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제가 2012년 9월 13일에 제 SNS 계정에 올린 글입니다. 저는 이글을 쓰기전에 아래 소개한 그방송을 수십번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고 글을 여러번 고쳤습니다. 서울시민들은 하루의 일상처럼 이용하는 지하철의 풍경속에서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공간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먼 타국에서 사는 이방인의 눈으로 찾아 볼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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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 가면 꼭 해보고 싶은것이 있다. 돈이 많이 들지도 않고 남의 도움도 필요없다.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보는 것이다. 왜 15시간을 비행기타고 가서 겨우 지하철 2호선 이냐고요 ?
한국 TV 에 "다큐멘타리 3일" 이란 프로가 있다. (지금도 있는지 확실치 않지만) 72시간동안 보통사람들의 살아가는 얘기를 생활현장과 함께 화면에 담아 인기인들의 나레이터로 50분간 방영하는데 2009년 말쯤인가 "서울지하철 2호선"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세계에서 단일지하철 노선으로 하루 이용객이 가장 많다는 서울의 황금노선이자 순환노선, 새벽 5시가 되자마자 신도림역출구가 열리고 무가지 몇장을 들고 출근길에 나서는 직장인들 얘기부터...
사당지하철역 의자에 앉아 이미 60대, 40대가 된 언니동생이 300원짜리 자판기커피를 뽑아 들고 "언니나 나나 지하철역 근처에 살기 때문에 딱 중간인 여기서 만나서 줄것 주고 얘기하면 참 좋다"며 동생이 담근 물김치를 언니에게 주며 지난얘기 꽃을 피우는 자매.
아들이 40이 넘었는데 지병으로 현대아산병원에 누워있다며 지하철칸을 돌며 신문지를 수거해 고물상에 팔아 아들약값에 보태겠다며 굽은 허리로 지하철내부를 돌아다니는 70대 노모.
"제가 외국생활을 오래해서 어머니를 곁에서 자주 뵙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전화할때마다 하신 말씀을 하고 또 하고 해서. 그게 치매인지는 몰랐어요. 이제 회사에서 명퇴하고 시간이 많으니까 매일 어머님을 병문안하러 2 호선을 타고 갑니다" 검은 뿔테안경을 낀 57살의 아들이 90세 노모를 찾아가는 모습.
"아니 정말 어이가 없네. 정말 너무하네요. 내보따리 얼마나 한다고 그걸 훔쳐가다니" 남대문에서 아기내복을 도매로 떼와 사람들 많이 지나 다니는 종로3가역 매표창구 앞에서 단속을 피해 노점하던 아저씨 옷보따리를 화장실 다녀오던 사이에 누가 훔쳐갔다.
"살기 힘들다 힘들다 해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는 모양이네요" 카메라앞에서 말문이 막혀 어안이 벙벙한 50대 아저씨.
"그냥 가는 거예요. 안가면 찍히니까" 오늘 회식이 있다며 저녁 퇴근길에 직장동료 몇이서 2호선을 타고 뚝섬역까지 간다는 50대 중반의 남성들. "회사생활이야 힘들지만 힘들다고 얘기할수 있나요. 우리 나이에 붙어 있는거만 해도 다행이죠." 회사로고가 찍힌 짙은 권색잠바의 중소기업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자식들 눈치보기 싫어. 아침에 2시간만 일하면 용돈은 나와" 매일 새벽 5시 첫차를 타고 강남역에 청소하러 간다는 60대 중반 할머니 "돈벌고 운동되고 얼마나 좋아" 그얘기가 맞다고 맞장구치는 청소하는 할머니들이 새벽지하철안에 가득하다.
"누가 얘기했죠. 인생은 고해라고. 정말 사는게 장난이 아니예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조그만 과외학원을 한다는 40대 후반의 아줌마 11:40분 막차를 타고 교대역에서 막내리며 핸드폰벨소리를 듣고 기자에게 얘기한다.
"우리딸이예요. 요시간만 되면 엄마 잘오고 있는지 꼭 전화해줘요. 이전화 받으면 하루피로가 싹 가셔요" "그래 엄마야 나 지금 지하철에서 내렸어. 10분내로 집에 들어갈것 같애.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그리고 지하철 2호선이 뚝섬, 한양대역 부근을 지날때 창밖으로 노을이 지는 서울의 모습이 보이고 들국화 멤버였던 전인권의 노래 "돌고 돌고 돌고 돌고"가 흘러나온다.
