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hief's Diary : 대재앙 -
쿠웅
유와 엘을 맞아들이던 문이 닫혔다.
“어? 왜 갑자기 문이……!”
“강산영! 얼른 돌아와! 경비들이 유엘을 잡으러 오고 있어!”
“큭……. 조금만 다가가면 되는데.”
경비들이 몰려온다는 말에 산영은 서둘러 자리를 뺐다.
그리고 유와 엘은 뒤에 닫힌 문을 바라보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문이 닫혔어……?”
“……틀렸어, 안 움직여.”
“엠, 어떻게 된 거야!”
유와 엘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다급한 엠의 목소리뿐이었다.
“모, 모르겠어! 갑자기 보안 장치가 가동을……. 이런, 아무런 명령어도 안 들어! 누가 일부러 보안 장치를 작동시킨 모양이야!”
“누군가가 일부러 보안 장치를 가동시킨 것 같다고요?”
유는 무슨 말이냐며 제어 컴퓨터가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제어 컴퓨터의 경고 화면도 아니고 유와 엘을 지켜보는 산영의 얼굴도 아닌, 어디선가 갑작스레 생겨난 빛줄기, 고온의 레이저였다.
“저, 저게 뭐지?”
“앞에도 있어, 오빠.”
유와 엘은 자신들의 앞뒤에 놓인 붉은 레이저에 잠시 주춤했다. 그러다 복도 내부의 불빛이 깜박인다고 느낀 순간.
키이이잉
“젠장, 온다.”
유는 레이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목 언저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레이저. 재빨리 몸을 숙인다. 두 레이저가 교차해 지나가고, 다시 한 번 역습. 이번엔 두 개. 중앙이 텅 비었다. 앞으로 뛰어들었지만, 그새 세로로 한 줄이 더 추가된 레이저.
“이러다 죽겠어요! 무슨 수 없어요?”
“잠깐만 기다려 봐!”
이번엔 좀 더 몸의 좌우 폭을 줄여 레이저를 피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또 다시 세로로 한 줄이 추가된 상황. 중앙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가로 줄 하나가 생겨나 그들을 당혹케 했다.
“어, 얼른 엎드려!”
서둘러 엘을 엎드리게 한 유 자신은 벽을 탈 때 쓰는 흡착기를 꺼내 천장에 붙이고 몸을 바짝 끌어당겨 겨우겨우 레이저를 피했다. 그의 머리카락 몇 올이 레이저에 잘려 하늘하늘 바닥에 떨어졌다.
이젠 갈 곳이 없다. 가로로 세 줄, 세로로 세 줄.
‘여기가 끝인가……!’
유는 까득 이를 갈았다. 말 그대로 그물망. 몸이 잘리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텐데.
그때 엠이 말했다.
“찾았다! 그걸 파괴하면 돼! 천장에, 중앙컴퓨터가 있는 쪽, 에, 그러니까…….”
“빨리 말해요!”
“에……. 그, 그래! 맞다! 감시 카메라! 저게 인공지능 컴퓨터의 눈이야!”
유는 서둘러 M963저격 라이플을 들었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어 중앙 컴퓨터 천장의 감시 카메라를 노렸다. 되돌아오기 시작한 빛줄기들, 이어서, 유의 절규.
“제발 맞아라!”
타앙
총성이 울려 퍼졌다. 불꽃과 함께 태어난 탄환. 그것은 총신에서 벗어나, 바람을 일으키며, 탄환은 가까스로 그물망을 피해 감시 카메라에…….
꽂혔다!
퍼석 파직 팍
전자탄이 감시카메라를 파괴하자 레이저는 유엘의 코앞에서 우뚝 멈춰 서더니 곧 사라졌다. 동시에 복도 문이 열렸다. 유와 엘은 살았다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죽다 살아났다는 느낌을 실감하고 있는 그들의 다리는 이미 힘이 풀려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알람이 울려 퍼졌다.
애애애앵
“아, 알람?”
“제길. 저 인공지능 컴퓨터라는 게 경보를 작동시켰나 봐. 얼른 가자.”
유와 엘은 붉은 등이 깜박이는 복도를 지나 중앙 컴퓨터에 다가갔다. 그 때문에, 뒤에서 산영이 도로 제어 컴퓨터실을 나와 버렸다는 걸 그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자신들이 처음에 찾고자 한 인공지능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케이블이 꽂혀 있는 외장형 검은색 상자. 재빨리 유가 케이블을 뽑자, 일순간 주변이 암흑처럼 깜깜해졌다. 단지 붉은 사이렌만이 정신없이 돌아갈 뿐이었다.
“역시 왔군.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었어.”
“우리가 평소에 했던 대로 하면 된다! 제어실로 가자!”
