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들도 기다리던 나무 사귐 시작했어요.
선배들이 지난해 그린 나무그림을 표지로 삼아 공책 만들고,
한해 깊이 사귀어갈 나무 이야기를 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이야기 나누어요.
# 이준_살구나무
내가 고른 나무는 우리집 앞 살구나무다.
내가 살구나무를 만나기려고 하는 이유는 그동안 매일 매일 봐와서 익숙하고, 가까이 있어서
더 자주 관찰할 수 있고, 내가 봐온 식물 중에 가장 친하다. 그리고 그냥 마음이 끌린다.
3월 23일 (흙)
살구나무 꽃폈다! 나무 전체에서 딱, 한군데 우리집 베란다 창문 아주 가까운 가지에 꽃 한송이가 피었다. 점심만 지나면 더 필거 같다. 나무에 생기가 돈다. (아 그리고 가지가 조금씩 조금씩 자라서 몇년 사이에 몇십cm 가까워진거 같다.) 꽃이 거의 피려는 봉오리가 팝콘같아서 재밌다. 하루하루 변화가 보인다.
# 지현_자목련
내가 자목련을 고른 이유는 자색 목련이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가 그 목련을 한번도 자세히 지켜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한 해를 지내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냥 마음이 갔다.
3월 20일 (물)
목련나무 둥치가 얇다. 예쁘다. 벌써 가지 가지 끝끝마다 꽃봉우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달려있다. 끝 쪽이 이미 살짝 보라색이 된 것도 있다. 나무가 나를 내려다 보는 것 같다. 나도 나무 끝까지 올려다봤다. 저번주에 보지 않아 미안하다고 했다. 잘 받아주었겠지? 나무 옆에 더 큰 나무가 있어서 잘 튀진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그리 눈여겨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괜찮다. 내가 계속 볼거니까. 다음에 또 올게.
# 환 _앵두나무
집앞에 나무들 중에 한참 고민했다.
후보들 중 참나무, 앵두나무를 고르다가 결국 앵두나무로 정했다.
오늘은 날이 늦었으니 자고 내일부터 자세히 관찰해 보겠다. 그럼이만.
3월 6일 (물)
관찰을 했다. 크기는 내 키 정도 된다. 자세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가지에 꽃봉오리를 관찰해 보았다.
우선 가지에는 자세히보면 솜털이 있다. 봉오리는 아직 피지 않았고 크기는 참깨, 색은 들깨랑 비슷하다.
그리고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오늘 관찰이 첫날이지만 벌써 꽃이 기대되고 열매가 기대된다. 앞으로 꾸준히 관찰해 가고 싶다.
# 상준_감나무
집앞 감나무. 아직 잎은 하나도 없다. 앞으로 만나갈게 기대된다.
3월 27일 (물)
저번주보다 잎눈이 더 커졌다. 아직 잎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볼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이 든다.
새로운 모습, 내 기분 때문일지 몰라도 새로운 모습 보여 주는게 고맙다.
# 재인_ 주목나무
우리집 마당 오른쪽 화단에 있는 나무다. 높이는 빌라 2층 조금 안되는 키고,
생김새는 큰 기둥에 가지들이 위쪽으로 자라고 잎사귀는 뾰족하다. 근처에서 자라는 것은 원추리, 보라꽃(이름 모름), 돌나물이다.
자주 오는 새는 봄에는 곤줄박이, 여름에는 박새, 딱새이다. 늘 오는 새는 참새. 아침 9시~10시 정도는 1/4쪽 해가 안들고,
12시~2시는 해 안드는 곳이 조금밖에 없다. 여름에 빨간 열매가 달리는게 특징이다. 흙 상태는 고양이 똥이 많고, 커다란 풀들이 많아서 별로 좋진 않은 것 같다. 이름은 아직 미확정이다.
3월 19일 (불)
오늘은 주목나무 잎을 관찰해보았다.
먼저 잎파리는 세로 2cm, 가로 5mm 안된다. 가운데 꼬챙이가 옆면이 보이고 조금 튀어나와있다.
해를 받는 면(앞면)은 오이 몸통색보다 조금 더 진하고, 군데 군데 하얀색이 묻어있다. 반면 뒷면은 시금치 색보다 진하다.
식물한테는 엽록체가 있어서 해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앞면이 더 진해야 되는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끝은 뾰족하고 살짝 갈색이다. 내가 본 가지는 Y자로 나무가지가 있었는데, 이 가지의 옆에서 부채처럼 자라고, 군데군데 앞면, 뒷면에도 자란다. 내 생각은 잎이 기니까 해를 더 받기 위해 퍼진것 같다. 보통 나무를 관찰했는데 잎을 보니까 신기한 것들도 많아서 재밌었다.
첫댓글 생글생글 자라가는 나무와 눈 맞추며 함께 자라갈 푸른이들이겠네요! ^.^
재인, 이준, 지현, 환, 상준이도 이제 나무 만나가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