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들이 넓고 낮으막한 물통 속에서 헤엄들을 친다.
잉간이나 물괴기나...........숫놈들 두세마리가 암놈을 줄기차게 쫓아다니고 있다. 암놈이 그것을 즐거와 하는지 괴로워하는지를 모르겠다.
몇번이나 수놈 서너마리를 따로 가뒀다간 다시 풀어주었다.
낚시점에서 퍼온 새우들도 물통속을 눈치껏 기어 다닌다.
나의 원룸의 한쪽 면은 올 창문이다. 사방창문의 갯수가 70개 가까이 되덩가?
바람이 불면 창문들이 연주를 시작한다.
열려진 창문틈으로 건너편집의 푸른 기와가 보인다.
햇살이 없는 것 보니 흐린가 보다.
어제 경북내륙으로 여행하던 특공대들은 다들 댁에 잘 돌아가셨는지?
대충 얼룩덜룩한 모자에다가 헐럭헐럭한 국방부 바지와 상의를 보면 남한에 귀화한 공비들 같다.^^
갈마구님하고 롱월정님하고 반월성님도 잘 들어가셨는지 궁금하다.
If 님도.............
산은 언제나 조용한데 사람들이 재잘거린다.
초입에 쑥부쟁이인지 개망초인지 꽃을 가득 피워 놓았다. 파란 이파리위에 하얀 떡쌀을 뿌린 듯하다고 야그 하면 강원도 봉평에 메밀술에 찌들린 이효석님의 표절이 되겠지.
어쨌던 쉴새없이 부대끼는 도시생활을 던져뿌고 서원하게 달려간 山下는 푸른 잎사귀를 가득달고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이골짝 저골짝 아래로 위로..............헤매다가 배가 고프다.
아마 워키토키에다가 너무 많이 시버려서 그런 것 같다.^^
중턱에 아무데나 비탈에 앉아서 김밥을 꺼내든다.
인생은 먹기위해 태어난 것이 틀림 없을끼다.
요즘에 산은 증말 낙엽이 많다. 낙엽이 수북수북하다. 장화가 낙엽속에 쑥쑥 들어간다. 한발내 디딜때 마다 흙과 락엽이 아래쪽으로 주르르 흘러내린다.
더덕이 꼬리를 뒤틀고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고 있다.
한뿌리 캐어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더니.............사방을 진동시킨다.
더덕은 참 인정스럽다.
산삼은 숨어 있지만...........이놈은 웬만하면 나와서 인사를 한다.
아마 산신령께서 저거산을 방문한 잉간들에 대한 심심한 선물이리라!
반월성님은 펄떡펄떡 뛰어 다니시고 나는 말많은 농월정님 뒤만 줄창 따라다녔다.
2시도 안되어서 계곡밑에 내려오니 무장공비들이 앉아 쉬고 있다.
무서분 시골사람이야기를 듣고 산하인님은 애지중지 캐서 비닐 봉지에 꼬꼭담아온 뿌리 몇개를 숲에 버린다.
아까바 죽겠다는 표정이다.
나도 그 흔하디 흔하고 밟혀도 찔기게 안죽는 질경이를 흙에 덮어주었다.
몸을 시원하게 해준다나.............믹서기에 갈마 먹을려고 좀 뽑았었는디.........
산오디도 따먹고 산딸기도 따먹으면서 내려오는데 한 아자씨가 오행심을 보았다. 이파리가 토실토실 살이 쪘다. 사진기에 담고 시골 6시마당 KBS에 들러 묵을 쳐먹었다.
맛도 좋고 명태무침도 김치도 깔끔하였다.
무엇보다 묵 한사발이에 같이 담긴 시골공기가 더욱 맑았다.
울산에서 안동만 하여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차에 베스트 쥬라이브 롱기사님을 비롯하여 모두 야그를 좋아하는 바람에 졸지도 않고 휘딱 도착해 부렀다.
반도사에 육박하는 반월성님의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롱월정님의 명해설 이프님의 조용한 청강.............갈매기님의 서원한 웃음 낄낄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 강의는 원래 책에 없는 것이다.
어디서 잡다한 것 주워다 끌어모아서 궤변을 만들어쓴ㄴ데..................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잘 경청해주는 청중이 좋았다.
하지만 세계 유일의 최고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나의 종교론은............미스테리로 끝나고 백만 군중이 다 잘아는 신라궁터의 과학적 현실론에 의하여 잘 마무리 되었고 차는 마침내 원조 저거집 뒤에 멈춰섰다.
산도 좋고 심도 좋고 날씨도 좋았고.........사람들은 더욱 좋았다.
일요일 쉬러왔다가 오히려 왔다리 갔다리 먼길을 솔술도 못마시고 드라이버하신다고 고생 많이 하신 농월정님과 다른 차의 기사님들..........
그라고 명품자가용으로 특별히 나를 끝까지 책임줘주신 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일요일 마다 근교에 약초산행 가입시더!
공지 올려 주이소예~
첫댓글 재미난 후기글 잘읽고 갑니다 사실 그비닐 다시 담아왔습니다 ㅎㅎ
세등님.산행수고하셨음니다..누룩냄새와소나무향기가나는술이압권이었심니다........
오실때 마다 고행을 톡톡히 하시네요.수고 많으셨습니다.멋지고 재미있게 풀어 헤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세등님 같다리 왓다리 하면서 차안에서 산삼보다 더~ 귀한 세등님의 멋진 고대사에서 현대사까지 이야기 참 잘듣고왓습니다.또 다음에 기회가 잇엇으면~~합니다.
백만불짜리의 웃음 갈매기님,언제나 침묵은 금이라는것을 실천하시는 이프님.다양한방면에서 깊은지식만큼이나 하얀피부가 애기같으신 세등님.큰키만큼이나 시원하신 독설에 가까운소신을 가지신 반월성님 하루동안 즐거웠읍니다.우리님들 모두다 행복 하십시요
산하인님........호주머니에 넣을 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용기가 가상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는데.........잘 됬네요. 사실 솔술 바짝 쪼루고 싶었는데 참았심더. 반월성님 열씨미 공부하이소 좋은 것 많이 있심더! 갈매기님과 농월정님 잘 들어주셔서 참 기분 댁낄이었심더! 농월정님.........그 맛있던 거? 저한테 까지는 어렵능강요? ^^ 소개 좀 부탁혀유~
ㅋㅋ 먼저 울심회 남자분을 앞에보내고 무서븐사람들이 턱 나타나면 버릴각오로 ㅎㅎ
ㅎㅎ........과연 재치있으십니다요. 비가 초작초작 내리네유. 보람찬 하루가 되세요!
참 재미있는 후기 잘 읽고갑니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산이 절로 그려집니다. 좋은 산행, 정보, 여행, 멋져보입니다.
광야님 법성님 감사합니다. 밤이 깊어가는데.............화물수송연대인가 그 대표가 인터뷰도중에 울먹이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쿨쿨 잘 하시길...........
세등님 자주 보입시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