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엽사에 댓글 달던 중 몇몇 회원분이 중국 이야기 좀 해달라고 하셔서... 그냥 주절주절 시작해 봅니다.
계산해보니 중국에 온지 134개월 됐네요 ㅠㅠ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 볼랍니다.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경어체는 마음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__)
2001년 군 제대 3개월쯤 전이었던가. 제대하고 복학하려면 시간이 좀 남은 관계로 중국어를 배워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전역 직후 훌쩍 올라탄 아시아나 OZ331편. 그게 내 인생의 1/3을 북경에서 보내게 된 시발점인 것 같다.
수도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희한한... 뭐 좋은 냄새는 아니었지만 좀 뭔가 희안한... 먼지 냄새 같기도 하고
향신료 냄새 같기도 한 이 냄새는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11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이 냄새가 나면 중국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가 생각이 나는 것 같다.
5월에 제대하고 8월에 들어왔으니, 그 3개월 동안 학원에 다니며 나름대로 준비를 좀 했었다. 어떤 이는 10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초강국이 될 것이니 중국어 배우기를 잘 선택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거기가 사람사는 구석이냐
인터넷은 되는거냐 등등 말도 많았지만 어쨌거나 영어 외의 외국어 하나 더 배워둔다는 거 좋은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과
싼 물가와 맛있는 수만가지의 음식들, 한국여자와 신체구조부터 다른 아리따운 아가씨들에 대한 더 큰 기대감 하나만으로
이민가방 하나 들고 여기 온 것 같다.
8월 29일 북경에 도착했으나 언어소통이 불가능하니 집도 절도 없는 신세. 어찌어찌 지도를 보고 찾아간 내가 다닐 학교.
길건너 바로 앞 중국인 아파트에 손짓발짓으로 방을 구하고 보니 이틀이 훌적 지나간다. 5층짜리 아파트는 마치 60년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찌그러져가는 아파트. 현관문도 나무문이고 열십자 창틀에 거실은 없으나 방은 두개. 방세는
한달에 미화 200불. 티비 세탁기 냉장고 없음. 더운물은 저녁 7~9시까지만 나옴.
뭐 어때. 티비는 봐봐야 알아먹지도 못할것이고 제대한지 얼마 안됐으니 찬물에 샤워하고 손빨래 하지 뭐.
학원에 잠깐 다니긴 했으나 막상 와서 사람들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음. 더군다나 북경 말은
혀를 굴려 말하는 어찌보면 사투리에 가까운 말이라 더더욱 알아먹기 힘들었다. 글자 공부 역시 소홀히 한 탓에 한국서
쓰던 간단한 글자 외엔 이건 뭐 장님이 따로 없는 상황. 그 와중에 마트에서 장볼 거 다보고 냉장고는 어찌 집으로
배달시켰는가 몰라.
한 3개월쯤 학교를 다녔나. 이제 슬슬 사람들 말하는 게 귀에 들리기도 하고, 말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나 아직까지는
초보자 상태. 6개월쯤 지나니 택시기사의 불친절함에 따질 수 있게 되었고(물론 그들이 말하는 건 잘 들리지 않았지만)
물건값을 깎고 순수함을 가장한 어리버리 외국인의 모습으로 아가씨도 꼬시며 다니고 뭐 그렇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8개월 정도만 있다가 귀국해 복학할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배운게 아깝기도 하고 애초에 적성에 맞지 않던
법학과라는 전공은 개나 줘버릴 심산으로 이 곳에서 대학을 가겠다고 선언. 그리고 03년 9월 북경의 모 대학에 입학.
04년 11월 2학년 1학기.