밖에서 요란한 목소리가 들리자 유엘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다시 입구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새 늘어선 경비들이 일제히 기관총을 조준하자 유는 서둘러 양쪽으로 물러섰다. 그리고 곧바로 섬광탄을 꺼내 입구로 던졌다.
퍼엉
“좋아, 가자!”
섬광탄이 터지자마자 유와 엘은 입구를 향해 돌진했다. 양손에 총을 쥔 유는 당황해하는 경비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엘이 뒤에서 데저트 이글을 맞잡고 쏘았다. 동시에 앞을 뚫기 위해 움직였다.
간신히 경비병들 사이로 틈이 생기자, 둘은 그 안으로 무작정 달렸다. 엘이 앞서나가 그 거대한 양손 검을 휘두르는 탓에 틈은 곧 사람 서너 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의 통로가 되어 버렸고, 유와 엘은 복도를 지나자마자 바로 옆을 향해 달렸다. 마침 그 반대쪽에서 달려오던 경비대장이 소리쳤다.
“이런 머저리들, 올 걸 알고 있으면서 그냥 놔 주냐! 얼른 쫓아! 최소한 이 녀석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시야에 담아 둬야 할 거 아냐!”
다른 경비들은 대장에 목소리에 찔끔 놀라 서둘러 유엘의 뒤를 쫓았다. 경비대장도 발을 놀리며 욕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 경찰 배지만 아니었음 편하게 놀고 먹…….
“……고 자는 건데, 하고 후회하는 중이신가요?”
귓속으로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경비대장은 화들짝 놀라며 서둘러 말대답을 했다. 강산영이란 여자애였다.
“아, 아니, 난 단지…….”
“대답은 됐어요. 그보다 지금 유엘의 위치가 어디쯤 되죠?”
“아마 3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일 거야.”
“그럼 유엘을 정문 쪽으로 유도하시고 그 이상 쫓지 말아 주세요. 어차피 가짜 프로그램이 깔린 구식 하드디스크니까 유엘이 가져가도 상관없겠죠?”
“상관이야 없지만 그러다 우리 보안 체계 구멍이 알려지면…….”
“나중에 바꾸면 되죠.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러고선 또 사라져 버리는 목소리. 30대 중반이나 되는 자신이 이제 겨우 고2쯤 되었을까 싶은 아이에게 찍 소리 못하는 것이 불만스러웠는지 그는 한 차례 더 욕을 내뱉은 뒤 동료들의 뒤를 따라 달렸다.
한편 그걸 모르는 엠은 그들에게 소리쳤다.
“2층 계단 좌우에 적이 몰려오고 있어!”
“어디로 가야 하죠?”
“지금 경비들의 대치 방향으로 보면, 정문 외엔 답이 없을 것 같아!”
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현재로서는 도망칠 곳이 그 곳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녀석들이 앞길은 막지 않고 좌우로만 들어차는 까닭에 앞길 외에는 도주로가 없었던 것이다.
타타타타
“읏, 젠장.”
탕 타탕
재빨리 반격을 가한 유는 쓰러지는 경비병 뒤로 또 다른 경비가 달려와 총을 들자 그 곳을 향해 총구를 돌렸다. 그러나 그보다 한 발 먼저 엘이 달려가 칼등으로 그를 쳐 날렸다. 경비는 칼등에 떠밀려 멀리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무리해서 잡지 마라! 잡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
경비 대장은 무전을 통해 소리치며 앞을 향해 총을 들었다. 조준구로 스치는 유와 엘의 등.
두두둑
기관단총에서 불꽃이 터지자 탄환들이 그들의 등을 향해 날아갔다. 빌딩의 복도를 가로지르며 탄환은, 마침 총소리를 듣고 몸을 피하려던 유의 팔을 스쳐 지나갔다. 그 예리함에 유가 서둘러 몸을 피하며 가까스로 정문을 향해 도망치는 데 성공했지만.
산에 산 넘어 막다른 벼랑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엘 남매다! 정조준!”
차칵 척 탁
정문 가득 몰려든 경찰과 군대의 총구에 유와 엘은 멈춰 서야 했다. 정문에는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바리게이트를 만들고 유와 엘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 자리서 꿈쩍도 못하게 된 유는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엠에게 투덜거렸다.
“정문으로 도망치면 된다면서요. 엠.”
“조금만 기다려 봐. 어떻게든 될 테니까.”
그 ‘어떻게든’이 의미하는 게 우리가 잡히는 것이 아니길 바라며 유는 총을 꽂아 넣고 천천히 양손을 들었다. 잡히더라도 정말 어떻게 되기 전까진 엠이 어떤 수를 써 줄 거라 생각한 까닭이었다. 물론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 까닭에 그는 머릿속으로 요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 차례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걸까. 순순히 끌려가는 게 좋을까. 아님…….
