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여름이 오면 (이해인)
태양과 나무와 숲은 나의 친구
셔터스톡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 서로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는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나의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이해인(1945~), 대한민국의 수녀, 시인
사람들에게 활력소와 휴식처가 되어 주는 태양과 산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너그러운 마음을 전한다.
더워지는 요즘, 계절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이해인은 천주교 수녀로 많은 시와 수필 등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그리스도교와 무관한 사람에게도 시인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시는 1980년대 이후 수십 년간 남녀노소나 지식수준, 직업 등과 상관없이 수많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교과서에도 적지 않은 시가 수록됐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