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는 진도인이 먼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특히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출향인들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생활 속에서 늘상 접촉하는 주변인들에게 진도를 알려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진도를 알아야 합니다.
진도가 어떤 곳인가?
이 땅에는 아직도 그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다. 그중의 한곳이 한반도 서남단 끝에 있는 섬, 진도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통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는, 촌각을 다투는 지금의 세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공간적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이유가 통하지 않게 되었다. 진도의 진면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에, 가서 보지 않고 침묵만으로 일관하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 진도는 섬이지만 육지의 어느 지역 못지않게 아주 오래전부터 문명이 이루어졌고, 문화 활동이 시작되었다.
인류가 지구상에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는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다. 하지만 문자의 기록이 없어 정확히는 알 수 없고, 고고학이나 지질학 등에 의해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진도도 마찬가지다. 진도의 여러 지역에서 선사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나 선돌이 발견되어 이미 선사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고, 나름대로 문화 활동을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999년 조사에 의하면, 진도에서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묘제인 고인돌 570기가 확인되고, 무문 토기편을 비롯하여 석촉, 석부, 연석 등 주로 농경과 관련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근거는 더 있다. 진도는 일찍부터 불교문화가 발달했고, 조선 시대 때는 수많은 정계·학계의 유력 인사들이 진도에 유배되어, 일부는 교육에 힘써 진도 땅에 예술과 문화의 씨를 뿌렸다. 그 결과, 진도 금골산 마애여래좌상, 금골산 오층석탑, 쌍계사 목조삼존불좌상, 쌍계사 시왕전목조지장보살상, 쌍계사 대웅전, 상만 오층석탑, 용장사 석불좌상, 청용사 소장 불교전적 등과 같은 불교문화와 관련된 문화재가 유독 많고, 조선 시대 영의정을 지낸 노수신은 진도군 지산면 안치에서 19년간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진도의 풍속에 예속을 심어 ‘진도 개화지조’가 되었고, 〈옥주이천언(沃州二千言)〉을 비롯한 1,023수에 이르는 시를 지어 진도가 예향으로 뿌리내리는 데 일조하였다. 또 정만조(내부참의관)는 12년간의 진도군 접도 유배 생활 중에 글방을 열어 2세 교육에 힘썼으며, 진도 땅에 예술과 문화의 씨를 뿌린 개척자가 되었다.
- 진도는 예전부터 중앙 정부의 관심이 컸고,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언제나 그 역사의 현장이었다.
고려 시대 때 진도는 삼별초 항쟁의 근거지로 여몽 연합군에 맞서 싸워야만 했고, 조선 시대 때는 왜구의 출몰과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 왜적의 침입에 맞서 싸우는 등 우리나라의 역사 전개에 있어 중요한 사건의 현장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진도는 전 지역이 역사 유적지가 되었다.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에는 명량대첩의 격전지인 울돌목과 망금산 관방성, 이충무공 동상이 있고, 진도군 고군면에는 삼별초 대몽항쟁의 본거지였던 용장성(용장리), 이충무공 벽파진전첩비(벽파리), 정유재란 순절묘역(도평리) 등이 있다. 진도군 의신면에는 삼별초 왕온의 묘(침계리), 삼별초 궁녀둠벙(창포리), 왜구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금갑진성(금갑리)이 있고, 진도군 임회면에는 고려 시대 때 삼별초가 이곳에서 몽골과 항쟁을 벌였다는 남도진성(남동리), 삼별초 배중손 장군의 사당과 동상(굴포리)이 있다. 진도는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의 지형을 활용할 수 있었듯이 지형학적으로 남해에서 서해로 진출하는 중요한 길목이었고, 또 조선 시대 때는 말 4,500필을 기를 수 있는 국영 목장지로 중요시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한때 진도군수로 임명되었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재임하지는 못했지만, 왕명에 의한 임명 자체만으로도 당시 진도의 특별한 위상과 가치를 입증하고도 남을 것이다.
- 진도는 연중 공연과 축제가 끊이질 않는다.
진도에는 대형 상설 민속 공연장이 3곳이나 있어 연중 공연이 열린다. 진도읍 무형 문화재전수관의 ‘진수성찬’, 국립 남도 국악원의 ‘국악이 좋다!’, 진도 향토문화회관의 ‘토요 상설 공연’, 해창 민속전수관의 ‘진도 민속공연’, 진도개 테마파크의 ‘진도개 공연’ 등이다. 또 전국 강강술래 경연대회, 남도 민요 전국 경창대회, 전국 고수대회, 대한민국 청소년국악제, 전국 소치미술대전과 같은 전국 규모의 경연대회가 연중 개최되고, 진도 문화예술제, 진도 아리랑 축제, 신비의 바닷길 축제, 명량대첩 축제, 진도개 페스티벌과 같은 축제가 열려 진도는 1년 내내 신명 나는 가락과 놀이, 굿판이 끊이질 않는다.
