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2025년도 모집정원을 기존 40명에서 70명 늘어난 110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광역시라곤 하지만 의사 수 부족 등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울산지역은 이 소식을 접하곤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모집정원 가운데 66명을 지역 인재형으로 뽑는다 하니 매우 고무적이다. 이들이 졸업을 하고 전문의로 활약하게 될 10여 년 후면 전문과목별 의사가 부족해 타지역으로까지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불편함은 없어질 듯하다.
하지만 이는 울산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의 상당수가 울산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한다는 가정에서다. 현재 의사집단의 반발 기세가 지금처럼 꺾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의대 증원이 확정되자 대한의사협회가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 선고의 날’로 규정하며 오는 30일 전국 6개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규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최고 지성인이라 자처하는 의사들의 참된 모습인지, 굳이 히포크라테스 정신이나 선서를 여기에다 끌어다 비유할 필요도 없다.
병마로 고통받는 현장을 돌며 평생 몸 바쳐 진료하며 후대들을 위해 동양 최대 의서인 동의보감까지 남긴 구암 허준 선생의 후예라고 자처할 수 있는가 자문해 보길 바란다.
김종섭 울산시의원은 울산지역 응급환자들이 전문의와 병상 부족으로 타 지역 병원으로 재이송되는 건이 최근 3년간 550건이나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119 구급대가 1시간 이상 이송 지연된 사례도 1천6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재이송 원인 중 전문의 부재가 전체 549건 중 153건(27.9%)로 가장 컸으며, 그 다음이 병상부족 79건(14.4%)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명색이 전국 7대 광역시 대도시인 울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다른 지자체의 사정이야 두말해 뭐하겠나.
의사들이 이 같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진데, 의대 증원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그들에게 누가 동조하겠나. 자신들의 정당성을 아무리 주장해도 결국 지지받지 못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사들이 수도권 병원만을 선호하고 있는 현실과 고급 의료기기 등 의료 인프라가 수도권으로만 초집중 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현실은 외면한 채 의대 수업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어쭙잖은 이유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사들 스스로 자문해 보는 자세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