이 여자를 인질로 잡는 게 좋을까.
“또 만났군요. 유엘.”
“그렇게 반갑진 않군.”
“잡히기만 한다면 이런 지겨운 만남을 계속하지 않아도 될 텐데요.”
“그건 안 되지. 여기서 잡히면 뭐가 되라고?”
유는 싱긋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의 미소를 본 건지 못 본 건지, 산영 역시 시은을 향해 미소 지었다. 둘 사이엔 묵직한 침묵이 오갔고, 엘은 그런 산영에게 들킬까 일부러 얼굴을 돌려 사방을 살폈다. 일단 도보로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 군대들이 모두 막아선 까닭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군요. 제가 유엘 남매를 알게 된 것도, 그들의 뒤를 쫓기 시작한 것도, 그들에게 제 아빠가 돌아가신 것도…….”
“…….”
문득 이라의 붉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인 걸까. 산영은 천천히 유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이젠 정말 도망갈 곳이 없겠죠? 뒤돌아 뛰어내릴 창문도 없다고요.”
“후후, 그도 그렇군. 하지만 찾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갈 곳이 없으니 신을 찾는 건가요? 뭐, 정의의 신이 기다리고 있긴 하겠지만.”
계속 발을 옮기며 산영은 입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그들의 거리는 손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도망가고 싶으시죠?”
아까와는 다른 소곤소곤한 말투로 산영이 물었다. 유는 두말하면 잔소리라는, 그러나 한편으론 좀 비굴했는지 혀 차는 소리를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엘은 긴장 어린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때 산영이 생각지도 못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럼 날 인질로 삼아요.”
“그러지……. 아, 자, 잠깐, 뭐라고?”
“날 인질로 삼으라고요.”
순간 유는 자신의 귀가 제정신인지부터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람 잡지 못해 안달하던 산영이 왜 이러는 걸까? 혹시 자폭을 시도할 생각인 건 아닐까? 경찰들이 협박? 아니면 단순히 돌아버린 것?
“……왜 그런 눈으로 날 봐요?”
“아, 아니,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고, 또…….”
“단순히 미안해서 그래요. 이번 일은 경찰 내부에서 제멋대로 출동한 거라 진검 승부를 낼 수 없다고요. 난 내 손으로 꼭 두 사람을 붙들고 싶을 뿐이에요.”
“우리야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좋지. 하지만 넌 우릴 믿나? 경우에 따라선 인질을 죽이는 것도 가능할 거야. 그것뿐만이 아니라…….”
“그 외에 뭘 붙여도 상관없어요. 전 제가 한 번 마음먹은 건 웬만해선 잘 고치지 않으니까요. 지금이 그 웬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나중에 오히려 우릴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산영은 싱긋 미소 지었다. 물론 절호의 기회였지만 유로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이건 꼭 얼른 보쌈 해 가라고 문 열어놓고 다소곳이 기다리는 처녀 모습이 아닌가. 더구나 그 여인이 어떤 속내를 품고 있는지 모르는 여우인 바에야. 잡아가기 전에 망설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때 엠이 크게 소리쳤다.
“유! 얼른 그 애를 잡아!”
“예? 왜요?”
“주변 지붕을 봐! 저 애가 너희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간 탓에 저격수가 배치되기 시작했어!”
유는 힐끗 주변 지붕을 살폈다. 과여 맞은편 건물 옥상에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저격수들이 제 자리를 찾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저격 라이플을 꺼내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
그는 갈등했다. 이 여자를 잡아야 할까, 잡지 말아야 할까. 정답은 산영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유로서는 오히려 그것이 더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이 산영이란 사람이 뭘 하게 될지 불안해 견딜 수가 없는 까닭이었다. 인질로 삼는다고 속이고 되레 뒤통수를 치는 건 아닐지. 더구나 그런 의심은 시간이 갈수록 수위를 더해 가기만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엠과 산영의 말은 그를 혼란 속으로 밀어넣었다. 잡아야 한다는 메아리는 귓속을 뚫고 한껏 머리를 헤집은 뒤에야 겨우 바깥으로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그것은 유에게 있어 반드시 해야 할 일, 그러나 왠지 하기 싫은, 그런 기분을 안겨주었다. 그러는 동안 자리를 잡은 저격수들의 조준은 그의 머리로 향하고 있었다.
결국 결정을 내린 유.
“모두 꼼짝 마!”
