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나마나한 이야기이다. 문제가 없으므로 잘나가는 것이다. 사업도,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첫홀부터 5번홀까지 줄파에 버디까지 잡아냈다고 치자. 이런 추세라면 싱글 핸디캡이 아니라 언더파 스코어까지 칠 수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러나 실수가 나왔을 때 순식간에 무너진다. 이번 주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멘탈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실수의 종류는 다양하다. 티 샷에서 심한 슬라이스나 훅이 나올 수도 있고, 어프로치 샷을 하다 생크가 날 수도 있다. 또는 동반자의 한마디에 50㎝도 안되는 파 퍼트를 놓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남은 과제이다. 이럴 때는 물론 골프격언처럼 지난 홀을 그냥 잊으면 된다. 잊는다는 것은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 샷을 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머리속은 벌써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생크라니, 구력이 몇년인데", "그 짧은 퍼트를 기브를 안줘?" 온갖 고민과 동반자에 대한 원망이 이어진다.
하지만 실수를 가장 빨리 잊는 방법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핸디캡이 18이라면 하루에 18번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의 하나였던 벤 호건도 18홀 플레이를 하면 마음에 드는 스윙은 한두번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벤 호건을 위대한 골퍼로 꼽는 것은 그가 실수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수 후에도 여전히 훌륭한 스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아주 즐겁게 골프를 즐기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 심지어 볼이 해저드로 직행해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다음 스윙을 준비한다. 하루는 가만히 그의 라운드를 지켜보았다. 실수를 하면 무엇인가 수첩에 기록을 하는 것이었다.
라운드 직후 "오늘 뭘 그렇게 열심히 기록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저 무슨 실수를 했는지 적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시 연습을 하기위해 기록해 두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더니 "처음에는 연습을 위해 적었는데 그 자체로 일단 실수를 잊을 수 있어서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우선은 적었으니까 쉽게 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라운드 도중 곧바로 실수를 해결하려는 것은 어리석다. 그는 잊기 위해서 적는 것이었다.
자신의 실수를 좀처럼 잊지 못하는 골퍼들은 수첩을 들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 될 듯 하다. 사업에서의 실수는 돌이킬수록 도움이 되지만 라운드 도중의 실수는 되새김질해봐야 다음 샷만 더 망가진다. '되새김질'은 소나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