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3개월 반 된 정수안입니다.
요즘 정신이 읎어서 다시 주2회를 겨우 나가고 있네요..
늦었지만 다듬지 못한 일기를 그래도 올려봅니다.
이번에도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킹왕짱 재밌었어요.
매번 또 재밌는 게 신기해요.
안전하게 이끌어주시는 센터장님,
함께 서로 챙겨주는 인클라이머들 늘 감사합니다.
(- -) (_ _) (- -)
숨은 암장은 대략;
바위:
전암장처럼 굴곡이 크지 않은, 매끈한 하나의 바위 느낌.
그러나 좀 더 거칠거칠한데, 오히려 발이 잘 미끄러지는 듯했다.
홀드는 많지 않지만 바위와 바위 사이 갈라진 크랙들이 잡기 좋다.
평평하거나 덥석 잡히거나?
어프로치:
길이는 짧지 않았지만 비교적 수월했다.
경사가 크지는 않은 등산 넉낌.
밀집도:
원래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하는데
우리 말고 다른 한 팀밖에 없었다. 완전 럭키비키잔아 ~
센터장님피셜 더워서 다들 시원한 암장으로 간 것 같다고.
루트:
엄청 많다.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못 해본 것들 좀 아쉽 ~
역시나 난이도는 숫자에 불과할 뿐.
가끔 난감한데 또 끙차끙차 하면 올라가졌다.
개인적으로 다른 암장들보다 밸런스를 많이 잡은 느낌이다.
환경:
중앙벽은 점심까지 땡볕이지만, 좌 우 벽은 그늘이다.
돗자리는 선선한 응달에 칠 수 있다.
날씨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벌레가 무지 많았다....
기피제 뿌렸는데도 군데군데 모기 물림.
전날 비가 와서 기온이 살짝 식어 다행이었다.
다만. 마지막으로 들른 화장실에서 확인해벌인 생리 day+1,,,,,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단연코 가장 힘든 날이었다.
하지만 대자연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이 악물고 버텼다 ~~~
계곡을 건넜는데 거의 말라있었다.
댐
모습을 드러낸 숨어있던 암장
봉현님도 합류해 함께하셨다 !
우선 그늘진 좌벽부터 올랐다.
난이도가 다양하게 골고루 분포돼 있어서 놀기 좋은 듯.
나의 등반:
좌벽
2. 보리공주 5.9
3. 호동왕자 10b
5. 아빠의 청춘 5.9
1. 춘향이 10a
중앙벽
11. 탈춤놀이 5.9
3. 안아줘 10a
10. 마린보이 5.9
설렁설렁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꽤 많이 탔네.
이번엔 그래도 도중에 포기 없이 다 완료했다 ~~
루트 후기 세세하게 다 쓰고 싶었는데.
욕심 다 내면 한참 뒤에나 올릴 수 있을 거 같아서 ㅜㅜ
과감히 포기하고 사진만 ..~~~ 따흑
사진 순서도 정리 못 해서 뒤죽박죽이다
1. 춘향이 10a
재환님 피셜 좌벽에서 제일 어려웠던 루트 ㅎㅎ
중간에 크랙에 레이백 해서 올라가야 하는 길이었다.
난 당연히 못할 줄 알았는데 옆에서 마가님 봉현님 응원 받아서
성공 ㅜㅜ 진짜 엄청 기뻤음
매바위 때는 매달려있는 게 힘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슬랩이라 손/팔에 무리가 많이 없었던 듯
좌벽 등반 하다보니 어느덧 배고파져벌엿
김밥 타임 !
5명인 줄 알고 5줄 샀어서. 살짝 부족한 감이 있었지만
안 과하고 적당했던 듯.
내가 도착하자마자 배고파서 3알 까먹었던 건 비밀이다. 하하하
너무 너무 너무 아름다웠던 그늘 천장
첫 시작은 이 단층 덕분에 좀 계단마냥 밟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렇게 ㅋㅋ
밥을 먹고 중앙벽에 매달리려고 하자,
앞서 타프 아래 쉬고 계시던 팀 분들께서 2시 반이면 해 지니까 그때부터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근데 15분 전이라 그냥 슬렁슬렁 등반 준비 시작 ~~
3번 안아줘 완료했을 때 옆에 보이던 저 나무 한 그루가 어찌나 귀엽던지
나비가 예뻐서 찍고 싶었는데 날갯짓이 무지 빨랐다.
신기한 벌레도 많이 봄.
다른 팀의 여성 두 분께 생리대 빌려보려고 했지만 실패..
밥을 먹어서 늘어진 건가. 햇빛 때문인가.
넘 힘들어서 혼자 집 갈까 고민했지만
그냥 삼키고 파이야 ~~
으어
10, 11번 루트 모여있던 바위.
