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주도 평화롭게 보냈어요. 월요일 오전, 평소처럼 1교시에는 대천태권도장에서 운동하고, 2교시에는 동아리활동을 했어요. 점심먹고 3교시에는 대천천 산책을 나갔어요. 무더운 오후, 시원한 물속에서 물고기를 잡아요. 물고기는 많은데 너무 빨라 잡기가 쉽지 않은가봐요. 대천천 물고기 스팟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잡았어요. 돌아올때는 언제나 다시 물속으로 돌려보내지만, 잡는 동안은 완전 진지해요. 해마다 해도 재미있나봅니다.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물밖에서 노는 석환이도 다른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아오면 금새 다가가 물고기를 지키며 살펴요. 저는 아이들이 장소를 옮길때마다 쫓아다니느라 바빠요.^^
하지 절기를 보내고 있지요. 이번에도 하지가 어떤 절기인지 잘 알려주는 시를 절기공책에 옮겨 적고 그림도 그렸어요.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시절이지요. 낮이 길어 햇볕도 뜨겁고 길어요.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도 풍성하네요.
우리반 하윤이는 요즘 중1 언니들과 더불어 아주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것 같아요. 시간만 나면 어울려 수다를 나눠요. 무슨 할이야기가 저렇게 많은지^^
주기집중 '수와 셈'...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있어요. 왜그럴까요? 다음주면' 수와 셈' 수업도 마무리돼요.
수요일 오후, 모둠북 시간... 새로운 리듬을 배우느라 좀 힘들어요.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장단을 배워서 따라하는 데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요. 삼십분이 넘어가면 몸도 힘들고 집중력도 좀 떨어지고... 선생님께 지적받는 아이들도 생기고... 쉽지 않아요. 한시간동안 지켜보고 있자면, 그 과정이 쉽지 않지만 그 안에서 어떤 배움과 성취가 일어나는지 눈에 보이는듯 해요. 수업이 끝나면 격려하고 다독이고 칭찬하고.. 담임의 역할이지요.
목요일 1교시에는 지난번에 담근 매실청을 손봤어요. 설탕이 녹기시작하면 저어주라고 했는데, 통이 길고 입구가 좁아 젖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설탕이 매실 아래로 내려가 쌓여있어요. 다른 통에 옮겨담아 설탕이 잘녹고 매실과 잘 섞이도록 저어주었어요. 생일에 '10시 등교권'을 뽑은 하윤이가 9시 50분쯤 등교해서 남자아이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고있네요.^^
목요일 2교시는 아니타영어시간인데, 선생님이 감기몸살이 나서 수업을 쉬었어요. 갑자기 생긴 여유시간을 그냥 보낼수는 없지요. 중1,2반과 함께 금명여고 옆에 있는 놀이터에 가서 배드민턴을 치고 놀았어요. 쌈지공원보다 바람도 적고 나무도 높아서 배드민턴을 치고 놀기에 좋아요.
옥상텃밭은 하지를 지나며 절정을 맞고 있는듯 해요. 잎들과 열매들이 무럭무럭 자라 풍성해서 보기가 좋아요. 아이들은 옥상에 올라오면 봄에는 딸기를 따먹고 지금은 빨갛게 익어가는 방울토마토를 따먹어요. 민트잎도 따먹고 바질도 따서 씹어보고 옥수수는 얼마나 여물었는지 만져보고 상추도 간간히 따서 점심식탁에 올려요. 해가 길고 뜨거워 물을 줘도 금방 표면이 말라요. 물을 더 자주 줘야 하지요. 그런데 상급반 퍼머컬쳐 시간에 보니, 밭 표면에 짚을 덮어주더라고요. 그렇게하면 잡초도 덜 자라고 물도 덜 증발해서 좋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 초등밭에도 좀 나눠달라고 했더니 많이 남겨주셔서 초등밭에도 덮어줬어요. 감자를 캔 빈 밭에 고구마 모종과 가을 옥수수 모종도 심었어요. 여름 잘 보내고 추석 쯤 수확할 수 있기를....
