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9년 4월 22일 15시. ☆ 여행지 : 지리산 피아골. ☆ 누구랑 : 혼자서.
- 피아골의 봄 -
지리산 호랑이 함태식 선생이 하산하는 날은 바람이 몹시도 불었다. 지리자락은 고혹한 푸른빛으로 물들고 있었으며, 피아골엔 봄소리로 가득한 채 소곤대고 있었으며, 하늘은 파란색으로 단장한 채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었다.
-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과 새로운 보금자리 -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피아골탐방센터에 오롯한 공간을 만들어 옹의 터전를 마련해 주었다. 작은방 두 개와 실내 화장실 수세식 주방이 아담하게 갖추어져 있다. 옹의 거처에서 보면 뒤로는 불무장등이 앞으로는 왕시루봉 주능이 펼쳐져 있어 한 평생 지리산을 지키고자 했던 옹에게 남아 있는 여생이지만 지리산을 그리워하며 바라보는 즐거움이 함께할 것 같다.
- 함태식 선생님 -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소장 박용규)와 직원들이 합심하여 조촐한 연회석도 만들어 주었다. 직전마을 사람들과 관계 유지와 지금까지 산에서 맺었던 사람들이 모여 옹의 하산을 축하해 주었다. 하얀 수염이지만 인상이 너무 좋아 무서운 호랑이가 아닌 철없는 소년이라 함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감사패를 증정하고 있다 - (전달하신 분은 국립공원관리공단본부 기획이사님)
[영원한 산사나이 함태식] 귀하는 지리산악회에서 지리산을 지키고 가꾸는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다가 1971년 노고단산장지기를 자청하여 시작한 산생활을 2009년까지 이어오는 동안 올바른 산행문화정착과 수많은 조난등산객을 구조하는 등 지리산의 자연자원 보존, 보호와 탐방서비스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 영원히 지리산국립공원과 함께 하시길 기원하고자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직원의 마음을 이 패에 담아드립니다. 2009. 4. 22.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엄홍우
- 조촐한 한마당 -
우리나라 산장지기 1호인 함태식 선생은 그가 쓴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무슨 특별한 철학 때문에 산을 오르지 않았으며, 무슨 유별난 사상을 갖고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 오로지 산이 좋아 산에 올랐으며, 산사람들이 좋아 그들을 만났던 것 뿐이다. 산에 사람들이 붐비면 붐비는 대로 좋았고, 사람이 없으면 없는대로 좋았다".
그랬다. 그는 산에 무슨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누군가가 그랬듯이 거기 산이 있어 오르고 산을 아끼고 사랑했던 것이다.
첫댓글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지리산을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하~ 지리산이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군요. 어디서나 보이지 않는 눈길과 손끝에, 모든 게 지켜지고 유지되나 봅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피아골이 없어진다는 소문이 있던데..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함태식 옹에게 박수와 갈채를 보냅니다. 몇 번 본 적은 있어도 인사는 드리지 못한 점이 송구스러워지네요.
산을 아끼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북한산에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참 오래전에 한번뵌 분이신데 많이 늙으셧습니다.오래 오래 사셨으면 ...
만수무강 ... 하세여.^^
이네 인사 잘드리고 댕겨야지 건강하시길
유목민님 반갑습니다. 멋진 사진과 글 잘봤습니다.
지리산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 님의 가슴 속에 있을테지요. 시간이라도 나면 한 올 한 올씩만이라도 경청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