5.9인데도 마냥 쉽진 않았다.
이번에 컨디션도 너무 안 좋고, 최근에 등반 사고가 꽤 있었다고 들어서 안전에 유의하느라. 선등은 못 해봤다.
용기를 내볼 수도 있었는데 안 냈다. 못 낸 건가?
그래도 마지막에 10번 해볼 때는, 선등의 마음으로 올라가봤다.
지난번에 영등포 스포츠클라이밍센터에서
5.9 선등을 해보긴 했는데, 선등의 마음을 안 가지고 가서 너무 아쉬웠다.
내가 언제 어떻게든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안전하게 떨어질 생각 하면서 올라갔어야 하는데
긴장돼서 그냥 막 올랐다.
그래서 다음에는 그 마음을 가지고 올라보고 싶었기에
이번에 선등을 하진 않았지만
선등한다는 마음가짐으로 10번 루트를 올랐다.
그러니까 진짜 댕 무섭드라.
원래라면 추락따위 안 두려워하고 갔을 것도
뭔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냥 심리적인 것일지도..
호용님께서 탑로핑에 맛 들리면 안 된다고 ㅋㅋ 하셨고 나도 선등으로 가는 게 진짜 등반인 것 같아서
다음에는 선등을 해보고 싶기는 한데 안 하고 싶고
요즘에 뭔가 클라이밍에 여유를 많이 못 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주절주절.
오는 차 안에서
재환님이 숨은 암장 와보고 싶으셨다고 해서 왜인지 여쭤봤었는데
안아줘 루트가 재밌다는 말씀을 들으셨다 했다.
오른쪽 위에 네모낳게 튀어나온? 바위가 3번 루트 안아줘의 안아줘 바위다. (내가 이름 붙임)
저걸 안고 올랐어야 됐는데 나는 모르고 그냥 한쪽으로 갔다가
내려와서 앎. ㅠㅠ
난 안 가서 모르지만 어렵다던 2번 루트
옆 팀에서 마가님께 뭘 잡아라 어쩌저쩌 알려주셨는데
센터장님께서 혼자 깨달을 수 있도록 냅둬달라 하셨다.
결국 해내신 마가님 짝짝짝
(사진은 봉현님)
휴 다행히 기억난 단체사진 !
가릴까봐 앉아서 찍은건데 전혀 그럴 필요 없엇네..
하산하면서 본 거북이바위.
볼더링 할만한 바위가 많았다 ㅋㅋㅋ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아스팔트 길에서 여기로 들어왔다 ㅋㅋㅋ
꾸헿헿
오늘도 고생해주신 센터장님 사랑해용 ❤︎
막국수 먹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재환님께서 미리 찾아보셨던 맛집 중에 있었던 ~~!
넘나리 행복쿠
ㅎㅎ.. 막걸리 맛있었는데 넘 힘들어ㄷㅆ다
수육, 물막, 비빔막, 묵밥 등. 나눠먹나눠먹
무사히 다시 서울 도착 ~~
조수석 앉았는데 진짜 잠이 너무 쏟아져서
최대한 안 졸려고 혀 씹고 했는데 조금 졸았어요ㅜㅜ 죄송합니다
오며 가며 운전해주신 재환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ㅠㅠ 감사해요 ~~
마가님, 동진이랑
저번에 우리는 배라 파인트로 부족했다는 것을 깨닫고..
펠리치따 그란데를 조졌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그란데 하나를 더 조졌다.
배 뚜들기며 집 돌아가다가 호성이 만나서 인사함.
그리고 kijul.
그리고 다음날 오랜만에 몸살..
다음엔 더 만반의 준비를 해서 가야겠다
참 그리고 동진이는 이번에 암벽화를 놓고와서 레전드 갱신함
넌 꼭 내가 매바위 후기에 올렸던 준비물 리스트 참고하도록.
모두 다음에 또 건강하게 만나요
첫댓글 더운날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바쁜 수안도 후기 쓰느라 고생했네, 비안오면 다음 등반 또 도전하자고요.
좋아요 ~~~ 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저도 갈래요~ㅋㅋ
완전 조아용 커몬
ㅋㅋㅋ ㅜㅠ 나중에는 옆팀 아저씨가 저한테 말하는건지 동진님한테 말하는건지 그사이 어드매 자기 팀한테 말하는건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어드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냥 일단 올라가면 아무것도 안 들리던데 ㅜㅜ 매달려계신 것만도 대단해보였어요.. 👍🏻
@수안이 그거 사실 센터장님이랑 재환님이 잡아다두신거지 저는 그냥 대롱대롱 하고 있었슴다 하라
거북이 바위에 거북이가 없어….
거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