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바늘 묶음법과 채비
▶ 쌍바늘 채비
두 개의 목줄 각각에 낚싯바늘이 하나씩 달린 채비. 외바늘 채비와 더불어 민물 붕어 낚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2개의 목줄과 그 끝에 달린 2개의 바늘이 바로 쌍바늘 채비이지만 붕어 낚시용 쌍바늘 채비는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모듬 쌍바늘 채비와 벌린 쌍바늘 채비가 그것이다. 모듬 쌍바늘 채비는 젓가락을 나란히 한 것처럼 두 개의 외바늘을 합쳐 놓은 형태이며, 벌린 쌍바늘은 목줄과 목줄을 서로 다른 반대 방향으로 벌려 놓았다는 점이 다르다.
목줄에 비닐 튜브를 꿰거나 접착제를 칠함으로써 목줄이 서로 엉키지 않게끔 만든 것도 있는데, 이 채비는 그 모양이 마치 양팔을 벌린 것과 같다 해서 양팔편대 채비라고도 부르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물지게를 닮았다 해서 물지게 채비 또는 지게 채비라고도 한다.
그런데 벌린 쌍바늘 채비는 다시 양이봉 채비 또는 쌍이봉 채비라 하는 것과 쌍삼봉 채비로 나뉜다. 쌍이봉 채비는 두 개의 벌린 목줄 끝에 각기 2개씩의 바늘을 단 것이며, 쌍삼봉 채비는 목줄 하나에 각기 3개 씩의 바늘을 매단 것이다. 쌍이봉 및 쌍삼봉 채비는 향어 낚시와 간혹 잉어 대낚시에도 사용된다.
이들 쌍삼봉과 쌍이봉 채비는 떡밥 낚시용으로 주로 쓰이는 반면 벌린 쌍바늘 채비는 지렁이 미끼를 주로 쓰는 점이 다르다.깨진 돌이 흩어져 있는 바닥, 그리고 자갈 바닥이나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 등에서는 벌린 쌍바늘 채비가 유리하다. 목줄의 비닐 튜브가 지렛대 역할을 해주므로 한 쪽 바늘이 돌틈으로 내려 앉더라도 나머지 한 바늘이 대상어의 가시권으로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문에 이 채비는 동자개나 메기, 동사리 등 잡어가 낚이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외바늘 채비
하나의 목줄에 하나의 낚싯바늘을 단 낚시 채비. 목줄 채비의 발전과정을 고려해 볼 때 통줄 채비에 이어 가장 먼저 생겨난 채비라 할 수 있다.
▶ 통줄 채비
따로 목줄을 사용하지 않고, 원줄만을 사용하는 채비. 원줄 끝에 바로 봉돌과 낚싯바늘을 맨 채비를 이른다.
▶세바늘 채비
세 개의 목줄 각각에 바늘이 달린 낚시채비. 대개 합사목줄을 사용하며 목줄의 길이는 3~4cm이상 10~12cm안팎으로 길게 쓰기도 한다. 붕어, 잉어, 향어 등, 잉어과 어류의 낚시에 주로 쓰이는 채비이다. 다른 말로는 삼봉 또는 삼봉채비라고도 한다.
▶멍텅구리 채비
5가닥의 목줄을 한 데 묶은 바늘채비로서, 이와 별도의 목줄 끝에 달려있는 봉돌이 특징이다. 이 채비는 떡밥낚시 전용으로서, 봉돌은 솔방울형태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이 외에 스프링으로 봉돌을 감싼 형태 또는 봉돌이 울퉁불퉁 일그러진 도깨비방망이 형태를 하고 있는 것 등이 있다.
멍텅구리 낚시채비는 먹이를 물과 함께 들이 마셨다가 먹이만 걸러서 먹는 잉어과 어류의 섭이습성을 이용한 것으로서, 봉돌에 떡밥을 뭉쳐서 달아 쓴다. 즉 물에 들어가면 금방 풀리는 분말형의 떡밥만을 사용할 수 있게 고안한 채비이다.
이것을 물에 드리우면 봉돌 주변에 바늘이 흩어져 있게 되고, 붕어나 잉어가 먹이를 먹을 때 낚싯바늘도 함께 따라 들어가서 입에 걸리게 된다. 흔히 ‘인찌끼’라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그러나 이 채비도 사실은 찌맞춤을 해서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물고기를 잡기 위한 데에 치중한 채비여서 낚시에 입문했을 당시의 ‘낚는 맛’을 잠시 익히기 위한 정도까지만 사용하되 그 이후에는 될 수 있으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 멍텅구리 채비와 찌맞춤
낚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잡는 재미’를 보면서 낚시의 참맛을 알기 위해 한 두번 정도 사용하는 멍텅구리 낚시채비. 그러나 이 멍텅구리 채비의 낚시는 점잖고 낚시다운 낚시로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다.
그것은 붕어의 입질을 유도하여 입질순간을 정확히 찾아내어 챔질하고 정정당당하게 걸어내는 낚시가 아닌 탓이다.밑밥 주변에 덫과 같이 여러 개의 낚싯바늘이 흩어져 있게끔 구성된 멍텅구리 채비로 제물에 걸린 붕어를 끌러내는 식의 낚시라서 낚시의 신사도에서는 벗어난 낚시라고 취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멍텅구리채비를 사용할 때도 찌맞춤을 해서 쓰면 이 바늘채비가 갖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멍텅구리 채비의 찌맞춤 역시 찌에 채비를 달고 찌톱끝을 수면에 오게끔 맞추는 수평찌맞춤법에 의한다. 오히려 반 마디 가량의 톱끝이 수면 위로 나오게끔 봉돌을 다소 가볍게 찌맞춤해도 좋다.