이번 주말을 보내면 7월이지요. 7월 12일 금요일에 참초맛집을 열기로 했지요. 그래서 목요일 오후, 3교시에는 참초맛집에서 부모님들께 대접할 음식 연습을 했어요. 옥상텃밭에서 수확해놓은 감자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제가 제안한 감자전과 아이들이 제안한 감자김치전을 만들었어요. 경험이 많은 아이들, 이제 전을 굽는 것은 식은 죽먹기예요. 뒤집개를 사용하지 않고 후라이팬을 흔들어가며 전을 탁탁 뒤집네요. 둘다 맛있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제안한 감자김치전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당일에는 감자김치전을 대접하기로 했어요. 넉넉히 만들어 중고등과 나누어 먹었어요.
금요일 오전에는 참초신문6,7월호 편집회의를 하고 인터뷰 질문지도 만들어 놓고, 목요일에 이어 참초맛집 준비를 했어요. 이번에는 깻잎전을 만들어 봤어요. 어쩌다보니 옥상텃밭에 깻잎이 아주 많아졌어요. 이번 참초맛집 주 재료는 감자와 깻잎이 될것 같아요. 옥상에 올라가 깻잎을 따서 씻어 놓고 물기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깻잎전에 들어갈 소를 만들어요. 두부를 짜서 물기를 빼고 다진 돼지고기와 섞어요. 목요일 저녁에 하는 교사 연수에서 요즘, '슈타이너의 12감각'을 공부하고 있어요. 마침 전날 '촉감'에 대해서 공부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두부와 다진돼지고기를 섞으며 많이 만져보게 했어요. 처음에는 한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했는데 나중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맨손으로 했어요. 느낌이 부드럽고 촉촉하니 좋다고 한참을 만지고 놀아요^^ 덕분에 반죽이 찰떡같이 잘되었어요. 깻잎에 밀가루를 묻히고 동그랗게 만든 두부고기소를 깻잎에 넣어 계란물에 담갔다 부쳤어요. 처음 해보는 것이라 익숙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다음번, 행사당일에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아이들 스스로 그 방법을 발견해가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깻잎전도 넉넉히 만들어 점심식탁에 올려 모두 함께 나눠먹었어요. 아주 맛있었다고 해요.
금요일 오후는 자치회의 시간이에요. 마무리잔치를 어떤 내용으로 진행할지 논의 하고, 그동안 제안된 건의사항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기온이 높고 습도도 높아 조금만 움직여도 덥고 땀이나는 계절을 보내고 있지요.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 앞에만 앉아 있지 않고 한주 내내 대천천으로 산으로 다니며 놀고, 더운 불 앞에서 음식을 하면서 말그대로 땀흘려 놀고 일하면서 배우는 한주였어요. 지난해 연말에 새학년을 계획하면서, 2024년 초등 삶교과 큰주제를 "철따라 신나게 먹고 놀며 배우기"로 잡았었어요. 이번주는 특별히 더 그 주제에 어울리는 시간을 보낸것 같아요. 다음주도 '참초맛집' 준비와 '참초신문'발행 준비로 바쁘게 보낼듯 합니다. 바쁘게 보내는 와중에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수다방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 조급했던 제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나요. 감사합니다.
ps... 토요일 오전에 볼일이 있어 학교에 잠시 갔더니 초등교실에서 윤성재선생님(주한이 아빠)의 일본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네요. 올봄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수업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어요. 일본어뿐만 아니라 일본문화에 대해서도 배운다고 해요. 수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마음과 시간을 기꺼이 내주신 주한이 아빠께 더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토요일 아침에도 학교에 나와 열공하는 세 아이도 대단하지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선생님의 정성스런 글을 읽을 때 마다 학교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한 층 더 쌓여갑니다.
초등 아이들이 매일매일을 온몸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들의 건강도 잘 살피시며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참빛의 선생님들 모두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봉사해주시는 부모님들께도 감사합니다.
철따라 신나게 먹고 놀며 배우기!! 우리 아이들의 생활 모습 그대로예요~~~^^ 감사합니다!!!
참초맛집에서 짠~ 보여주고 싶었는지 감자김치전, 깻잎전 이야기는 자세히 안 들려줬어요^^ 시금치미나리전 했을때는 몇~~~~번이나 얘기했었거든요ㅎㅎㅎ
일본어를 선택한 아이들을 위해 수업 해주시는 주한이 아빠께도 넘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