내가 다니던 학교는 아주아주 드문 전공을 공부하는 곳이라 유학생의 수가 매우 적었다. 특히 한국인이라고는 본과 석사 박사
다 합해봐야 열 몇명정도. 당시 듣던 수업에 외국인은 나, 어린 한국여학생, 쪽바리 1, 쪽바리 2 이렇게 네명이 있었고
나는 원래 쪽바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냥 인사없이 다니는 정도. 어느날 강의가 끝난 후 쪽바리 1이 한국여학생에게 작업을
걸고 있네. 근데 가만히 보니 이건 작업이 아니라 대놓고 성희롱스러운 말들을 뱉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아이 머리를 탁탁
때리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알고보니 일본인들 사이에선 머리 때리는게 아무런 일도 아니라지만, 당시 빡 소리가 나도록
한국 여자의 머리를 때리는 모습에 눈이 돌아 한 5분간을 눕혀놓고 팔꿈치로 짓이겼던 것 같다. 쪽바리 2의 신고로 공안이
출동하고 한국으로 추방당할 뻔 했다가 중국인 친구들의 진술로 겨우 치료비만 물어주고 풀려났던 기억.
이 곳은 담배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식당에는 금연표시가 꼭 붙어있긴 하지만, 테이블마다 재떨이가 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뭐 피우고 싶으면 피우는거다. 택시 안에서도 마음껏 뻑뻑 피우고 기사도 피우고 애새끼도 피우고
뭐 그런식이었는데, 정말 싫은건 택시기사들 피우는 건 좋다 이거다. 근데 겨울에 춥다고 창문닫고 피우는거 손님한테
미안하지도 않은가? 엘리베이터에서 피우는거 그래 피라 이거야. 근데 남들보다 나중에 탔으면 적어도 안에서 불은 붙이지
말아야 하는게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방식이 아니었던가?
올림픽이 열리던 08년부터 택시 안에서의 흡연이 금지되었다. 중국 정부에서 택시기사들에게 내려온 공문들 내용을 보면
가관이다.
머리는 적어도 3일에 한번은 감을 것
웃옷을 벗지 말 것
손님이 보는 앞에서 코딱지를 파지 말 것
소리내어 가래침을 뱉거나 삼키지 말 것
등등
여튼 흡연이 금지되긴 했는데 가끔 피우는 기사놈이 있다. 그럼 옳다구나 싶어 나도 하나 빼물면 너는 안된단다.
왜냐고 물으니 택시내 금연은 손님이 금연이지 기사가 금연이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럼 손님은 기사가 피우는
연기나 먹으면서 가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그래서 빡돌아 도로 한가운데 내리고 택시회사에 전화로 컴플레인 건 것이 한
백번은 되는듯.
일단 외국인이다 싶으면 이놈들은 눈에 생기가 돈다.
예전 내가 중국에 오기 전에는 외국인 요금표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는데... 여튼 시장을 가든 어딜 가든 외국인인 거 티나면
바가지 한번 씌우려고 졸라게 덤벼든다. 시장에 가서 500위안에 파는 물건 150위안에 깎아서 샀다고 자랑하는 북경 삼개월차
반년차들... 잘샀다고 칭찬해주길 바라는건가. 상인이 외국인에게 150위안에 팔았다는건 원가가 15위안이라는 얘기다.
한국에서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여기선 물건값 깎았다고 그게 잘한게 아니라, 돈주고 산 물건 오래 간직이나 하는게 잘하는거다.
조만간 없어지거나 고장날테니까.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롤렉스 불가리 태그호이어
삼성 애플 노키아 엘지
BMW 쉐보레 현대 아우디
없는 짝퉁이 없다.
대표적인 회사가 체리자동차. 이 회사는 CEO가 도대체 어떤 새끼인지 전세계 모든 자동차를 카피하는 듯 하다.
그 이름도 유명한 마티즈를 QQ로 만들어 부품까지 호환되게 만들어놓고 기소당했지만 패배하지 않는(물론 대우가 병신)
대단한 기업. BMW와 무쏘의 절묘한 조합을 완성한 차세대 SUV. 3시리즈의 헤드라이트와 아반떼의 후미등을 갖고있는
퓨전 세단. 아우디의 옆선에 7시리즈의 콧구멍을 결합한 사이즈 큰 경차.
거래처 여직원이 새로 산 핸드폰은 SAMSVNG이다.
처음 혼자서 택시를 타고 시내에 나가면서 보고 놀라 자빠진 적이 있다. 아니 고속도로에서 대형트럭 5대가 역주행을 하다니.
