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년 목사
지난 보름동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아테네 올림픽이 내일이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우리나라는 좋은 성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국가의 위상을 많이 높였습니다.
지난 26일 대한체육과학연구원이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에게 제출한 ‘올림픽 메달의 국민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달 1개의 가치는 금메달 561억원, 은메달 190억원, 동메달 120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연구원은 특히 이날까지 한국 선수단이 아테네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금 6, 은 10, 동 5)의 경제적 가치는 금 3366억원, 은 1900억원, 동 600억원 등 총 5866억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양궁에서 2관왕이된 박성현과 유도에 이원희선수, 탁구에 유승민선수등은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얻게 되었습니다. 유승민은 탁구 신동에서 탁구황제로 등극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와 명예를 추구하며 삽니다.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겨레신문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한국인의 부자의식’을 알아봤습니다. 굳이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건 다니는 직장이 직장인만큼 좀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돈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응답자는 총 91명(남자 89명)이었습니다. 나이별로는 40대가 가장 많은 63명이었고 30대 22명, 50대 4명, 20대 2명이었습니다.
우선 “당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은행 직원들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평균재산이 20억771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평범한 직장인이 10억을 모으는데 4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직장인이 20억을 모으자면 8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평생 부자로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계신 분들 가운데 지금으로부터 80년뒤(2084년)까지 살아계실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이 기록되던 주전 3, 4세기 또한 오늘날과 같이 경제적인 부가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정치 경제적으로는 프톨레미 왕국, 사회 문화적으로는 헬라 문화의 영향권 아래에서 '세계화'에 바람이 불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시대에 살던 솔로몬은 자타가 인정하는 부자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인생 말년에 깨달은 한가지 사실은 모든 부와 명예가 아무것도 아니며, 더 나아가서 모든 부귀영화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은 젊은 시절에 모든 부와 명예가 자신의 노력과 수고로 주어진 줄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온 젊은 시절이 후회스럽고 부끄럽기 한이 없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몇 가지 부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본문 10절에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다" 고 했습니다.
부라고 하는 것은 결코 만족될 수 없고 오히려 인간의 욕심을 증가시키는 속성이 있다는 겁니다.
부가 아무리 많이 축적되더라도 그것으로 인하여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고, 또 돈을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충분하다', '이젠 됐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즉 전도자는 채워지지 않는 부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지적하면서 그것은 먹으면 먹을수록 갈증을 느끼는 '바닷물 같은 것'임을 증거 합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계 갑부 중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인데, 그의 재산은 430억 달라 라고 합니다. 현재 환율로 환산해 보니까 51조원 정도가 됩니다. 우리나라 일년 예산에 거의 절반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도 부를 더 축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 부부는 지난 1997년 1억1,000만 달러를 들여 시애틀 메디나시 호수변의 약 6,000평 대지에 건평 1,400평에 이르는 대저택을 짓고 입주한 뒤 10년 동안 주변의 주택 9채를 비롯해 모두 11건의 인근 부동산을 매입, 고용인들을 거주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세 시대 영주가 가신(家臣)들을 위해 성 주변에 집을 마련해 주던 것과 같다며 이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나님은 솔로몬을 통하여 부의 폐단(부정적인 면)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문 13절입니다.
“내가 해 아래서 큰 폐단 되는 것을 보았나니 곧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되도록 지키는 것이라”
☛부의 첫 번째 폐단은 '재물이 오히려 그 소유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 17절에서 솔로몬은 부를 좇는 자의 한평생이 근심과 병과 분노로 가득하다고 말합니다.
"일평생을 어두운 데서 먹으며 번뇌와 병과 분노가 저에게 있느니라..."
재물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 해 하고, 근심케 하는 삶을 산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바로 본인의 경험에서 얻은 결과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폐단은 본문 15절에서 보듯이 “자신이 수고해서 얻은 재물을 필요한 때 사용하지 못하고 또 죽을 때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 것도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이것도 폐단이라 어떻게 왔든지 그대로 가리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가 저에게 무엇이 유익하랴..."
그렇게 아둥바둥 긁어모아봤자 결국은 손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고 돌아가는 게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많은 재물을 수고하여 얻었음에도 죽을 때는 정작 빈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 입는 옷을 수의라고 하는데 거기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가져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재물의 부정적인 속성을 깨달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없을까요?
본문 19절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분복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그렇습니다. 바로 내가 자기고 있는 재물과 부요와 모든 분복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자각하고 사는 것입니다. 즉 이런 인생을 청지기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청지기란 지난날, 양반집의 수청방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잡일을 맡아보던 사람을 말합니다. 즉 주인집에 살면서 주인이 맡긴 일을 하고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 인생은 이 땅에 올 때 빈손으로 왔습니다. 우리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맡기신 것을 관리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청지기 인생에게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 청지기 인생은 잘 사용하는 인생입니다.
주인이 맡긴 것을 잘 관리하고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지혜로운 청지기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인의 것을 가지고 잘 나눠주면서 잘 사용해서 지혜로운 청지기라고 인정을 받았습니다.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늘리는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재산을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재물을 열심히 모으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재물을 잘 사용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재물을 쌓은 일보다 잘 사용하는 것을 하나님이 더 기뻐하십니다.
세계적인 갑부였던 록 펠러가 53세에 최초로 억만장자가 됩니다. 그런데 그는 53세 때 회사 걱정, 돈을 더 모을 걱정 때문에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여가 보낼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다가 건강에 문제가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교회에서 목사님의 ‘청지기 정신’에 관한 설교를 듣고 영의 눈이 열렸습니다. 바로 돈을 버는 것도 귀하지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 후 장학 재단을 설립, 남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여러 예술 활동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가의 인재들을 발굴하여 장학금을 주면서 후원하고 양성하는 일을 합니다. 그후 그의 건강도 회복되어 53세에 죽게 될 지경에서 그는 98세까지 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청지기 인생은 겸손한 인생입니다.
성경에 보면 어리석은 청지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수고하고 노력하여 농사를 잘 지은 줄로 착각하고 모든 곡식을 창고 쌓아 놓고 즐겁게 놀고 즐기며 살자고 노래합니다. 그러나 그 때 주님은 어리석은 영혼아 오늘밤 내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네가 쌓아놓은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고 하십니다.
청지기는 결코 교만하지 않습니다. 많아도 내것이 아니고, 적어도 내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다고 으스대거나 적다고 비굴하지 않습니다. 오직 많던 적든 자족하며 삽니다. 겸손하게 삽니다.
사도 바울처럼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야 하고 비천함에 처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청지기 인생입니다.
마지막으로 청지기 인생은 재물에 소망을 두지 않습니다.
용인에 가면 우리나라에 유명한 순교자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 기념관은 영락교회 어느 권사님 내외분이 봉헌 했습니다.
원래 영락교회에는 이북에서 내려와서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 권사님 내외분도 북에서 내려와서 좀더 잘 먹고 잘살아 보려고 죽기 살기로 재물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제법 많은 재물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먹고 살만하게 되자 이제는 당뇨병이 와서 먹는 것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기껏해 봐야 보리밥 한 그릇 밖에 먹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두 분은 재물의 덧없음을 깨닫고 그 순교자 기념관 부지를 봉헌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것이 바로 경기도 용인의 순교자 기념관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100년 후에 여기 있을 사람 별로 없습니다. 이 세상은 영원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소망을 둘 곳이 아닙니다. 오직 우리의 소망은 주께 있습니다. 영원하신 주님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우리가 사는 것도 주님의 은혜요, 우리가 구원받은 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께로부터 와서 그분께로 돌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소망을 둡시다. 영원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