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 엉뚱한 형제애를 부르짖고 나섰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유력 스포츠신문인 둥팡티위르바오(동방체육일보)는 14일자에서 “중국이 최종 예선에 나갈 수 있도록 홍콩이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현재 중국은 월드컵 2차예선 4조에서 승점 12점으로 쿠웨이트와 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골득실에서 2점을 뒤져 2위에 처진 상태. 중국이 2차예선 마지막 경기인 다음달 17일 홍콩전을 이긴다해도 쿠웨이트도 말레이시아를 꺾을 경우에는 골 득실차로 최종 예선 진출 팀을 가려야한다. 쿠웨이트가 5패만을 기록중인 4조 최약체 말레이시아를 이길 확률이 높아 중국으로서는 무조건 홍콩에 대승을 거둬야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둥팡티위르바오는 중국이 13일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패하자 “중국축구협회 얀쉬두오 회장이 친애하는 형제인 홍콩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눈물이라도 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홍콩에 머리를 숙여야하는 상황을 빗대 “고양이가 쥐에게 빌고 있는 격”이라며 “진정한 축구 혁명”이라고 보도했다.
얀쉬두오 회장은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의 부패 스캔들로 인기를 잃은 데다 쿠웨이트전 패배 이후 사임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홍콩행을 포함한 향후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이같은 보도에 승부조작의 가능성을 대비해 감시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채기자 menthol@
AFC, "중국-홍콩 월드컵 예선 예의 주시"
[연합뉴스 2004-10-15 16:27:00]
(콸라룸푸르 =연합뉴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다음달 17일 열리는 중국 과 홍콩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조 최종전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경고했 다.
피터 벨라판 AFC 사무총장은 15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는 중국-홍콩전 결 과를 매우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만일 그 경기에서 웃지못할 일이 발생한다면 중국과 홍콩 모두 스스로 저지른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FC가 아직 한달이나 남은 월드컵 예선전을 놓고 먼저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은 중국이 현재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 벼랑 끝 위기에 몰려있기 때문.
4조에서는 쿠웨이트와 중국이 4승1패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쿠웨이트가 2점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양팀 모두 약체 말레이시아(5패)와 홍콩(2승3패)을 최종전 상대로 남겨두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쿠웨이트가 말레이시아를 무난히 이긴다고 가정하면 홍콩전에서 반드시 다득점 승리를 거둬야 할 처지.
중국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이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홍콩이 협조해야만 한다 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해 벌써 승부조작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중국이 홍콩을 1-0으로 꺾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본선 무대에 데뷔한 중국축구는 올해 자국에서 열린 2004아 시안컵에서 준우승하는 등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좌 절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