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형부네 농장(=조카네 농장)에 가서
형부에게 빌리겠다고 부탁한 나일론커터 예초기와
정전기 톱날형 예초기(?)를 빌려왔어요 !
아부지가 쓰는 엔진식 예초기가 있긴 하지만,
무겁고 무섭고 ㅡ.ㅡ 도저히 자신이 없었어요!
그 예초기로 아부지가 다치신 걸 직접 응급치료해드린
트라우마가 있어서 더더욱이요, 아부지는 절대 그 예초기
저에게 맡기거나 밀려주지도 않으셔요
당연하죠 , 촘~ 많이 무서운 예초기라서요 ?
일반 충전식은 두서너 개 사보고
"싸구려는 어쩔 수 없구나!" 했던 차라서
사실,,, 형부가 나일론 예초기 좋은 거 샀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었거든요 ,
그래도 엔진식보다 가볍고~ 소리도 덜하고~
무서움도 훨씬 적으니 한번 빌려써보자 싶었는데요 ?
가져오자마자 수국밭 가는 길에 도라지밭에
연습용으로 예초를 하는데
절삭력이 기대보다 훨씬 좋은 거예요,
아직 경질화가 덜 된 것이긴 해도
돼지감자 줄기랑 망촛대 줄기 정도는
아주 거침없이 절삭해버리더라고요 ?
수국밭에 고랑풀을 거의 다 베어내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내친 김에 창고 앞에 무성하게 자란 풀까지 베어내다가
나무 부럽지 않게 자란 꺽다리풀이 있었는데,
그건 무리였나보더라고요 ㅋ.ㅋ
다 잘랐는데 그 풀 때문에 나이론 한쪽이 이탈해서
기능불구 ㅡ.ㅡ 어쩔 수 없이 형부에게 SOS를 쳤는데
다행히 맥가이버 형부가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오면서
휘리릭~ 고쳐놓고 갔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기계의 신 인정!)
이제는 이 예초기가 해낼 수 있는 정도와
각도조절, 그리고 이도날보다 좋은 게 뭔지 몸으로 익힌 후라서
자신감이 승천중이였어요
엔진보다 가볍다해도 좀 손이 땡기고 아프긴 해도
골치덩이 풀들이 사사삭 베어나가는 쾌감이란 ? ㅎ ㅎ
무엇보다 날이 잘려 나가거나 돌이 튀는 위험이 적어서
안경이랑 마스크만 착용하고
아래는 청바지에 긴장화를 신었지요 ,
이 복장만으로 충분히 날아오는 흙, 작은 돌멩이, 풀들이
위험하지 않구나~ 하고 느낄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 나일론카터의 가장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고랑의 풀인데요~ 고랑의 좁은 곡선에서도
얼마든지 풀을 절삭해 내더라고요
유연해서 바닥에 아예 닿아도 풀을 잘라내고
또 뽑아내기까지 했어요,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흙을 일부 경운하기까지요 ㅎ
절삭력이 미치는 범위가 익숙해지고는
잘라야 하는 풀과 남겨야 하는 풀을
선별해서 작업할 수 있었어요 !
이 부분이 가장 매리트였는데,
이걸 아마 꽃을 다 모르는 아부지나
남편~ 이외의 어떤 가족들이 도와준다면 ?
어어어 소리와 악다구니 ㅋㅋㅋ
가족싸움할 일이 분명 생겼을 거예요,
울 아버지~ 제가 쫓아다니면서 알려드려도
이미 베어나간 후인 경우들이 자주?
아니 매번 있었거든요 ㅎ.ㅎ
아무튼~ 형부의 비싼(?) 예초기에 감탄하며,
3~4시간 정도 풀을 베어내는 쾌감을
손목 아픈 것도 잊을만큼 홀릭했고요 ㅋㄷㅋㄷ
이후에는 톱낫으로 예초기가 선별해내지 못한
풀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좀더 했어요 !
이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제법 걸렸고요
.
오늘의 피날레는
농협에서 사온~ 라쏘(발아억제제)와
바스타(비선택적 제초제)를 20키로 말통에
물과 함께 섞어서 하우스 주변에 난 풀부터
찬찬히~ 뿌리기 시작했어요,
지난 번에 했는데 어느새 더 많이 자랐더라고요 ㅠㅠ
어느 장수가 풀을 이긴단 말입니까?ㅎ
발아억제제가 과연 얼마나 다음에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겠지만, 여름에 제초는
훨씬 더 강도가 높다는 생각에~ 이번에
특별히 신경써서 제초제와 함께 사용해보았어요
그 후기는 다음에 꼭 전달해드릴게요,
저도 몹시 궁금해요!!!
