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환(54)씨는 참 외롭고 슬픈 사람입니다.
그는 가족도 친구도 집도 돈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경환씨를 알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9월 어느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며 저희 기관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임시로 거주중인 작은 콘테이너에서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는 경환씨를 만났습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오래도록
제 마음을 슬프게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 나이에 계모의 구타와 학대가 무서워 집을 나온 경환씨는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길거리를 떠돌며 구걸도 하고 음식도 주워 먹으며 생활했습니다.
조금 더 커서는 길거리 노숙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염전에 가서 일도 하고 남의 집 일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젖소를 키우는 목장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서 15년을 일했습니다.
젖소 목장을 나올 때 그는 15년 노동의 댓가로 15,000,000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조카가 아프다는 친척의 말에 가진 돈 전부를 줬고 그는 다시 한우를 키우는 목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0년을 보냈습니다.
인적도 드물고 생활환경도 열악한 산속에서 20년을 사는 동안 경환씨는 점점 사회와 멀어져 갔고 그에 삶은 고된 노동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그러던 중에 신안지역 염전노예사건이 부각되면서 경환씨가 살고 있던 지역까지도 대대적인 경찰조사가 이루어졌고 부당한 대우와 노동에 시달리던 경환씨가 목장을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갈 곳이 없었던 경환씨는 다시 노숙 생활을 시작했고 동네 주민들이 부랑인으로 신고하여 관할 군청에서 경환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낡은 가방 하나 외에 가진 것이 없던 그는 갈 곳이 없다고 담당사회복지사는 거처를 마련하기 애쓰던 중에 경환씨가 일했던 목장주로부터 노동 임금 30,000,000원을 일시금으로 지불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확인결과 그 돈은 경환씨가 아니라 친척에게 대신 지급되었고 친척은 돈이 없어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달리 도울 방법이 없어 다른 방법을 모색하던 담당 사회복사님은 수소문 끝에 몇 년째 비어 있는 농가를 무료로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경환씨는 집수리도 하지 못하고 살림살이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마당에 가득했던 무성한 잡초와 쓰레기들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정리했지만 경환씨가 들어가 살기에 오래된 농가는 집수리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돈을 빌려가서 주지 않는 친척 분을 나쁘다고 말하면 싫으냐고 묻는 말에
경환씨는 “네” 라고 대답합니다.
죽도록 일만 시킨 목장 주인이 밉지 않으냐고 울었더니 웃기만 합니다.
비록 허름하고 초라한 무료 임대 농가주택이지만 40년만에 처음으로 자기 몸 누울수 있는
경환씨 집이 마련되었습니다.
그집에 경환씨가 살수 있도록 이제 그 텅 빈 집을 우리의 온기로 가득 채웠으면 합니다.
낡고 초라한 경환씨집이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나눔으로 편안한 보금자리가 될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첫댓글 벼룩의 간을 내먹지....나쁜 사람들........ㅜ
ㅠㅠ
ㅠㅠ나쁜인간들......
죽일 인간들...
저런 인간들 꼭, 벌받았음 좋겠네요.
희망해 다녀왔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