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농구라는거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골대를 바라보며 "나도 조금만 더 크면 덩크슛이 가능하겠다" 정도로 머리가 커진 중학생때였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축구 못지 않게한 스포츠가 농구였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농구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시기에 저에게 강한 인상을 준 선수는 마르커스 힉스와 김승현, 그리고 대구 오리온스였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농구가 당시에 시청하는데는 훨씬 쉬웠죠.
그 즈음, NBA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2000년대 초반일 겁니다. 제가 2002년에 중3이었으니깐요.(올해 서른살^^)
조던을 보지 못했지만 그에 대한 존재는 익히 알았었고, 그와 비슷하게 흉내를 낸다고 세계에 관심을 받고 있던
코비 브라이언트였습니다. 아프로펌의 헤어스타일과 얼굴이 상당히 세련되고, 잘생겨보였고, 적절한 근육과 적당한 신장?
그리고 화려한 플레이에 매료 되었습니다. 저는 오닐과 코비 중에 코비 팬이었구요. 둘의 듀오때의 모습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3관왕에 성공한 20대 중반의 코비가 조던을 뛰어넘는 NBA의 아이콘이 될 것
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나이에 많은 조던 VS 코비 논쟁에 참여하기도 했구요.
물론 결과적으로 코비가 조던을 넘었다고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노비츠키와 듀란트의 말대로 저에게 있어서,
제 시절의 조던이 코비였습니다.
코비를 바라보면서 우여곡절에 저도 애가 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라는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이
저를 두렵게 하였습니다. "이 친구가 코비보다 더 잘하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잘했으니깐요. 아마 어린 나이 입장에서
코비를 제치고 2시즌 연속 득점왕을 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뭐 실제로 코비와 자웅을 다투던 선수
이자 레전드니깐요^^
그리고 오닐과 결별하면서 나타났던 암흑기... 더이상 코비는 우승을 할 수 없나? 라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평균득점 35.4득점, 81득점, 몇 경기 연속 40득점 or 50득점등 위대한 기록을 써가고 있음에도 레이커스와 코비가 우승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적었기 때문이죠.
"아 이양반..결국 MVP 하나 없이, 더이상의 추가 우승 없이, 은퇴전까지 파이널MVP 하나 없이 진짜 무관에 그치는거
아닐까?................역시 조던이라는 영역은 어려운건가?"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 가솔과의 세시즌중 두시즌을 우승, 1시즌을 준우승 하며, 정규리그MVP와 파이널MVP를 획득하면서,
제 이런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물론 1번의 MVP가 아쉽긴 합니다. 적어도 두,세번은 받아야 할 선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운 감이 있는거죠.
그랬던 코비가 어느새 르브론과 듀란트, 그리고 크리스폴, 드와이트 하워드에게 리그 최고급 수준에서 내려오게
됬을 때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여전히 평균득점 25~27점을 해주었지만 앞서 언급한 네명의 선수, 그리고 1시즌 반짝
불타 오르던 불스의 새로운 심장에 가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쉬웠지만 뭐 저도 직장생활을 하던 시기였고, NBA도 아주 조금씩 제게 멀어지던 순간이었기에
예전처럼의 걱정 까지는 아니었습니다.(위에 언급한 홀로서기 시즌 및 T-MAC이라는 존재^^)
그리고 부상으로 2년을 날려 먹었고, 올해 은퇴를 하겠다고 결심한 마지막 시즌이 치뤄졌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의 마지막 경기는 끝이 났습니다. 보는 내내 울컥 하더라구요.(그래도 저는 눈물없는 매마른 남자..^^;;)
60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코비 커리어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경기 중 하나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야투율 44%로 고득점을 하던 다른 몇몇 선수들의 야투율보다는 떨어졌고...........조던의 49개의 야투를 넘는
또다른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그래도 멋있었습니다. 팀을 승리로 이끌어가지고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코비를 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거는 "독기"였던것 같습니다. 화려한 외모에 숨겨진 미친듯한
자존심과 독기.. 이게 어린 나이에 보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어떻게 저런 마음가짐일 수 있지?"
제가 스포츠를 보면서 이런 미친듯한 독기와 자존심이 눈에 보였던 선수는 딱 2명 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도 언젠가 은퇴하겠지만, 여전히 발롱도르를 향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비 브라이언트는
모든걸 내려놓은 선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코비와 15년 지기 친구로써.. 진짜 소통이 안되더라도 저에게 영감을 주었던
지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두서없이 그냥 마음을 그대로 적느라..제가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코비의 오늘 역사적인 순간.. 그리고 20년간
보여주었던 역사는 절때 잊지 않을 것이며, 서른이 된 저의 삶에도 엄청난 동기부여를 주었던 선수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수는 조던이 아니라 코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코비의 15년지기 팬으로써..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A2746570F42D21C)
첫댓글 정말 위대한 선수였고 그답게 마지막 게임도 위대했습니다.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ㅎㅎ 저도 언급하신 위에 두선수를 가장좋아하고 또 비슷한점이 많은 두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게임 역시 코비답게 마무리하는구나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저에게도 과거영상이 아닌 제눈으로 직접본 최고의선수는 코비브라이언트입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코비!
코비는 정말 농구의 화신이었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본 선수 중 최고의 선수이자 제 중고대딩 학창시절의 영웅이었던 제 우상입니다.
하......믿기지가 않네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다니 ㅜ 아프로 머리로 코트를 겁없이 휘젓고 다니던 애송이 시절이 아직도 엊그제 같은데......
처음엔 코비를 싫어했지만 어느새인가 리스펙트하고 있던 선수입니다.
저두 딱 이느낌이요! 원랜 코비 안티였는데 어느순간부터인가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고있더군요. 고맙네요 코비에게 당신과는 반대에 서있던 농구팬에게 멋진 기억과 추억 남겨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