이와 같이 맞추면 낚시중에 봉돌에 단 떡밥이 풀어지는 순간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봉돌에 떡밥을 큼직하게 달아 포인트에 던져두고 입질을 기다리다 보면, 가만히 머물러 있던 찌의 톱이 약간 솟아오르는 때가 있다. 분명히 입질은 아닌데 한 마디 가량 솟아오른 채로 찌가 머물게 되는데, 이 때가 봉돌에서 떡밥이 완전히 풀어지는 순간이다.
수평찌맞춤 또는 수면 위로 반 마디 이상 한 마디 이내로 톱끝이 나오게 찌맞춤한 채비의 봉돌에 떡밥을 달아 드리우면 봉돌과 떡밥이 포인트의 바닥까지 내려앉는다.이 상태에서 떡밥이 서시히 풀어져서 봉돌에 떡밥이 남아있지 않게 되면 봉돌은 바닥에서 약간 떠오르고, 그대신 주변의 낚싯바늘만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상태가 된다.
멍텅구리 채비는 원래 풀어진 떡밥 주변에 낚싯바늘이 흩어져 있게 되고, 이것을 붕어가 흡입함으로써 바늘이 붕어의 입에 걸리게끔 만들어진 것이어서, 이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찌의 부력을 봉돌의 무게보다 약간 크게 맞춰 쓰는 것이 편할 때가 많다. 그래서 찌맞춤통에서 멍텅구리 채비를 찌맞춤할 때는 한 마디 이내에서 톱끝이 수면 위로 나오게 맞춘다.
이것을 낚시터 현장에 가지고 나가서 쓸 때는 톱끝을 수면 위로 1~2마디 가량 내놓고 쓰는 것이다. 작은 입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물론 이상의 두 가지 방법과는 달리, 찌에 멍텅구리 채비를 달아 찌맞춤하되 찌맞춤통 바닥에 바늘이 살짝 닿게끔 "찌의 부력보다 봉돌을 약간크게’ 맞춰 쓰는 방법도 무난하다.
수평찌맞춤법보다는 덜 민감하지만 작은 입질에도 순간반응이 좋고 떡밥이 풀어지는 찰나의 포착도 용이하다. 이 경우에도 봉돌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게끔 맞추는 것이 좋다.정석채비는 아니지만 떡붕어 낚시에서도 이 멍텅구리 채비를 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떡붕어의 입질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른 채비보다 다소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채비를 사용하면서 떡붕어의 먹이습성이나 입질, 찌올림 양상을 이해하게 되면, 곧바로 멍텅구리 채비에서 벗어나 외바늘 또는 쌍바늘 채비를 떡밥낚시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낚시는 그저 낚아내기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물밑 상황에 따른 물고기의 행동패턴을 이해하고 바늘에 물고기를 걸기까지의 과정과 연구적인 자세 및 겸허하고 절제된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지 바늘 채비
봉돌과 봉돌 아래의 밑바늘 외에, 봉돌 위쪽에 별도의 가짓줄과 그 끝에 가지바늘이 달린 채비. 바늘이 2개인 채비이지만, 이 채비는 ‘비록 아랫바늘이 바닥의 뻘이나 수초 등 장애물에 묻혀서 보이지 않더라도 위쪽의 가지바늘을 보고 오라’는 주문이 담겨있는 채비이다.
가지바늘 채비는 다시 가짓줄을 한 자리에 고정시킨 고정식 가지채비와 가짓줄을 목줄의 어느 위치로 올리고 내릴 수 있게끔 유동식으로 만든 ‘유동식(또는 이동식) 가지채비’의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유동식 가지채비는 붕어의 유영층에 맞춰, 상황에 따라 올리고 내림으로써 채비의 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므로 얼음낚시또는 수초낚시나 기타 바닥 뻘이 많은 곳 등지에서 사용한다.
이 가지바늘 채비는 물밑 바닥의 총태나 수초, 나뭇잎 등의 장애물에 묻혀서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윗바늘의 미끼가 대상어의 가시권에 있으므로 채비의 효율성을 한층 높인 것이라 할 수 있다.한편 영남식 가지채비 또는 "대구식 가지채비’, "경상도식 가지채비’ 등으로 불리는 가지채비가 있다.
일종의 변형 가지채비인 이 채비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남북의 영남지방에서 주로 쓰이는 채비인 탓에 "대구식", "영남식", "경상도식’이란 이름이 붙었다.이 채비 역시 저수지나 댐 가장자리 물밑에 청태(靑苔)가 잘 끼는 영남지방의 낚시 여건으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애당초 이 채비는 가지바늘에 흰 보리밥알을 꿰어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비록 청태에 아랫바늘이 묻히더라도 붕어가 윗바늘을 물어줄 수 있게끔 감안한 것이다. 실제로 영남지방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어서 영남지방 낚시인들은 가지채비의 표준을 이 채비에 두고 있을 정도이다.이 대구식 가지채비는 채비를 만들 때 목줄용 줄의 전체 길이를 45~50cm 정도로 잘라내어 채비를 구성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근년에는 이 채비에 새우미끼를 꿰어 대형붕어를 노리는 전문꾼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영남지방 낚시인들은 이 채비가 대물 붕어와 잉어를 낚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길 정도이다.하여간 이 가지채비에는 동물성 미끼와 식물성 미끼를 함께 쓰는 짝밥낚시의 유리한 점도 있다.
아랫바늘에는 떡밥을 달고 윗바늘에는 지렁이나 새우 또는 구더기 등을 달아 씀으로써 아랫바늘의 떡밥은 밑밥효과를 노릴 수 있으므로 매우 효과적이다.다음 그림은 조금 응용된 것으로 가지봉돌 채비를 나타낸다.
▶바늘채비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