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카페를 찾았네요. 저는 지금 한국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카페에서 받은 도움이 많아, 저번 체험기에 이어 마무리를 지으려고 들어왔습니다. ^-^
오래 전에 올린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점점 안일하게 살고 있는 제 자신에게 자극이 필요해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떠난다고 했었죠. ^-^
그래서.. 케언즈로 여행을 갔습니다. 적도 부근이라 그런지 한 겨울에 갔는데도 한 여름 날씨더군요..
자금사정의 압박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행은 마음먹을 때 가야 하는거라고 하잖아요. 조금 더 여유 생기면 그때 가지 뭐.. 라고 미루다간 결국 여행은 못가는 거라는 친구의 설득도 있었구요.. 그래서 떠났습니다. 비록 3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큼직한 건 다 하고 왔어요~ 그리고 파산을....ㅠ0ㅠ 근데, 케언즈 자체가 그렇게 길게 여행 할 만큼 넓지는 않더군요..헤헤~
샌드위치 가게 보스에게는 미리 전 부터 일주일 휴가를 요청 해 놨었구요, 돈이 부족해서.. 급할 때, 부모님 한테 말하기 좀 뭣 할 때. 꼭 필요할 때 만 써라고 오라버니가 찔러준 카드를.. 그어버렸습니다. 비행기 값으로요..헤헤~ 브리즈번에서 케언즈까지 왕복 320불 정도 줬던 것 같네요. 잘 찾아보면 스페셜 가로 젯스타나 버진블루에서 200불 이하 티켓도 있다고 들었는데, 저흰 너무 급하게 예약하는 바람에 좀 비싼 감이 있게 끊었습니다. (혹 여행 가시려면 미리미리 항공권을 알아보시길...)
그리고 친구에게 빚도 좀 졌어요. 돈 때문에 여행 망설이고 있을 때 친구가 흔쾌히 제의해 주더군요.. 저를 뭘 믿고.. ㅋ 그치만 정 안되면 한국 돌아갈 때 뺄 방 보증금으로 갚기로 하고, 염치 불구하고 빌렸습니다. 당장 다음달 방값이 걱정이었지만. 모든 돈을 그렇게 쪽쪽 뽑아서 굵직한 투어를 다 신청 했네요.
그리고 호주 현지 여행사와 한국인 여행사를 모두 발품 팔아 돌아 본 결과, 결국 에누리는 한국이더군요..ㅎㅎ
꼭 해보고 싶었던 굵직굵직 한 것이 스카이다이빙, 래프팅, 스킨스쿠버다이빙, 스노쿨링이었구요. 함께 가는 자연을 사랑하는 호주인 친구가 다른 일정은 모두 너희들에게 맞추겠다. 그 대신 Rain Forest를 꼭 넣어달라고 신신 당부를 하는 바람에 Dain tree라는 투어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일정이 빠듯한 관계로 정말 디테일하게 계획을 짰던 듯.. 모든 투어는 하루 코스라서 하루에 2개 이상 넣기는 무리였거든요.
모든 투어코스가 거의 7시 경에 시작되어서, 어쩔 수 없이 첫 날은 반나절 코스 래프팅을 넣었구요, 다음날은 풀 코스로 Dain Tree, 그리고 그 다음날은 풀 코스로 스노쿨링(스킨스쿠버 다이빙이랑 묶은 패키지 상품도 많았으나, 케언즈를 다녀온 제 호주인 친구가 수심이 별로 깊지 않기 때문에 스노쿨링으로 스킨스쿠버 하는 만큼 볼 수 있다더라구요, 그리고 일정도 길지 않으니 훈련받고 하는 시간이 아까우니 스노쿨링만 하라고 조언해 줘서 그렇게 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 날 비행기가 3시여서, 아침 일찍 스카이 다이빙을 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짰습니다.
근데 여기서 한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케언즈에 여행사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더라구요.. 그만큼 싼 가격도 많았구요. 그래서 혹 케언즈 여행 가실 분이라면 첫 날 코스만 미리 예약 하고, 나머지는 스케줄만 짜서 현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좀 더 저렴할 듯 합니다.
