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화음과 보컬은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그래서 노래는 무한한 힘을 가진 무형의 '무기'다. 그러나 어느 샌가 가수가 노래보다 안무, 춤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여성 4인조 그룹 빅마마(Big Mama). 그룹 이름을 너무 잘 지었다 싶을 정도로 한 덩치(?)하는 이들은 요즘 데뷔 앨범 [Like The Bible]로 "가수면 노래를 잘해야 된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고 있다.
빅마마의 탄생에는 맏언니 신연아와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 그리고 휘성을 발굴한 음반 기획사 M-Boat사의 박경진 사장의 힘이 컸다. 처음에는 정말 장난처럼 시작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후 이들이 제일 먼저 발굴해낸 사람이 신연아다.
신연아(30)는 지난 7년간 코러스로 활동한 '가요계의 산 증인'. 발매된 앨범의 80%엔 그녀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별별 가수들의 목소리 톤과 발음까지 기억할 정도. '빈칸채우기' 멤버로 활동하다 M-Boat의 박경진 사장에게 캐스팅 됐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지영(24)은 '한상원 밴드' 보컬로 활동했다. 같은 과 후배인 박민혜(22)와 함께 빅마마에 합류하게 됐다. 동아방송대 영상음악과 2학년인 이영현(23)은 2000년 강변가요제 수상자. 친구 휘성의 권유로 빅마마 멤버가 됐다.
묵직한 목소리와 멤버들의 화음은 온몸의 촉수를 자극하면서 감성을 깨운다. 완급을 조절하는 천부적인 노래감각,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절제된 창법, 진한 리듬 앤 블루스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앨범 가운데에서도 데뷔곡 "Break Away"는 사람들의 입 소문만으로 히트 곡 반열에 올랐다. 최근 이들이 TV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존재를 모르던 사람들까지 빅마마를 주목하게 됐다. 머라이어 캐리의 당당한 바이브레이션과 토니 브랙스톤의 힘있는 R&B 창법, 숨소리까지 노래의 일부로 되살려내는 탁월한 음악감각 등은 빅마마를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한다. 이를 반영하듯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서울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서 있었던 콘서트는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콘서트에서는 아바의 노래를 부르며 멋진 댄스 실력을 과시해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물론 남자친구도 있다. 맏언니 신연아는 4살 연하 외국인 남자친구는 현재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다.
빅마마는 데뷔 전부터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타이틀 곡 "Break Away" 뮤직비디오는 수많은 남자 손님으로 가득찬 한 술집에서 날씬하고 섹시한 4인조 여성그룹이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지만 알고 보니 이들의 노래는 립싱크였다. 실제로는 뚱뚱한 빅마마 멤버 4명이 무대 뒤에서 땀을 흘리며 노래를 부른다는 내용이다. '외모지상주의' 세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인 셈이다.
가요계에 뛰어 든지 불과 2개월밖에 안되는데 빅마마가 일본에 진출한다.
국내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들의 공개경쟁 방식으로 일본 연예계 관계자들이 일본 진출과 관련해 빅마마에게 호조건을 제시하는 쪽과 계약을 맺게 하는 것을 말한다. 빅마마는 5월20일 일본 도쿄에서 600여명의 음반 및 방송 관계자들을 초청해 쇼케이스를 연 뒤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음반사를 선택해 계약할 계획이다.
그 동안 보아, SES, 등 몇몇 스타들이 일본에 진출했지만 공식적인 공개경쟁 방식을 거치는 것은 빅마마가 처음이다. 일본 진출은 엑스재팬(X-Japan), 글레이(Glay) 등이 소속된 일본의 대형 레코드 레이블인 언리미티드사 마시모 회장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마시모 회장은 지난달 15일 서울 남대문 메사홀에서 열린 빅마마의 첫 콘서트를 직접 본 뒤 이들의 능력을 확신하고 일본 가요시장 진출의 길라잡이 구실을 자청했다.
얼마 전 일본의 한 대형 레코드사는 빅마마더러 일본뿐 아니라 미국시장 진출까지 주선해주겠다고 제의하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양현석과 휘성의 앨범 제작사인 M-Boat가 2년 가량 공을 들여 탄생시킨 빅마마의 데뷔앨범은 최근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제대로 된 음악을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빅마마. 팬들은 그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각종 음악프로그램에 출연, 환상적인 노래솜씨로 팬층을 넓혀가고 있는 빅마마는 7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소장가치 있는 앨범'임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