하우스 주변에 뿌리고,
다음에는 노지에 예초기 쓴 자리에 잘린 풀과
새로 돋아나는 잔풀 위에
모두 꼼꼼히 약을 치지 시작했어요,
사실 예초기보다 이 작업이 2배는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등에 지는 수동식 분무기는 아직도 저에게 ..... 버겁긴 하더라고요 휴우~
땀을 서너 바가지는 흘리고
잠시 빨대커피 타임하면서
땀을 식히고 있는데,
농장으로 갑자기 방앗간 오라버니가 찾아왔어요
시원한 오미자 음료수를 사들고요 오호호
이런 서비스 완전 환영합니당 ㅋㅋㅋㅋㅋㅋㅋ
(2살 위라고 맨날 기어오르지만,
이럴 땐 진짜 오라버니가 오라버니 같아 보이는 시간이예요 ! 냐핫)
오빠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땀 좀 제대로 식히고~
오빠가 돌아간 후에 다시 제초 못한 노지에 한번 더 예초기 작업을
할까 했더니 ... 엥 ㅡ,.ㅡ 그 길던 나일론이 다 닳아서 빠져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그만하라는 하늘의 계시려니하고,
이번에는 다시 톱낫과 호미질을 시작했어요,
꽃과 풀의 조합이 너무 촘촘한 곳~
예초기로는 도저히 손보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역시나 쪼그려 앉은 손작업이 제일이더라고요
이 작업 덕분에~ 자연발아해서 자라오르는 아미초들이랑
역시 자연발아한 겹루드베키아들을 풀 속에서
건져낼 수 있었답니다 얼마나 뿌듯했게요 ?
역시 저는요 ㅎㅎㅎ
농사가 체질인가보다 생각했고요,
사실 저는 꽃을 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계를 위한 작업이라
가장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던 생각도 다 버릴 수 있는
이런 흙이랑 풀이랑 꽃이랑 같이 일하는 시간이
저를 진짜 농부로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백번도 넘게 했네요 ,
몸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지만,
마음과 영혼이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이였거든요
'나 이럴려고 귀농한거였는데!' 소리를
얼마나 되내였던지 ,,, 행복하고 행복하고 행복한 하루였달까요 ?
(살도 한 2키로는 족히 넘게 빠졌을 거 같아요 ㅋ.ㅋ)
이 행복을 내일까지 쭉~ 이어가볼까 합니다 ,
하우스 안에도 할 일이 태산이지만,,,,,
이번 주말은 저에게 제가 농부임을 깨닫게하고,
농부라서 행복한 시간을 촘~~~ 마음껏 누려보고 싶어요,
저 ,,,, 그래도 되겠지요 ? : )
첫댓글 풀과의 싸움은 이기지 못하지요
얼마나 잘 관리를 하느냐가 관건이죠
고추밭에 풀이 고추 키만큼 커요
하우스 키고추에 취중하다 보니 다른 고추밭은 난리가 아니네요
든든한 부모님과.오빠와 언니들도 모두모두 최고지요
가족이 가까이 있는 건 날이 갈수록 더 좋아요~~~^ ^
가족이 가장 큰 힘이지요
저희도 시골집 잔듸 정리 하려구 나이론끈 예초기 외국에서 동생이 사 와서 사용하는데 마무리 하기 좋더라구요
전 아직 구경만 하지만유~
수고 많으셨어요
기쁨 2배 이셨지요.^^
잔디처럼 낮고 깔끔하게 잘리는 건 이도날이 더 나을거긴해요 ㅎ.ㅎ
근데 넘 공포예요 ㅠ
아부지 얼굴 스친 날이
생각나거든요 ㄷㄷㄷㄷ
결국 병원에서 봉합하셨어요 아 생각만해두;;;;;;;
아공 이제 호미 낫도 모자라 예초기까지 섭렵하시네요
예초기 너무 무섭던데 형부 비싼 예초기는 무거움도 덜하고 첫째 덜 위험하다니 그게 최고인것 같아요
농부가 체질이라는 울 지기님 언제나 응원합니다^^
지금 예초기 받친 쪽 팔에 알이 베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즐거웠어요 😆😆😆
어라~ 와이어 를 다들 첨써보시나봐요.
일반예초기에 와이어용으로 헤드만 바꾸면되고요.
와이어는 철물점에서 팔고요. 와이어용 헤드도
한줄날 두줄날 종류대로 팔아요.
다들 애기농부시구나~~ㅎ
와이어가 휙휙 소리가 무섭긴 해도 여자도 쉽게 예초할수 있지요.
튀어오르는 돌만 조심하시고요.ㅎ
예초기는 남자들이 못하게 하죠 보통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내꽃 지키려면 예초기 접수해야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아침 풀과의 전쟁 한판했어요
지기님이 예초기까지 접수하면 꽃 농사하면서 해야 할건 다하는것 아닌가요
넘 애쓰셨어요
소풍님 늘 조심 또 조심이요^♡^
전 처음부턴 줄예초기밖에 못써요
칼날은 무서워서 못쓰겠더라구요
진짜 소리부터 무섭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