래프팅은 한국에서도 몇번 해 봐서..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었구요,. 무엇보다 교관이 참으로 멋졌었습니다. 유일한 여성 교관이었는데, 몇년 전 여행하다 우연히 타 본 래프팅에 반해서 업으로 삼았다더군요.. ^-^ 부러웠습니다. 그 열정이..
데인트리는.. 솔직히 비춥니다. 친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청 했는데,, 투어 가이드가 숲에 들어가서 동식물들에 대해 설명하며 쭉~ 걷는거에요. 게다가 모두 생소한 이름들이라 영어에 완전 능통한 제 친구도 못알아 듣는 게 많았구요. 유일하게 호주인 제 친구만 신났었다는... .크루즈 타고 악어보러도 갔는데,, 전 야생악어가 막 뛰어 오르고 이런 스릴을 상상했으나,, 저 멀리 있는 야생악어가 기어다니는 것 2번 봤네요.ㅡ.,ㅡ (저녁 먹으러 간 한 레스토랑에 악어고기가 메뉴에 있길래,, 분풀이로 시켜 먹었습니다. ㅋ 맛은.. 그럭저럭.. 치킨과 생선의 중간 맛이랄까?? 근데 치킨이 훨 맛납니다.. 호기심에 그냥 먹어 본 것 뿐.. 나쁘진 않았어요..ㅋ)
스노쿨링은..다른 투어보다 조금 비싼감이 있는(스노쿨링과 스카이다이빙 패키지 보다 쬐끔 더 비싼) 투어를 선택했는데, 호주 친구가 그 투어가 전혀 다른 2개의 섬에 가기 때문에 훨씬 더 좋을꺼라고 강추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신청했었습니다. 근데 결과는...Awesome이었습니다!!! 정말 예쁘더라구요, 그리고 갖가지 다양한 수중 풍경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수영을 잘 못해서 많이 걱정했는데,, 오리발의 위력이 대단하더이다..ㅎㅎ 물이 너무 맑아서 수심을 가늠할 수 가 없을 정도였고, 갖가지 아름다운 물고기들고 산호초들은 정말 황홀했답니다.
니모를 찾아서 보셨죠?? 니모가 친구들과 깊은 바다에 한 번 나가 보는 장면 기억나세요? 산호초를 벗어나 깊은곳으로 헤엄쳐 갈때는 꼭 니모를 찾아서의 그 장면 같이 아름다운 바다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비행기 타러 가기 전 아침시간을 짬 내어 꿈에 그리던 스카이다이빙을 했습니다. 갑자기 친구들이 다 못하겠다고 해서 결국 저 혼자 했는데요, 정말 정말 최고였습니다. 제 생에 최고의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그때가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케언즈 도착하고 부터 스카이 다이빙 때문에 겁 좀 먹었었는데요, 제일 무서웠던 순간은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서 뛰어내리기 직전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문도 없는(임시 플라스틱 투명 문만 있음 )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는데,, 점점 멀어지는 지면을 보면서 오금이 저려오더군요..
티비에서 연예인들 보면 그들이 준비될 때 까지 교관들이 기다려 주죠.. 그리고 연예인이 많이 주저하고 심지어 포기까지 하는 경우도 많이 보죠..근데.. 뭐 그럴 겨를이 어딨습니까? 교관은 제 의사도 안 물어보고 바로 뛰어내리더걸요..ㅋㅋ 몸이 묶여 있으니 전 자동으로 떨어진거죠.. 근데 교관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전 정말 못 뛰어 내렸지 싶습니다.ㅋㅋ
160불 짜리 솔로 비디오도 신청해서 찍었죠. 저를 찍어준 다이버는 스카이다이빙 세계 신기록 보유자였는데요, 그 분이 먼저 뛰었으니.. 지체할 시간이 없었죠.. 촬영때문에라도..ㅋㅋㅋ
비싼 감이 없지 않았지만.. 솔직히 스카이다이빙도 꽤나 비쌌으니..(투어295$+부가25$+바디오 촬영 160$) 그치만 후회는 없어요.