역주행은 여기서는 일도 아니다. 정말로 별일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역주행하는 차를 보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머리에 총이라도 쏴주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열두번이 넘게 든다.
3차선에 서있다가 갑자기 유턴하는 놈
고속도로 1차선에 달리다가 지 빠져야 할 램프 지났다고 급브레이크 밟은다음 갓길로 가서 후진해 나가는놈
차가 달리고 있는데 지 차선변경한다고 억지로 밀고 들어오는 놈
신호 열렸는데 지도 가겠다고 다른차 다 막고 끼어들어오는 놈
나도 운전할 때 욕 꽤나 하는 놈인데, 한국에 가끔 들어가면 적어도 차 안에서만큼은 나도 부처님이다.
문제는 이제 나도 가끔 저렇게 운전한다는거. 물론 여기서만.
2011년 1월 1일부터 북경에서의 차량 판매가 제한되었다. 한달에 2만대만 판매. 이유는 북경에 차가 너무 많아 길이 막힌다는
것. 으이그. 길이 밀리면 신호체계를 똑바로 하고 운전문화를 바꿔야지 차를 줄인다고 그게 안밀리나. 사거리에 좌회전 신호도
없는 놈들이 차를 안판다고 그게 해결이 되나. 덕분에 자동차 대리점만 죽어나는거지. 중고차 시장이랑...
중국여자는 대부분 성에 대해 오픈. 하지만 사귀는 사람이 있으면 웬만하면 그 사람과 결혼까지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연애따로 결혼따로의 개념은 없다. 왜냐. 그게 정상이거든.
아직 때가 덜 묻었다고 해야 하나. 물론 때묻은 여자 많이 있지만 백분율로 따지자면 정말 낮다.
나이트나 술집에서 만나 하룻밤 같이 자도 뭐 더럽게 엮이거나 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뿐더러 성에 대해 오히려 솔직한
편이라 가끔은 놀라기도 한다. 오히려 지 친구를 소개시켜 주는 경우도 있고 여튼 외국인에겐 쵸큼 더 관대하다는 거.
흔히 KTV라고 불리는 룸 형식의 주점. 돈없는 학생 땐 이빨털어 데리고 나와 자고 그랬다. 직장인들이 돈주고 데려나오는
거 보며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절레절레 했었지만, 이제 이해가 되는 걸 보니 나이를 먹은건가.
여튼 좀 괜찮은 곳에 가면 초이스하는데만 20분씩 걸리고 그럴 때도 있다. 워낙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니....
한국처럼 멀티 못뛰게 되어있고 방에 앉는 순간 휴대폰은 압수하는 게 보통.
전세계 술 소비량에서 한국이 꽤 순위권에 들어있던데. 가끔 홍대나 뭐 이런 쪽에서 술퍼먹고 자빠져 자는 인간들 사진
올라오면 ㅉㅉㅉ 하며 국가망신이다 뭐다 하지만, 여기도 다 그런다. 더 많다.
중국 술이 독해서 그러느냐. 물론 독한 술 먹고 맛 가는 인간들도 많지만 맥주먹고 맛 가는 인간이 더 많다.
맥주 싸다. 10년전에 비해 물가가 한참 오른 지금도 맥주는 한 병에 500원도 안한다.
한국에서 칭다오 마시는데 정말 억울하더라.
한인 사회에서 가장 필요하면서 가장 필요없는 사람은 조선족이다.
조선족.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한 민족이지만 특유의 영악함으로 소수민족 중 경제, 교육 분야에서 일등을 달리고 있는
민족이다. 조선어와 중국어를 혼용하며 자신들은 독립투사의 후손이라 빠득빠득 우기지만 실상은 왜놈 앞잡이였다는거.
다들 알지 않는가.
뭐, 조선족 중에서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니 싸잡아 욕하지는 않겠지만, 난 이제 조선족들에게
좀 질린 상태라 별로 좋은 말을 해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에이 쎄쓰께같은 아새끼 말하는거를 봐라
아십아원입니다 (55원입니다)
사장님 엄슴다
아 이 정안가는 말투들.
한국 유학생.
몇만명인지도 모르겠다. 이놈들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이 몰려오는가 싶다. 공부는 하는지, 졸업은 하는지.
