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태화강 신삼호교를 중심으로 상ㆍ하류 지역 수질의 탁도가 매우 불량해 보인다. 갈수기가 지속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녹조가 발생한 탓도 있을 것이지만 수질ㆍ수량 관리가 소홀한 탓이 커 보인다.
지난 2019년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이래 태화강 평균 수위가 조금씩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2019년 이전에는 태화강의 부족한 유지수를 해결하기 위해 상류에 지하수 펌프를 설치해 강바닥에서 퍼 올린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 적정 수위를 유지했었다.
그 덕에 수질 유지는 물론 녹조와 적조 발생을 막을 수 있었지만 다운동 인근 상류 지역에 설치했던 지하수 펌프가 가동을 멈춘 지 오래다. 친수공간인 태화강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면 태화강을 찾는 철새도, 물고기 떼도, 사람도 발길을 끊게 된다.
일반 하천에서 국가 정원으로 격이 높아진 태화강이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으로 변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현재 울산시가 태화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긴 하나 정작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키 위한 투자는 자칫 소홀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시민들은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으로 강으로 되살려낸 것에 대해 남다른 자긍심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일도 태화강에 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태화강에 물이 없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태화강 물의 감소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강바닥에 장시간 쌓이고 있는 퇴적물이다. 퇴적물로 인해 강바닥이 썩고 있다. 또한 우기(雨期)에 접어들면서 하상에 갈대를 비롯한 잡풀들이 사람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우거져 있어 기상이변으로 인한 대형폭우가 쏟아진다면 지난 2016년 차바 사태의 재발이 우려된다.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로 태화강 상류 일부가 범람 직전까지 가면서 수백 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떠내려가는 등 엄청난 피해를 겪은 바 있다.
하천의 상태를 보여주는 기준은 하상계수다. 특정 연도 내 최대유량에 대한 최소 유량의 비율로 정의되며, 하천유 상황의 변동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하상계수가 클수록 하천의 유량 변동이 크기 때문에 치수(治水)와 이수(利水) 면에서 매우 다루기 어려운 하천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하상계수를 낮춤으로써 홍수방지나 수자원 이용, 하천의 건전한 생태계 및 하천 경관의 유지 및 하천 고유의 자정 능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국내 평균 하상계수는 1:393이다. 다소 계절별 유량 변동이 적은 낙동강의 경우 1:372이며 변동 폭이 심한 섬진강으로 1:715이다. 태화강은 섬진강처럼 유량 변동이 큰 편에 속하는 강이다.
울산시는 현재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올인 한 상태다. 강에 물이 없으면 더 이상 강이라 말할 수 없다. 앞선 전북의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태화강의 물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