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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People-가하고 가, 그리고 가
“가하고 가, 그리고 가가 왜 만난데여?”
“오랫동안 얼굴을 못 봐가꼬 보고 싶어 만난데여.”
“참 좋아. 홀라당 까발리야겠네.”
“안 돼여.”
“왜 안 되여?”
“가가 싫어할까봐 그래여.”
“싫어한다고? 싫어하는 가가 누구라? 처음에 가를 보고 싶다고 말 꺼낸 가라, 그 말을 가한테 전한 가라, 아니면 마지막으로 그 말을 듣고 밥값 내겠다고 나선 가라?”
“내 생각이긴 한데, 처음에 보고 싶다고 말 꺼낸 가도 그렇고, 밥값 내겠다고 나선 가도 그래.”
“걱정 하지 마. 싫어 안 해여.”
“우예 고래 생각해여?”
“가는 친구 보고 싶다 캤고, 가는 밥값 내겠다 카는 건데, 그 좋은 일을 가지고 감출 게 뭐 있냔 말이야.”
“뒷소리들 할까봐 그런 거지 뭐. 안 그래여?”
“왜 ‘안 그래여?’라고 해가꼬 날 끌고 들어갈라꼬 그래여. 고마 신경 확 끄버려. 뒷소리는 뒷소리일 뿐인데, 뭘 그래여. 우예뜬 난 까발릴 거야.”
“그래도 가들한테 물어보는 기 좋아여.”
“네가 그리하든 말든 난 상관 안해여. 우예뜬 난 고래 못해여. 당초에 나를 끼우지를 말았거나. 나는 남 눈치 보면서 쉬쉬하는 그런 모임에는 함께 할 생각이 없어. 쉬쉬해서 만났다가 누가 뭐라카만, 그게 더 큰 문제가 되는 법이거든.”
“그래도 아무래도....”
“아무래도는 뭐가 아무래도야. 그냥 시원하게 까발리고 말자꼬.”
“다들 원체 인터넷에 이름 오르는 걸 싫어하니까 그래여. 가들 입장도 생각해줘야 되여.”
“내 그거 모르는 바 아니라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알아여. 특히 가가 좀 더 심해여. 내가 가 이야기를 인터넷에 공개했다가 가한테 얼마나 혼났는지 너는 모를 거야. 가도 한 고집 하지만, 나 또한 마찬가지거든. 내가 공개한 걸 가지고 시비하지 말고, 내 앞에 안 나타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막 대들었지. 그래가꼬 그 이후로 가가 좀 변했더라고. 그러니 가 걱정은 안 해도 돼여.”
“에이,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해라.”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이정인 친구가 강동의 단골집인 ‘숯불 사랑’으로 몇몇 친구를 불러 모아 번개 모임을 한 자리에서, 나와 권영식 친구 그렇게 둘이 나눈 대화가 그랬다.
강북 그것도 북쪽 끝쯤 되는 곳에 사는 이정인 친구가 남쪽 멀리 그것도 강 건너까지 넘어와서 벌이는 그 정성이 너무 고마워서, 일거리를 들고 포천으로 의정부로 발바리처럼 싸돌아다니느라 지치고 힘들었음에도, 흔쾌히 그 모임에 끼어들어 어울렸던 참이었다.
나와 권영식 친구가 주고받았던 그 대화에 등장하는 가하고 가, 그리고 가가 만나는 날이 내일로 코앞에 다가왔다.
오후 5시 30분쯤 해서,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으로 찾아오기로 서로 약속까지 되어 있는 판이다.
권영식 친구는 이 만남을 이름 하여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했다.
우정이 아름답게 여울질 것이 분명해서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 문을 닫아 걸어놓아서는 안 될 일이다.
아내도 내 그 마음 알아차린 듯, 삼천포 수산시장의 단골 횟집에 회 주문도 이미 끝내 놨다.
함께 우정으로 여울지고픈 친구들의 발걸음을, 강 건너 봄소식 전해오듯, 내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첫댓글 어디 회한점먹어면서 한해를 마무리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