세상은 정말 돌고 돈다.
오늘은 Citi Bank 와 Bank of America 주식 갖고 있는 사람은 쾌재를 부른날이었다. 아마 1년기준하여 최고로 많이 오른 날이었다. 몇년전부터 이주식을 사모은 친구놈은 오늘 술먹자고 연락왔다.
오전에 발표한 지난달 소매경기가 예상치를 넘어 좋았고 오후 2시에 버냉키 연준의장이 미국의 인플레걱정은 일시적이다라고 낙관했고 장막판 Chase 은행이 15 billion 자사주식을 사들이겠다는 발표가 있자 은행주는 급상승했다.
나도 소주를 한잔 먹어야겠지만 이유는 반대이다. 지난 5년간 침체를 면치 못했던 부동산펀드에 연초부터 돈을 옮겼는데 재미가 없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되리라는 부동산시장을 미리 낙관한 것이다. 옆집처녀가 결혼할 마음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혼자서 예식장부터 잡아놓은 격이다.
인생은 주식시장이나 지하철 2호선처럼 돌고 돈다.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고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움직이고 바빠지고 걷는사람 뛰는 사람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속에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 (전인권의 노래중)
마치 절대군주가 된것처럼 폼을 잡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안양교도소로 향한다. 화려한 브라운관에서 애절한 여주인공으로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여인도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뉴스에 나온다.
한국 좋다고 미국서 돌아가는 사람 그래도 미국이 좋았다며 다시 돌아오는 사람 인생은 돌고 돌고 돌아 인천공항만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 오늘은 홍대역에서 내려 마포 주물럭갈비에 소주 한잔, 내일은 사당역에 내려 버팔로 윙에 생맥주 한잔, 모래는 왕십리역에 내려 시장에서 파전부쳐 막걸리 한잔. 아 돈다 돌아. 술취해 돌고 2호선 타고 돌고 한국미국왔다갔다 돌고 주식 올랐다내렸다 돌고 내인생도 돌고 돈다.
나는 가끔 사람이 그립다.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 생각이나 관심사가 비슷하고 내가 영어를 잘할 필요가 없는사람, 가까이 가면 내가 자주 먹던 음식냄새가 옷에서 나는 사람, 그 사람들과 가까이 좁은 공간에서 서로 말없이 그냥 서있고 싶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마치 그들의 표정은 심오한 인생의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자의 모습과도 같다. 맞다. 그들은 철학자들이다.
대학을 가기위해 성문종합영어와 수학의 정석을 공부하지 않았어도 몸으로 인생의 교훈을 터득한 나의 스승들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들과 함께 복잡한 강의실에서 몸을 부딪치며 같이 있다. 그 강의실의 이름은 지하철 2호선.
인생은 돌고 돈다는 것, 어제의 일을 너무 좋아할 필요도 오늘의 반전에도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는 것, 그러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겸허한 배움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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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김경배, Jungsun Kim 및 외 25명
첫댓글 많은 사연들이 사람들 각각 다 가지고들 살아가고 있지요
내삶에 억메이다 남의 삶 들여다볼 시간 없이 살다가
이제 여유로운 맘으로 남의 삶도 들여다 보면서 받아들이고 버리고
삶의 이득됨은 주어 담아가며 살고 있습니다
카페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사회랑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은점은 글로서 그사람을 어느정도 들여다 볼수있고 삶을 형태도 보면서 말이죠
허실과 거짖이 있다한들 오래 가겠습니까 다 자기 몫으로 해아려 가며
주고 받는 뎃글속에 정을 쌓기도 하는곳이라 생각듭니다
2호선 속에 바삐 오고가는 사람들은 속속들이 대충이라도 알수 없는 일이지요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 뿐이라는 생각~~!!!!
카페 사람들 다큐 멘터리 기대 해 봅니다
저에겐 서울의 지하철이 바쁘게 오고 가는 삶의 과정은 아닌것 같고
서울은 여행지입니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이런 글도 쓰지만 그분들에겐 삶의 현장이죠.
이번 가을 서울여행때 많은 곳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고
글 소재를 만들어 오겠습니다.
지하철 2호선 타면 집에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