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열렸던 해파랑길 영덕 구간 개통축제 후기입니다.
해파랑길 영덕 구간은 '블루로드'라는 이름으로 2009년에 일찌감치 문을 연 길입니다.
동해안 전 구간에 걷는 길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해본 일종의 테스트였던 셈이지요.
그때 함께 테스트했던 길이 삼척 수로부인길입니다.
영덕 블루로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삼척 수로부인길은 이름을 알리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 차이가 났는지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지요
2009년 당시 영덕 블루로드를 개척하고 성공시키는데는 일등공신은
영덕군청의 문화생태탐방로 담당자입니다.
아름다운 영덕 블루로드의 노선을 당시 군청 담당 공무원이 직접 개발했지요.
아 아름다운 절경의 노선이 없었던들, 어찌 지금의 영덕 블루로드가 있었고, 해파랑길이 있었겠습니까.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을 찾아서 영덕군수께서 표창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듯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67E4257425D3D04)
자정에 서울 양재를 출발한 버스가 도착한 축산항.
걸어 올라간 죽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축산항의 아침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9A14257425D3F28)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해가 떠오르고 있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A104257425D4017)
들고 나는 배가 만들어내는 물길, 저 길도 걸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7084257425D401A)
일출배경으로 개인 사진들을 촬영해드리고 싶었는데, 실험삼아 찍어보니 역시나 플래시 없이는 무리네요.
제 카메라는 내장 플래시가 없어서 별도로 갖고 가야하는데, 미처 챙기질 못했어요. T.T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68A4257425D4104)
수십억년 동안 저렇게 긴 세월 뜨고 졌을 태양을 보면서 그저 '아름답다' 라고만 한다면 뭔가 허전해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D2A4257425D4214)
죽도산전망대에 딸린 카페, '코난 바다를 품다'에서 나름 럭셔리한 아침을 즐깁니다.
원래 식사를 하지 않는 곳인데, 발도행 때문에 3년 전부터 예약 단체조식을 하고 있습니다.
현 사장님은 안타깝게도 9월까지만 카페를 운영하신다고 하여 정든 분 떠나보내는 것 마냥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픕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C4B4257425D440C)
매번 1월1일 일출 때 아침을 먹었기에 이렇게 외부에서 일출을 보며 아침 먹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요.
5월 중순에는 이게 가능하더군요. 한국살이 20년이 다 되어가는 제이슨도 엄지척!을 하는 매우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제이슨! 근데 너 한국어 공부 좀 많이 해야겠더라, 한국살이 20년 치고는 어휘가 너무 짧아. ㅎㅎ"
(제이슨은 저와 나이가 같아서 이날 친구 먹었답니다. 제이슨 표현으로는 '쌍둥이'래요. ^^;;)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06F3F57425D453F)
정말 맛나는 아침식사하고, 하산(?)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A253F57425D4608)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C383F57425D4713)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2883F57425D490F)
이런 조형물이 있는 줄 몰랐네요. 죽도산을 열 번도 넘게 오르내렸건만, 늘 정해진 루트대로만 답사하다보니... ^^;;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5C13F57425D4A0C)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D3F3F57425D4B12)
아침식사 후 행사까지 남는 시간동안 풍력발전단지부터 창포말등대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EEB3F57425D4D11)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3164457425D4E16)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3B54457425D5115)
창포말등대 가는 숲길의 잡초들, 적당히 사람들이 지나다니면 이 마저 운치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여름을 대비해 아주 좁게 폭1M 넓이의 야자매트 하나 깔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2년 전부터 보고서를 통해 영덕군청에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반영이 안되고 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C9A4457425D531D)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CAB4457425D541C)
동해안의 수많은 등대 중에 가장 제 맘에 드는 창포말등대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BE04457425D550F)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FD14457425D561A)
자, 해파랑길 영덕구간 행사장소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4E04457425D5715)
행사시간이 30분 정도 지연되어, 안그래도 지루한 시간했던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7833E57425D5829)
지역의 섹소폰 동호회와...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E7E3E57425D5923)
요즘 왠만한 지역에 가면 다 있다는 중년 난타팀 공연이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7A63E57425D5B26)
어김없이 지역 장님들의 환영사, 축사 등등이 이어집니다.
