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강론 >(5.26.일)
* 우리는 살아가면서 숫자 ‘3’을 많이 사용합니다. 삼세번, 삼각형, 삼박자, 그 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신데 성부, 성자, 성령으로 계십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기쁘게 살겠다고 결심하며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지난 5/15(수)부터 23(목)까지 7박 9일, 스페인, 프랑스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아직 시차적응 중이라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고, 몸살 난 분들도 있습니다.
- 5/15(수)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거쳐 바르셀로나로 갔습니다. 비행기로 14시간 날아가면서, 3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봤는데, 그 중의 하나가 <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였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정이 많던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고, 부모님이 우리 자녀들에게 저런 마음으로 사셨겠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후 가이드를 만나서, 성지순례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따기 힘든 현지 가이드 자격증을 스페인 최초로 받은 똑똑한 가이드였습니다. 원래 우리가 묵으려 했던 숙소는 4성급 호텔이었는데, 수도 배관이 고장 나서 5성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잘 없는데, 성지순례 처음부터 하느님의 특별한 보호를 느꼈습니다.
- 5/16(목) 지중해의 멋진 바닷가에서 교우들과 사진을 찍었고, 버스로 이동하면서, 천재 조각가 가우디가 만든 건물들을 본 후에, 해발 1236m에 있는 몬쎄랏으로 갔습니다. 2000년 9월에 부모님과 함께 갔던 금강산이 1만 2천봉인데 비해, 몬쎄랏 봉우리는 6만 개일 정도로 기암괴석이 즐비한 톱날 산이고, 1,000년 전에 분도회 수도원이 지어진 곳입니다.
14:30, 성지순례의 첫 번째 미사를 드렸는데, 그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검은색 성모자상입니다. 성모님은 지구를 상징하는 “나무공”을 들고 있었고, 아기 예수님은 솔방울을 들고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은 검은 성모님을 붙잡고, 자신의 소망을 빌었습니다.
- 5/17(금), 가우디의 최고 작품인 성가족성당을 순례했습니다. 이 성당은 공사를 시작한 지 141년이 넘도록 계속 건설 중이고, 언제 완성될지 모릅니다. 두 번째 미사는 11시, 성가족성당 지하경당에서 드렸습니다.
다음 코스였던 프랑스 루르드 성지는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성모님이 벨라뎃다 성녀에게 18번 발현한 곳인데, 성녀를 따라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사람이 수백만 명일 때도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버스로 7시간 걸리는 루르드로 가면서, 아주 커다란 쌍무지개를 보며 또다시 하느님의 큰 은총을 느꼈습니다. 성지순례 내내 비 예보가 있었지만, 건물 안에 들어가 있을 때와 버스에 타고 있을 때, 또 잘 때 비가 내렸기 때문에 거의 비를 맞지 않았고, 우산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그 역시 하느님의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버스 기사가 호텔 주소를 잘 몰라서 루르드 성지에 늦게 도착했지만, 비 오는 중에 21시 촛불행렬을 했는데, 지금도 “아베, 아베, 아베, 마리아” 합창이 들리는 듯합니다.
- 5/18(토) 06:45 마사비엘 동굴 미사를 드리고, 게르마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루르드 기적수를 받았습니다. 조식 후, 물의 예식에 참여했습니다. 예전엔 침수를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약간 바뀌어, 손에 물을 세 번 부어주면 손과 얼굴을 씻고, 마지막에 마십니다.
성모님 발현기념 성당들, 벨라뎃다 성녀 박물관과 성녀의 생가를 방문하고, 성체강복에 참석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21시 촛불행렬에 또 참여했는데, 저는 미국과 스페인의 주교, 사제들과 함께 성모상 바로 뒤에서 촛불행렬을 했고, 조장 5명은 전 세계 순례자들 대표와 함께 전례봉사하면서 특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 5/19(일) 06:00, 지하경당(La Crypte) 미사 후 아침을 먹었습니다. 올해 8월, 빠리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8-10시까지 루르드 도로를 일부 차단한다고 해서, 07:30에 짐을 챙겨, 셔틀버스를 타고 루르드 역으로 가서 09:25 빠리행 TGV를 탔습니다. 약 5시간 걸려 빠리에 도착한 후, 새로운 가이드를 만나, 몽마르뜨 언덕, 예수성심성당을 둘러보았습니다.
- 5/20(월)에는 몽쌩미쉘 수도원 본당에서 15시 미사를 드렸고, 5/21(화)에는 프랑스 중요 유적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France Miniature에 방문했고, 빠리에 가서 유람선을 탔습니다. 29년째 빠리에 사는 수녀님을 만나, 격려금과 한국 음식을 많이 보태줬습니다.
- 5/22(수) 8시에 출발했지만, 빠리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2시간 30분 걸려 10:30에 빠리 외방선교회 지하경당 미사를 드렸습니다. 7박 9일 동안 6번의 미사를 드리면서 우리 본당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중식 후, 빠리외방선교회 내부를 둘러보고, 빠리 CDG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필요하지만, 저, 조장 5명, 조원들이 삼위일체로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44명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성지순례 동안 느꼈던,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과 배려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충실히 살아가기로 결심해봅니다.
2.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았습니다. 삼위일체는 천주교 4대 교리로서, 천주존재, 상선벌악, 삼위일체, 강생구속입니다. 그 중에 삼위일체 교리는, 하느님은 한 분이시지만, 삼위(三位), 즉 성부, 성자, 성령으로 계신다는 뜻입니다.
신학자들은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성부는 창조사업을 하셨고, 성자 예수님은 십자가로 우리를 구원하셨고, 성령은 예수님에 의해 구원된 인류를 더 거룩하게 하십니다. 하지만 창조, 구원, 성화사업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공동업적입니다. 우리도 삼위일체 하느님처럼 하나 되어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인 동시에 ‘제39차 청소년 주일’입니다. 우리 본당의 청소년들 수가 적지만, 어렸을 때부터 인성을 키우고, 또 신앙생활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복사, 독서, 율동, 응송, 노래를 하면 미사 참석자 모두 즐겁습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기력한 캥거루족이 아니라, 뭐든지 척척 해내는 자립심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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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유머 : < 너그 아부지 뭐하시노 >
산골 초등학교의 새 학기가 되어, 선생님이 가정환경조사를 했다.
- 선생님 : 자! 오늘은 가정환경을 조사하겠어요! 철수야! 너그 아부지 뭐하시노?
- 철 수 : 돼지 키우는데예!
- 선생님 : 음! 양돈! 다음! 순돌이?
- 순돌이 : 포목점 하십니더!
- 선생님 : 응! 상업! 고달순! 너그 아부지 뭐하시노?
- 고달순 : 우리 아부지는 수산업에 종사하시는데예!
- 선생님 : 이리 온나, 이리 퍼뜩 나온나! 뭐 이리 깊은 산골에서 (볼을 찝어 흔들며) 수산업은 무슨 수산업!
- 친구들 : 맞는데예! 쌤, 실수 하시는데예!
- 선생님 : 고달순 그래? 수산업도 종류가 있을끼 아이가? 뭐하시노?
- 고달순 : 붕어빵 굽는데예!
- 선생님 : 뒤로 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