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주일 간의 스리랑카와 필리핀 방문일정을 모두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갔습니다.
내전의 상처가 아직 가시지 않은 스리랑카에는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가난과 불평등, 자연 재해로 고통 받는 필리핀에는 자비와 연민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유은재 기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아시아 방문을 유은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26년간 불교를 믿는 다수 민족 싱할리족과 흰두교도인 소수민족 타밀족이 내전을 벌여온 나라, 스리랑카.
지난 13일 스리랑카에 첫 발을 디딘 교황이 전한 첫 메시지는 `민족과 종교 간의 평화와 화합`이었습니다.
< 현장음 : 프란치스코 교황 >
"치유의 과정은 진실의 추구를 필요로 합니다. 오래된 상처를 다시 들춰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의와 치유와 일치를 증진하는 필수적인 길이 곧 진실의 추구이기 때문입니다."
(자막: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 행사 연설 中 / 13일 / 스리랑카 콜롬보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
불교와 힌두교, 이슬람교 등 타 종교 대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선물 받은 법의를 입고 화해의 장을 이끌었습니다.
< 현장음 : 프란치스코 교황 >
"어떤 민족이건 어떤 종교를 가졌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저버리지 않아도 되길 소망합니다. 모두가 형제 자매들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교황은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시절 당국의 박해 속에 스리랑카 가톨릭 교회를 지켜낸 요셉 바즈 신부를 시성했습니다.
인구의 70%가 불교 신자인 스리랑카에서 첫 가톨릭 성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막: 14일 / 콜롬보의 갈레페이스그린 해변 공원)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으로 이동한 교황은 가난과 부패, 구조적 불평등, 자연재해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을 끌어안는 일정을 이어나갔습니다.
2년 전 태풍피해로 7천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0여만 명이 이재민이 된 타클로반을 찾은 교황은 비바람 속에서 우비를 입고 미사를 집전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현장음 :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님은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성모님의 사랑과 자애하심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우리 형제이신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강인함으로 성모님께 의탁하십시오.”
(자막: 17일 / 타클로반 공항 미사)
낮은 곳으로 향하는 사랑을 호소하는 교황의 요청은 아키노 대통령과 필리핀 주요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젊은이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음 :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부당하고 가증스럽고, 사회적 불평등을 낳는 부정과 억압을 끊어버립시다, 가난을 고착화하고, 가난한 이들을 배제시키는 사회구조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의 의식과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지난해 8월 한국에 이어 다섯 달 만에 다시 아시아를 찾은 교황은 700만 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리잘 공원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갔습니다. (자막: 18일 / 마닐라만 인근 리잘 공원)
PBC 뉴스 유은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