부산, 울산, 영덕 등 축제를 거듭할 수록 인사하기 위해 마이크 잡으시는 님들이 많아지십니다.
설마 고성에서는 그렇지 않으리라 짐직해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5F63E57425D5C2A)
이번에도 높은 분들이 해파랑길 조각보 퍼포먼스를 해주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C393E57425D5E1A)
행사 준비하느라 예산도 많이 썼을텐데, 예비 화장실 하나 더 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입니다.
이 화장실 하나에 모든 사람들이 몰리느라, 여자화장실은 길을 줄게 늘어섰고,
남자화장실에까지 여자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있을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C9B3E57425D5F24)
출발선상에 있는 높은 분들 버튼 누르는 곳입니다.
이런 의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참여자를 위한 배려가 약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행사 진행하는 입장에서 의전이 매우 중요한 사항이기는 하겠으나,
참가자들에 대한 배려도 그에 못지 않을 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3A53E57425D6113)
이렇게 저렇게 행사장에서 2시간 정도를 보낸 뒤 드디어 걷기시작했습니다.
길 자체는 참 아름다운 곳이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F023F57425D6211)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6873F57425D640C)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41D3F57425D650E)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7553F57425D660B)
길 중간에 버스킹공연도 있고, 특산물 맛보기 쉼터도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7533F57425D6801)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C383F57425D6914)
죽도산전망대를 넘어가면 오늘의 걷기 마지막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CB83F57425D6B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B0F4057425D6C19)
마침 축산항의 물가자미축제기간이라 지역 부녀회에서 운영하는매점에 들어가서 가자미 회 1인분 시켰습니다.
1만원인데, 정말 푸짐하게 주시더라구요. 맛나게 먹고 일어섰습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3F34057425D6D02)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3794057425D6F11)
축산항에서 방금 잡아온 고기를 얼음에 재워서 어디론가 가져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A694057425D700B)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리들 모여계실까요? 궁금증으로 남겨둡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0724057425D7114)
축산항 물가자미축제장입니다.
이날 해파랑길 축제 참여하셨던 분들이 저에게 물어보십니다.
이 걷기행사 종착점이 어디냐고 말이지요.
죄송하지만 '저도 모르겠네요.' 라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종착점에 책상 하나 놓고, 추첨권 넣는 통을 갖다 놓았던데, 아마 그곳이 종착점 아니었나 싶습니다.
부산, 울산, 영덕 축제 모두 용두사미 라는 사자성어를 생각나게 하는 순간입니다.
마지막 축제인 고성은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2BF4057425D7230)
축제 기간에 그나마 사람들이 앉아 있던 곳은 마술쇼 공연장이었습니다.
옹색한 관객석에 많은 준비를 하셨을 마술사께 제가 다 미안하더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FD54057425D7415)
점심 식사하러 가까운 영해면의 토박이돌솥밥 집을 찾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6854457425D7514)
영양 돌솥밥 정식은 여기에 된장찌개가 추가되면 완성됩니다.
8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착한 밥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발도행 일정은 1박 더 하는 일정이었느나, 죄송스럽게도 저는 다른 일이 있어 급하게
서울해 버스에 올라야 했습니다. 이 급한 일이 잘 되어 여러분과 다시 공유할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
==============================================================
간혹 저를 빗대어 해파랑길을 만든 사람이라고 하시는데, 그건 사실과 많이 다릅니다.
관여를 한 것은 맞지만 해파랑길은 걷기여행작가 김영록 선생님,
한국걷기동호회연합 사무처장 이미숙님. 발도행 부산방지기 고기홍 님,
(사)한국의 길과 문화 직원들 외에도 수많은 걷기여행 동호인들의 땀이 함께 스며들어
만들어진 길이며, 앞으로도 이분들의 발걸음으로 지켜질 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해파랑길은 그 어떤 여타의 길보다도 거친 환경에서 이제 막 태어나 울음을 터뜨렸으나
그만큼 혹독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강한 DNA를 가졌다고 자평합니다.