재빨리 산영을 붙잡고 총을 꺼내든 그는 앞을 향해 소리치며 산영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잠시 풀어져 있던 경찰과 군대들은 모두 다시 총을 치켜들었다. 엘은 자신이 다칠까 하는 생각에 유의 등 뒤로 다가섰다. 유는 앞을 향해 소리쳤다.
“물러서! 길을 트지 않으면 이 여자를 죽일 테다!”
그러나 유엘을 둘러싼 사람들은 그 곳에서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러날 생각조차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다른 누구의 명령도 없는 상태였다. 난생 처음 인질극을 벌이는 유 역시 이들이 쉽게 물러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인질극이란 건 최후의 방어 수단이자, 자신의 탈출구를 앗아가는 배수진과 같은 것이니까.
하지만 예상치 못한 등장이었다.
“모두 물러나세요! 저들을 놔 줍시다!”
누군가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며 앞으로 나섰다. 일동의 눈길이 그 곳으로 향했다. 산영과 함께 유엘을 미행하던 신참 형사의 목소리였다. 갑작스레 모두의 주목을 받은 그의 표정이 슬쩍 빨개졌지만 형사는 경찰들더러 물러나란 손짓을 했다. 그 사이 유와 엘은 경찰이 터 준 길을 따라 나서며 주변을 경계했다. 저격수들의 손끝은 방아쇠에 거려 있었지만 발사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그들은 멀뚱히 그들을 보내야 했다.
간신히 포위에서 벗어난 유와 엘을 곧바로 으슥한 골목길로 천천히 산영을 끌고 들어갔다. 경찰들이 곧 그들의 뒤를 쫓았으나 유와 엘의 모습은 그 자리서 사라진 후였다. 곧바로 수색에 들어갔고 그 근방 1km를 아무리 뒤져도 유엘은 도통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없어.”
건물 밖을 살피며 경찰들의 동향을 감시하던 엘이 말하자 어느새 엠의 뒤로 다가온 유는 산영을 잡아 놓던 손을 풀었다. 겨우내 유에게서 벗어난 산영은 연신 어깨를 매만져야 했다. 그걸 바라보던 유가 미안했는지 입을 열었다.
“이거 본의 아니게 빚을 진 셈이 되었군. 나중에 갚아 주지.”
“꼭 갚아줘야 해요. 물론 저에게 잡힌다는 조건으로.”
“하하,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나에겐 너무 어려운 조건이야.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또 보지. 우린 이만.”
간단하게 한 마디를 내뱉은 유는 엘, 엠과 함께 바삐 건물에서 나왔다. 인적이 사라진 빌딩엔 어느덧 차디찬 냉랭함이 깃들어 있었다.
산영은 잠시 그 침묵을 음미하다 휴대폰을 치켜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를 받은 것은, 산영이 인질로 잡혔을 때 유엘을 놓아주자 소리친 그 신참형사였다.
“여보세요. 아저씨?”
“그래. 무사하냐? 제대로 붙였고?”
“네. 추적 잘 하고 있죠?”
“물론이지. 유엘 검거에 투입된 경관과 군대의 불만이 좀 세지만.”
“그렇군요. 이따가 제가 그 빌딩으로 갈게요.”
형사의 짤막한 대답을 뒤로 하며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동시에 짙은 미소를 그렸다.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 너희들이 눈치 채지 않는 한, 난 언제 어디서든 너희의 위치와 움직임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추적게임이 시작되었다.
아씨 ㄱ- 대화 엔터 자꾸 까먹네요[ㄷㄷ;] 전편의 대화 엔터가 되지 못한 점은 양해해 주시길[...]
여하튼 뭔가가 달린 채로(?!) 끝나는 이번편입니다'ㅅ'/ 사실 중간에 나온 '레이저'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서 따 온 거라죠:D[응?;] 한편으로 이라를 등장시키고 싶었지만, 후에 어떻게 전개될지 걷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패스해버렸[...사실 아깝지만 말이죠;ㅂ;]
다음편에는 여러 모로 다양한 추적씬을 선보이...진 않고[응?;] 다만 이라의 행보에 대해 집중하면 여러모로 흥미로운 편이 될 겁니다.
그럼 다음주에 뵈요'ㅂ'//
-----다음편 예고-----
#24.추적(追跡)
"그 앤 벌써 일어나서 씻고 있어."
"집 주인 이름이 안성환이랬나요?"
"얼른 가요. 그들이 아까 어디로 이동한댔죠?"
"그게...학교로요."
"...아냐, 아직 속단하긴 일러."
"...어쩌면 저와 그이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된 걸지도 몰라요."
"뭐...맛만 있다면야."
"그러고 보니... 그 날이 얼마 안 남았군."
"쟤네 진짜 사귀나?"
"아까 네가 말했던 거, 아직도 괜찮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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