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우수 시 당선작
봄 언저리
최덕순
해거름까지 뻐꾸기가 울었다
마주보이는
공동묘지 숲 사이
온산을 흔드는 울음
그 속에는 검푸른 비밀이 있다
봄은 언제나 똑같은 학습이다
답습이 되는
뻐꾸기의 퍼즐이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담겨 있다
어쩔 수 없는
제 속을 토해야 살겠다고
저를 알아달라고
이른 새벽부터 울기도 했다
그가 쏟아낸 핏빛 눈물에
둥근 흙집지붕이 이슬처럼 젖었다
한때
아이를 친척 손에 맡긴 적이 있다
하염없이
아득하던 봄, 멍울지던 그 언저리
내 몸 한 곳
아직도 꿰차고 있는
먼 뻐꾸기의 울음주머니
해거름의 뻐꾸기
미어지는 소리가 서늘하다
[최덕순 시인]
최덕순 시인께서 2017년 3월 17일에 작고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문학상의 응모자격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대상이며 등단 10년 미만의 작가까지 해당됩니다. 등단 후 10년이상된 작가는 안됨. 해당 장르는 논픽션, 시, 수필 등 3개 부분이며 대상과 부문별 본상, 우수상 이 있습니다. 올해는 해외까지 1,143명이나 응모하였답니다. 시의 경우는 미발표 작품 5편을 제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