앞으로도 해파랑길 가는 길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지리산 종주팀을 이끌고도 곧바로 무박이 끼어 있는 어려운 행사 진행을
담당해주신 헬멧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빠듯한 살림살이를 꾸리는 중에도 멋진 사진 남겨주신 박현정님께도 고마움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발견이 드림
PS: 마지막에 붙인 동영상은 '해파랑길 자원활동가'로 현장 활동하신 많은 걷기동호인들의
활동 사진으로 만든 것입니다. 해파랑길은 바로 이런 분들의 노력과 땀으로 이뤄진 길입니다.
해파랑길은 앞으로도 길을 걷는 여러분과 함께 가꾸어 나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모호했던 길이 환하게 이어지는듯
정리가 되어집니다.
우연찮게 여행기를 검색하다
가입하고도 또 한참을 지난 후에야
첫걸음 했는데요.
숙성된 기다림인만큼
맛있는 인연일거라 생각되어요.
제이슨님 흉보신거....ㅋㅋ
그대로 후기와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런 길과의 인연과 히스토리가 있으니 감회가 남다르시겠군요~
부산 해파랑코스에서도 의전 행위가 티처럼 보이며 참 우리나라 시스템 바뀌기 어려운 나라라 생각되었어요
8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다니며 수많은 대통령이 오가는 길에(남영동 소재 여고 )태극기를 흔들었지요
점 점 좋아지도록 의건을 밝힐수 있는 상황에서 민원도 넣고 하다 보면 좋아지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품어 봅니다
설명과 함께 보는 후기 재미 있습니다. 영덕의 아름다운 모습을 알게 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건강하세요.
해파랑길 완주를 약120km를 남겨놓고 5월 전체일정,6월1주 일정을 해파랑길 축제를 위해 걷기일정을 정했습니다.
처음에도 미숙했지만 지금도 미숙한 저희 부산방에 많은 자료와 걷기의 문화, 해파랑길의 안내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먼길 마다않고 교육을 진행하시고...고생을 필설로 정리하자면...저는 못 합니다...ㅎ
이번 해파랑길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국내 최장트레일인 해파랑길을 한번더 걷기전문가들에게 홍보하게되어 개인적으로 상당한 기쁨이었습니다.
발견이님~ 늘 건강하시고 항상 좋은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서주시기를 바랍니다.
발견이님 홧팅~~^^
어제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면7주년을 맞았지요?
그때 눈에 들어온 문구 하나가 있습니다
"당신의 국민이였기에 행복했습니다"
두곳의 해파랑 축제에 참석하며 마음속엔 드리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지기님이 그러셨지요?
그래도 잘만 유지되면 좋겠는데..
숨은자의 열정은 단 그 한마디였답니다
그것은 사랑일겁니다
길에 대한 지기님의 큰 사랑은
형식적인 보여주기식의 사랑을 부끄럽게 할 그날은 꼭 오리라 봅니다
길걷는 많은 이들은 기억할겁니다
이 길을 열기위해 누군가의 열정이 있었다는걸..
열정은 해파랑길은 기억할겁니다
발걸음 마다...
저도 드리고 싶은 말 한마디!
당신를 리더로 만나게 되어 참 행복합니다♡
저는 2년 전 6월 풍력단지에서 창포말 등대로 내려가는 숲길에서 풀이 길게 자라 보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 였었고 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송아지 만한 고라니를 5m 정도 앞에서 갑자기 만나었는데 저를 보고 놀란 고라니 비명 소리와 점프하며 도망가는 모습에 저도 놀랐던적이 있습니다 ^^
이제야 후기를 봅니다. 발견이님이 진행 하여 주신덕분에 편히 지냈는데 급한일로 서울 가시는 바람에
조금 헤메였습니다. 계속 걷기 좋은길 개발 하여 걷기 좋아 하시는 여러분에게 기쁨 주세요
지적하신 숲길은 한 겨울에도 잡초가 무릎 높이까지 무성한데다 바람에 서로 몸을 묶어 넘어지기 딱 좋은 길이지요...걷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면 좋겄구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