티비에서도 중국 유학가서 노는 놈들 많이 때린 걸로 알고 있는데, 한학기 지나면 또 오고 그 학기 지나면 또 오고
마치 무한맵에서 뽑아내는 저글링같다.
학생들은 보통 오도구라는 대학 밀집지역에 거주하는데, 1년정도 어학연수를 하고 시험을 봐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학 밀집지역이라면 서점과 카페 등이 성행해야 하는데 오도구는 한국식 술집이 성행한다. 임대료도 엄청나게
올랐고, 근처의 아파트 월세도 방 하나짜리 집이 최하 80만원은 하니 입이 벌어진다. 번화가에 나가면 거의 한국인이다.
우리의 자랑스런 대학생들이다. 안중근 의사가 어느병원 의사냐, 삼일절은 일본에게 축구 이긴날이냐 따위의 질문이나
해대는 미친놈들이 활보하는 오도구. 한국인의 호전적인 기질을 감추지 못해 매일 밤 맥주병이 깨지는 오도구.
한국에서 이름없는 대학 나와서 살기는 싫고, 중국에서 은근 이름 알아주는 대학은 한국보다 들어가기 쉬운편이니
유학을 오긴 했는데, 빌어먹을 공부는 하는 방법을 모르겠고 주위엔 또래 남자애들 여자애들도 많고 와꾸도 먹어주니
오늘은 친구들과 술한잔. 내일은 클럽가서 중국인들과 대화 좀 해볼까. 일단 말부터 좀 터야 하는게 우선이잖아.
공부는 모레부터 하자고 다짐하지만 모래를 다져봤자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입시에 낙방하고
집에서 받은 용돈과 학비는 술값 당구값으로 죽죽.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HSK 성적표도 위조해보고 나중엔 졸업장도
위조한다. 이 친구들 덕분에 PD수첩에서 성적표 위조해보러 출장 나왔었다. 내가 그때 통역알바하면서 얼굴이 다 뜨겁더라.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곳은 낙태의 본고장인가 의심이 될 정도로 낙태가 일반화 되어있다.
한가정에서 아이 하나만 낳게 하는 정책 덕분에 철없는 한국 유학생들이 자유로운 낙태수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거
아시는가. 의사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어도 떠듬떠듬하는 한국 여자애들이 와서 애 지우고 가는게 신기했는데
친구들이랑 와서 웃고 떠들고 담배피우다 수술 마치고 감기약 받아가듯 약받아 가는게 더더욱 신기했다고.
씨발 걔네들 한국애들 아니라고 우겼다.
흔히 중국에는 재산이 10억 넘는 사람이 한국 인구만큼 있다고 하던데,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정말 그정도는 있는듯 하다.
집이란 것이 전세 개념이 없어 월세 혹은 매매 형태의 거래만 이루어지는데, 어떤 집주인을 보면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사는
사람도 있고, 지방에 가면 아예 한 단지를 사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중고차 매매상 중 아는 사람이 하나 있다. 겨울이 되면 녹색 거지잠바 하나 입고 "궁금하면 오백원~" 외칠 것 같은 외모에
20년전 스즈끼에서 나온 티코만한 똥차를 타고 다닌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지만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은 돈 있는 것을
절대 티 내지 않는다. 일부러 더 거지같이 하고 다니는건가; 여튼 그 중고차 상인은 통장 안에 2천만 위안이 박혀 있더라.
한국돈으로 한 35억 정도가 현금으로 있는 것이다. 가끔 전화해보면 홍콩에 놀러갔다고 하더라. 나중에 사진 보니
꼭대기층 스위트룸 빌려 수영장에 여자들 한 대여섯명 밀어넣고 발가벗고 양주 처마시다 왔더라. 양주만 먹었겠는가.
기억을 더듬으면서 쓰다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혹시나 궁금하신 거 댓글로 물어보시면 답해드리는 게 낫겠네요 ㅋㅋ
원래는 중국 욕지거리나 하려고 시작한 글이었는데 자서전이 되어버린 느낌;;;
첫댓글 참...읽어보니
개념 무개념 탑재
지금은 어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