- 진도는 이 땅의 진정한 예향이다.
진도는 남도 소리의 본향이자 시·서·화·창을 갖춘 우리나라 민속 문화 예술의 본거지로, 이 땅의 진정한 예향이다. 진도는 대형 상설 민속 공연장이 3곳이나 있고, 국립 남도국악원, 진도 국악고등학교, 진도 향토문화회관, 전통 민속체험관, 무형 문화재전수관, 민속전수관과 같은 전통 소리 교육기관을 갖추고 있으며 진도 아리랑·진도 다시래기·강강술래·씻김굿·진도 만가·남도 잡가 등의 무형 문화재가 10개가 넘는 남도 전통 소리의 본고장으로 지자체로서는 가장 먼저 상설 민속 공연을 시작하여 우리나라 국악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연중 상설 공연과 축제가 열리고 전국 규모의 경연대회가 개최된다. 또 진도는 우리나라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 등 국전 특선작가 150여 명을 배출한 지역으로 미술관이 군 단위로는 가장 많은 10곳이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재의 왕군(王郡)답게 무려 74건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문화·예술자원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2013년도에 진도를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민속 문화 예술 특구’로 지정하였다.
- 진도에는 정부에서 인정한 명품 둘레길이 있다.
진도 둘레길은 해풍과 함께 걸으며 진도를 한 바퀴 도는 120km 정도의 일주도로인데, 이 길에는 역사 탐방로인 ‘삼별초 호국 역사 탐방길’과 ‘이순신 장군 명량대첩로’가 포함되어 있고 국토해양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한 ‘세방낙조와 어우러진 시닉드라이브 도로’가 속해 있다. 특히 이 길은 2021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세계적인 걷기 여행길로 만든 ‘코리아 둘레길’의 일부인 서해랑길에 포함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진도 둘레길 외에도 ‘진도 미르길’과 ‘접도 웰빙 등산로’라는 두 개의 특별한 걷기 여행길이 더 있다. 임회면 죽림리에서 시작하여 서망항에 이르는 진도 미르길(25km 정도)은 바닷가의 옛길을 복원하여 파도 소리와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해안 산책로로 전라남도가 ‘2021년 걷고 싶은 전남 숲길’로 선정하였고, 섬 속의 섬에 있는 접도 웰빙 등산로(9km 정도)는 코스 전체가 천연 생태식물원이자 수목원으로 산악회나 가족 단위 등산에 최적이다.
- 진도는 한마디로 천혜의 보배섬이다.
진도에는 운림 산방, 세방낙조와 같은 명승지가 있고, 모세의 기적이라 일컫는 신비의 바닷길이 있으며, 진도 구기자, 울금, 홍주, 검정 쌀, 돌미역 등과 같은 하늘이 내린 특산품이 생산되는 곳이다.
사람들은 진도가 참 멀다고 한다. 맞다. 그런데 멀지만 가까운 곳이다. 한반도 남서쪽 모퉁이에 있으니 물리적 거리로만 본다면 멀 것이다. 자동차로 서울에서 5시간, 대전에서 3시간, 광주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현장을 찾아간다는 기분이라면, 예향의 본고장 진도인의 끼를 확인하러 간다는 마음이라면, 특산물로 가득한 남도 음식의 별미를 맛보러 간다는 기대감으로 달려간다면 꼭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교통편이 의외로 발달한 곳이 또 진도다. 진도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와의 교통이 아주 편리해졌고, 많은 도로들이 지선으로 개설되어 예전보다 획기적으로 편리해졌다. 진도를 예찬하는 선답자들의 찬사를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렇게 말했다. ‘원형의 섬 진도.’, ‘진도는 이 땅에 마지막 남은 신명나는 땅.’, ‘진도는 한반도의 엄지발가락 같은 섬이다. 엄지발가락이 인간의 몸에서 가장 앞서 나가듯이, 진도는 한반도 문화의 가장 앞장에 설 만한 곳이다.’, ‘진도는 농경 사회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라고. 이런 찬사들, 모두 사실이다. 더 이상 어떤 말들로 진도를 대신하겠는가.
* 출처 : 대한민국의 유일한 민속문화예술특구, 《진도에 가·보·느·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