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감주나무꽃 사랑
목련화
7월엔 노란 꽃비가 내려요.
Golden rain tree
한바탕 목놓아 울다가 웃다가
그대가 오실 길을 바라봅니다.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여린 가슴 내밀어
오시지 않는 그대를 기다리다가
서둘러 꽈리 속에 내 마음을 감췄죠
세찬 바람이 불어요. 지금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아직 여물지 않았는데
당신은 오시려는 기척도 없는데
나는 벌써 갈빛이 되어 남루해 갑니다.
먼 훗날, 당신이 오는 눈 내리는 길목에
까만 모감주 열매가 똑또르르 눈물처럼 떨어지면
당신을 기다리던 백팔번뇌의 내 마음이란 걸 그대는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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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학당이라는 이름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인 넷, 수필가 다섯(여기에 전선자 씨와 허경옥씨는 양쪽에 모두 소속됩니다)
그러나 원래는 전선자씨를 수필 쪽에 더 가까웠고 허경옥씨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필가들이 시쪽으로 월경을 해왔습니다. ‘그러는가 보다’ 했던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명란씨가 시쪽을 엿보는가 했더니 유향순씨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은 더구나 정초입니다. 금년 안에 무엇인가 판도를 바꾸게 될 것 같다는 예감. 그런 예감이 가주 강합니다.
‘수요시학당’이라는 이름을 ‘수요산문학교’라고 바꿔야 할까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좋은 일입니다. 사실 모든 문인을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Poet(시인)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문학형식이 시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오늘의 시를 ‘서정시’, 소설을 ‘서사시’, 희곡을 ‘극시’,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모든 시에는 운율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쉐익스피어의 희곡들은 모두 시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산문에 속하는 것은 천문학 종교학 의학, 등 문학 외의 문장들을 일컫던 말입니다.
열심히 노력해 보십시오. 문이 열릴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오늘 올린 <모감주나무꽃> 아주 좋아요.
나는 양재천에 있는 모감주나무와 우리 아파트에 있는 모감주나무를 매우 사랑합니다. 아파트에 있는 모감주나무는 위치가 좀 후미져서 잘 못 보는데, 양재천의 모감주나무는 모감주나무를 만나려고 양재천을 걷는다고 할 만큼 자주 만나서 오래 머뭅니다. 작년 물이 넘쳤을 때 모감주나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떠내려간 것입니다, 여름에는 연두색 꽈리주머니 같은 속에 콩알 같은 열매인가 씨앗이 감싸져 있었고 그것이 가을이 되면서 까만 염주처럼 익는데 그걸 주워다가 목걸이도 만들었었습니다.
홍수에 떠내려간 다른 것들은 그러려니 했지만 모감주나무를 잃은 슬픔은 대단했습니다. 연지당에서 그에 대한 글을 몇 번 썼었습니다. 그런데 올 가을에 무슨 일입니까, 아주 포기하고 잊었던 모감주나무가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뿌리가 어디엔가 살았다가 잎도 피고 열매도 맺었던 것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남아 있던 뿌리에서요. 그래서 뿌리만 죽지 않으면 모든 것은 되살아난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아, 그것이 Golden rain tree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시 좋아요
서정시 중에서도 정통 서정시입니다. 너무 사랑의 감정이 진하게 노출된 것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긴 하지만 그런 농익은 감정이 없으면 시를 쓰기 어렵습니다. 마지막 3연과 4연에서 절정의 감정을 누그려뜨리려고 해서 중화가 되었습니다.
특히 4연, “먼 훗날, 당신이 오는 눈 내리는 길목에/까만 모감주 열매가 똑또르르 눈물처럼 떨어지면/당신을 기다리던 백팔번뇌의 내 마음이란 걸 그대는 알까요?”라고 한 결미가 이성을 찾아 돌아온 듯 아주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똑 또르르”라는 의성어가 눈물의 비감을 중화시켜서 아주 좋아요. 그 의성어가 양성모음이어서 비감에 풀이 죽지 않았어요. 잘 했습니다. 과장 아닙니다. 무슨 책임을 지려고 과장하겠습니까. 계속 쓰십시오. 어디 한 번 해 봅시다.
첫댓글 에고! 교수님!
시를 쓰면서도 제 밥그릇이 아닌 양 쭈뼛쭈뼛해지고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렇게 썼다가 망신을 당하고 엄청 혼나는 것이 아닌가 하구요!
그런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시를 써 보라고 권유해 주시니 힘이 납니다.
용기를 더 내보겠습니다.
모감주나무를 좋아하셨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저도 영종도 공원에 있는 모감주나무를 처음 보고 신기했습니다.
짙초록 잎사귀 위에 연두빛이 새싹인 듯 피어나서 마치 나무의 이중주를 본 듯 참 희한한 나무라 눈 여겨 봤습니다.
관찰과 성찰을 통해 울림이 있는 시를 잘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압축이 잘 되어 있어요. '7월엔 노란 꽃비가 내려요' '당신은 오시려는 기척도 없는데 나는 벌써 갈빛이 되어 남루해 갑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