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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꽃사랑음방 스크랩 존경하는 선생님께 - 아델라이데
궁리 추천 0 조회 93 07.08.12 22:1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존경하는 선생님께

            여기 몇 년전 출판된 저의 작품을 보내 드립니다.
            송구스럽게도 이 곡은 선생님께 알리지도 않고 발표했습니다.
            변명같지만...
            사과드리는 마음으로 선생님께 이 곡을 바칩니다.
            선생님께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까닭은
            선생님 주소를 모르기도 했거니와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허락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감히 이 곡을 바치기가 두려웠던 것이지요.


            이제나마 아델라이데를 보내 드립니다.
            한창 성장하는 예술가에게 한 해 한 해 다가오는 변화가
            어떤 것인지 아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술가는 발전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지난 작품에 대해 좀처럼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의 고결한 작품에 붙인 이 곡을
            못마땅하게 보시지만 않는다면
            저로서는 소원이 성취된 것과 다름없습니다.


            선생님께서 감흥이 일어나
            그에 버금가는 시를 지어 주신다면
            제 부탁을 들어주신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새로 지은 시를 제게 보내 주신다면
            정성을 다해 선생님의 아름다운 시상에
            가까이 다가서 보겠습니다.


            이 곡을 바치게 된 것을
            제가 아델라이데를 작곡한 기쁨의 표시로 여겨 주셨으면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영혼의 즐거움을 얻은데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시로
            받아 주십시오.
            선생님의 시는 제게 항상 즐거움을 주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가끔 아델라이데를 들을 때 저를 꼭 기억해 주십시오.


            - 1795년 8월 4일 -

 
베토벤이 쓴 이 편지는
시인 프리드리히 폰 마티손(1761-1831)에게 보낸 것입니다.
예술가곡 <아델라이데 - Adelaide>는
그의 나이 25살 때 작곡한 것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정열적인 찬가.
슈트트가르트의 극장 지배인과 극장장을 지냈던 마티손은
많은 노래의 가사를 쓴 시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델라이데>는 예술가곡으로 썼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베토벤은 이 곡의 초판 악보에
'피아노 반주와 독창을 위한 칸타타"라고 써놓았던 것입니다.
어쨋거나 이 곡은 베토벤의 예술가곡 중에서
<그대를 사랑해 - Ich Liebe Dich>와 함께
널리 애창되는 곡입니다.


 

Marie Adelaide,1742,Galleria degli Uffizi/Nattier,J.M


아델라이데


나뭇가지 사이로 빛나는 햇살에
부드럽게 둘러싸인 봄의 들판에서
나는 외로이 방황하네,
아델라이데!


거울 같은 강물에서, 알프스의 눈 속에서,
해 저물녘 황금빛 구름에서,
밤하늘에 뿌려진 별 밭에서
그대의 모습이 빛나네,
아델라이데!


나무그늘 속에서 속삭이는 저녁바람
잔디에서 바스락거리는 오월의 은방울
파도는 포효하고 꾀꼬리는 노래하네,
아델라이데!


오, 언젠가 내 무덤에서는
재가 되어버린 심장의 꽃이 피어날거야.
보랏빛 꽃잎 하나 하나에
그대 이름이 또렷이 빛나네,
아델라이데!


-프리드리히 폰 마티손-


 


첫사랑을 꿈꾸는 듯 설레임으로 가득한 아델라이데...
이 곡을 쓸 당시 베토벤은
젊은이답게 호방한 건반 터치와
자유분방한 피아노 연주로
빈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베토벤의 영웅적인 사고방식이 어떠했는지
그의 다음 말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갖도록 하자.
내 육체가 닳아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의 천재는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 나이 스물다섯이면
인간으로 완성되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닌가...
아무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이미 모든 것을 성취했어야 할 나이인 것이다.


- 베토벤 -


 
담대함과 정열은 모든 젊은이들의 상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음악의 천재가
사랑의 천재는 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어린 아이처럼 서툴기만 했던 베토벤.
어쩌면 그는 실연에 대한 아픔을
작곡으로 달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베토벤의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
마티손은 첫사랑에 빠진 젊은이의 가슴 설레이는 심정을
<아델라이데>에 멋지게 실어 놓았습니다.


베토벤의 사랑에 대한 환상과 동경은
30여 년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Fritz Wunderlich(분덜리히)/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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