화를 향한 집념과 의욕으로 탄탄하게 무장한 작가가 개관한 미술관답게 한 길을 걸어온 장인의 열정과 혼이 담긴 작품들이 옛 건물의 운치와 조화를 이루며 전시되어 있다.
정성훈작가는 오래되고 낡은 창고건물이지만 이곳이 낙화민화미술관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는 자랑과 함께 이곳이 배다리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재건하는데 꼭 필요한 보존적 가치가 있는 창고건물이라 귀띔한다.
인천이 ‘문화인천’이 되길 소망한다는 정성훈작가는 미술관 안내를 마치고 가슴에 품고 있는 배다리의 미래와 낙화민화미술관 역할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먼저 서울의 인사동과 북촌의 한옥마을 같은 특색 있는 거리를 인천에서 찾는다면 당연히 ‘배다리 헌책방거리’라 생각한다며 역사적 가치와 인천사람들의 향수와 추억이 녹아있는 배다리에 「역사문화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곳에서 천직이라 여기며 걸어온 예술인생의 결정체인 낙화민화의 역사성, 심미성, 향토성의 홍보와 전수, 창작활동은 물론 선대장인들의 작품 고증과 집필을 통해 좀 더 체계적인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낙화민화미술관은 앞으로 전시회 뿐 아니라,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배다리에 새로운 볼거리와 쉼터를 제공하는 인천최초의 ‘낙화민화 사료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낙화민화미술관 개관은 역사문화마을을 만들기 위한 첫 노력인 셈이다.
2층 구조의 낙화민화미술관을 둘러보는 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던 낙화민화의 예술세계를 만나 볼 수 있다.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작업을 손으로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수고와 시간, 열정을 쏟아 부어야 했을까? 또 전통공예로서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작품들이 왜 찬밥신세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들을 두루 해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작품설명을 듣는 동안 감탄보다는 작가에 대한 격려가 더 앞서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정성훈작가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낙화민화미술관은 정성훈작가가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결실이자 첫 행보다. 그는 이곳에서 역사문화마을, 낙화민화사료관, 낙화박물관을 세운다는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가 일구고 개척한 낙화민화의 전통성과 그 맥이 끊이지 않고 세상에 묻히지 않도록 자부심을 심어주고 낙화민화공예 분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배다리의 모든 상점이 불을 꺼도 낙화민화미술관을 불을 밝힙니다. 낙화에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그냥 지나가시다 들러도 됩니다. 섬세한 작업을 요하다보니 심리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모두 환영합니다.” -낙화민화작가 정성훈-
찾아가는 길
배다리철교에서 송림로터리 방향으로 (옛 문화극장) 가는 도로 옆 ‘약 50M 지점’,(배다리 국민은행 출장소 맞은편 조흥상회, 늑대.여우컴퓨터 옆)
HP:011-9167-3035, 블로그「낙화민화공방 http://blog.naver.com/jsh3035」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