DVD로 만들어 줬는데, 배경음악까지 깔아서 출발 할 때부터 끝날 때 까지 몽땅 촬영했거든요 무슨 다큐 처럼..ㅋㅋ소중한 제 보물 1홉니다. 저희 부모님은 집에 누가 오기만 하면 그 DVD부터 보여주시니...헤헤~
저랑 함께한 교관이 참 멋졌습니다. 처음 불안에 떨며 안전하냐고 묻는 저의 질문에 "당연히 안전하지 않지."라며 너스레를 떨던.. 제가 장난치지 말라니까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너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 자연이란 것이 변덕스럽기 때문에 어떤 돌발상황이 있을 지는 자기도 모르며 수백번도 넘게 뛰어내린 나도 매번 뛰어내릴 때 마다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고.. 하지만.. 스카이다이빙을 위해서는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매번 뛰어 내린다" 고... 그리고는 끝에 장난스럽게 내 어깨를 툭 치며.. 너무 심각해 지지 말라구 라며 또 너스레를 떨었었습니다. ^-^
60초 간의 낙하산 없는 free fall, 정말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뛰어내리자 마자 아름다운 광경에 무섭다는 생각은 모두 잊었으니.. 정말 황홀했어요. 무사히 스카이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를 맞은건 제 친구들.. 게다가 호주인 친구는 울먹이기 까지 했었죠. 연신 "Awesome"과 "I'm very proud of you"를 외치며 나를 꼭 안아줬어요.
그날 우리 그룹 중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저를 향해 제 교관과 저를 촬영해준 교관은 연신 저에게 Crazy girl이라고...ㅎ
마치고는 사진이 들어가 있는 스카이다이빙 수료증도 주더라구요.^-^
투어를 하고 난뒤 저녁시간에는 주로 Night Market과 Casino에 놀러 갔었어요. Night market은 싸고 신기한 물건 들이 많았구요, 무엇보다 중국인들이 하는 전신 안마가..헤헤. 45분간 전신 마사지가 15불이라는 소리에 전신안마를 받으러 갔는데요, 중국인 사장 밑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안마하시는 분들은 우리 한국 학생들이더군요.. 조금 씁쓸했습니다. 45분에 15불이라면,, 그들의 시급은 대체...ㅡ.,ㅡ
함께 간 호주 친구가 계속 시급이 얼만지 물어봐라고 해서 좀 짜증 났었다는..약간 창피하기도 했구요.. 왜 우리나라의 고급 인력들이(저를 비롯해..;) 여기와서 이 고생들을 하고 있는지 또 한 번 혼란스러워 지더군요..
그리고 비는 시간엔 수억원 들여 만들었다는 인공 비치 "에스플러나드 라군"에서도 놀고, 시티구경도 하고(시티라 해봐야 아주 자그마한...ㅎㅎ 케언즈는 도보로 거의 모든 곳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작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날 스카이 다이빙 하고 비행기 시간까지 조금 남은 시간은 보타닉가든도 다녀왔습니다.
총 경비는 한 1500불 들었던 것 같습니다. 투어때문에 돈이 좀 들었고(특히 스카이다이빙) 나머지는 완전 아끼면서.. 숙소는 백팩커로 가려고 했으나,, 스페셜가로 나온 motel이 있어서 그곳에서 묵었습니다. 아무리 스페셜 가였지만.. 그래도 예상 보다는 숙박비가 조금 초과됐었죠.. 꼭 돈 때문이 아니라도 백팩커에서 한번 묶어볼 껄, 후회도 좀 됐었어요.. 한 번도 거기는 안 가봐서.. 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재밌을 것 같기도 해서..
간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했더니 조금 릴렉스가 되면서 새로운 각오가 다져지더라구요.
다녀온 뒤 저는 다시 에너지 충전하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여행 뒤 빵꾸난 통장이 조금 안습이었습니다만.. 정말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자부합니다. ^-^
첫댓글 오 드디어 적으셨군요+_+ 기다렸습니다ㅋ 저도 여유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네요~~
너무 멋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