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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피서지 고흥 나로도 해수욕장을 다녀와서 | ||||||||||||||||||||||||||||||||||||||||||||||||||||||
아름드리 송림 속에 형형색색의 텐트 물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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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의 피서철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기자는 9일 오후 국내 유일의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해수욕장(봉래면 신금리)을 찾아 가보았다.
구불구불한 국도 15호선을 따라 나로도해수욕장을 향해 가노라니 오후 2시경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귀가하는 차량들의 행렬이 긴 꼬리를 물고 있다. 아마 멀리서 온 피서객들인 모양이다. 나로도해수욕장의 초입에 들어서자 넓은 주차장이 차량들로 빼곡이 들어차 있다.
안내 종사원의 유도에 따라 빈 공간에 주차를 하고 백사장을 향해 가는 길목엔 피서객을 대상으로 땀 흘려 가꾸어온 농산물을 판매하려는 할머니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200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150여 그루의 아름드리 울창한 송림 사이로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눈부시도록 하얗고 그림처럼 아름다울 것을 연상했던 백사장을 보자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밀물에 밀려온 해초와 각종 쓰레기들이 백사장 전체에 걸쳐 긴 띠를 이은 것처럼 널부러저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촬영하며 너무 지저분하다고 푸념 섞인 말을 했더니 옆에 있던 마을주민은 “매일 면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청소를 하는데도 갯진질(바닷물 속에 자라는 해초류의 일종)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면서 “이렇게 샛바람(동풍의 경상도 방언)만 불면 하룻밤 사이에 떠밀려와 꼭 청소를 한번도 하지 않은 것처럼 오해를 받는다”며 쓰레기에 질려버렸다는 듯 말한다.
그러나 가는 여름을 놓칠세라 바다 속에서는 물놀이가 한창인데 물이 조금은 차가운 듯 금새 새파래진 입술로 백사장에 뛰쳐나오기가 무섭게 따뜻한 모래위에 드러눕는다. 한쪽에선 음식을 조리하고 한쪽에선 정성스레 장만해온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곤한 듯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또 백사장 한쪽 끝의 갯벌에선 자녀들과 함께 바지락 등 조개를 캐는 갯벌체험이 한창이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나로도해수욕장은 일상을 내던져버린 자유지대다.
피서객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파견된 해양경찰과 119안전센터 대원들도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는데 “다행히 이번 여름 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나로도해수욕장에서는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되지 않았다”고 고흥119안전센터 봉래지역대 조승용 반장은 말했다.
여러차례 이곳을 찾아왔다는 박모(33·여·보성군 벌교읍)씨는 “샤워장의 출입문과 샤워실 사이에 가림시설이 없어서 출입문을 열 때마다 샤워 중인 사람들이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여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또 송모(55·남·고흥읍 남계리)씨는 “쓰레기 되가져 가기를 수시로 방송을 해 불법투기를 막았으면 좋겠다”는 나름대로의 개선책을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올해 들어 나로도해수욕장은 조만간 발사예정인 “나로호”가 국민적 관심을 끌면서부터 유명세가 더해져 예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도 찾아오고 있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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