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맛집 -삼성냉면(판교역)

[천하주유(한광운)]

부여에서 서천으로 넘어가는 4번국도변에 흥림지가 자리한다.

오늘 맛기행은 정호승님의 '수선화'라는 시 한구절을 들고 길을 나섰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 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온양에서 출발한 열차는 예산,홍천,보령을 지나 판교,서천,장항을 거쳐 군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장항선이라 부른다.

기차가 서는 정거장은 언제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준다.

오마지도 않을 이를 한없이 기다리다 돌아가기도 하고

경적을 울리며 달려가는 기차를 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하염없이 떠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고로해서 외로우면 그리운 사람이 더욱 그리워 지는 법이다.

장항선 중간에 판교역이 있다.

판교라함은 경기도 성남시 신도시지명도 판교라 흘러가듯 들었다가는 햇갈리는 곳이기도 하다.

판교역은 서천군 현암리의 작은 면소재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금은 현암리 외곽으로 옮겨운영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옛 판교역사자리에 복합 문화센터로

향토음식점과 특산물 판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천군 판교역 부근은 이렇다할 명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수정냉면과 삼성냉면 두 집의 명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두 냉면집 때문에 교통혼잡이 유발되기도 하다니

천하주유가 그냥 지나칠리 없어 때늦은 시간에 삼성냄면집을 찾아 들어갔다.

로미오와 줄리엣 가문의 싸움의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중화요리로 손님을 끌고 있는 청해반점의

굴짬뽕도 먹을만하다.

외딴 면소재지에 슈퍼 3곳이 사이좋게 서로 어깨를 맞대고 경쟁을 하고 있다.

수정냉면은 함흥냉면식으로 나오고 별미로 도토리 냉면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천하주유는 수정냉면집 탐방을 미루고 35년 전통의 삼성식당의 냉면을 맛보기로 했다.

간판에는 25년 전통이라고 되어 있지만 LED 전광판에는 35년 전통이라고 불이 켜진걸 보니

아마도 후자가 맞는듯 싶다.

이곳 서천을 오기 바로전 약 1시간여전쯤에 해물볶음밥으로 거나하게 점심을 하고 온터라

배가 꺼지기도 전에 냉면을 먹는다는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서천이면서도 서천읍내와 떨어진 곳에 자리한지라 이곳을 또 다시 오기가 쉽지 않을것 같아

나의 위대함을 믿고 냉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후 3시 식당 안은 주인 아주머니와 경영을 맡은 아드님이 담소를 나누다 식사시간을 지난 시간에

불쑥 문을 열고 들어간 객을 맞아준다.

자리에 앉아 어떤 냉면을 먹는게 좋을지를 물어보니

여름이면 물냉면이 좋지만 오늘같이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우면 비빔냉면을 권한다 하였다.

주인장의 권유이니 흔쾌히 비빔냉면(5.500원)으로 주문하였다.

이집도 어지간히 방송을 많이 탔나보다.

벽면 여기저기 방송에 소개된 내용이 붙어 있다.

방송에 소개되었다고 절대로 만족할 만한 맛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려우니 그런 정보는 그저

깜정도로 참고 할뿐 나의 미각의 판단이 중요하다.

삼성식당 (비빔냉면,물냉면,만두) 충남 서천군 판교면 현암리 232-6 전화 041-951-5578

비빔냉면이 셋팅되었다.

겨자에 김치,석박지,육수 그리고 냉면

숫가락이 나오는데 냉면먹는데  숫가락을 어디다 사용하라는지 도통 알 수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 머리카락이 두개나 빠지는 탈모현상이 일어났다.

면은 메밀면을 쓰고 그위에 양배추와 부추, 편육,계란,야채가 얹어져 있고

깨가 뿌려진 새빨간 비빔양념이 끼얹어져 있다.

석박지는 옛날식으로 사각거림이 없고 짠맛이 강하다.

비빔냉면의 맛이 강하니 그맛을 죽이지 않는 곁반찬이 중요한데

양평 시래기순대국집 같은데서 제공하는 아삭하며 시원한 깍두기맛을 제공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그냥 패스~

김치역시 짠맛이 강해 패스~

 냉면은 반찬없이 냉면자체로 먹을 수 있음이 다행이다.

 옛날 방식의 김치나 깍두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입맛에 맞겠다.

육수는 푹고아진 사골의 깊은맛이 좋았으나 후추가 조금 많이 들어간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부차적인 것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본게임으로 들어가서 냉면맛 테스팅.

비법인 비빔양념은 마치 쫄면의 맛을 연상케 한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물회에 회가 빠지고 냉면이 대신 자리했다는 느낌,

물론 물회라도 된장을 푼 제주도식 물회가 아닌 여러가지 과일을 갈아 숙성시킨 후

고추장을 넣어 비빔장을  만드는데 포항식 물회맛이라고 할까.

비빔양념맛은 새콤달콤한게 강하면서도 중독성이 생길것 같은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왜 이곳으로 오는지를 말해주는듯 하다.

육수는 한우고기를 푹 우려내 사용하며 편육은 돼지고기를 얹어 놓았는데

그 양이 너무 적어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찾지않으면 모를정도다.

편육자체는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부드러워 편육만을 별도로 판매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이하게도 삼성냉면은 냉면에 부추를 올려놓는데

세콤달콤한 비빔장과 잘어우러져 향긋함을 더해준다.

냉면의 양은 보통인데도 거의 곱배기수준의 양이 나오므로 대식가가 아니라면 보통정도로도 충분하다.

불과 한시간전에 점심을 먹고도 이렇게 깨끗히 한그릇을 비워냈다.

아쉬운것은 점심시간을 지난시간이라 면을 삶아놓은 시간이 길었는지

면이 불어서 면의 끝자락이 주먹만큼 엉켜있어 면을 넘기는 식감은 그닥 좋지 않았다.

35년의 내공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내줄거라 생각지는 않는다.

어쩌다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지므로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비빔장과 야채 그리고 면의 조화가 굉장히 훌륭한 맛을 제공했기에

반찬이 주는 실망감과 불은 면이 주는 기대이하의 점수도 상쇄시킬 수 있었다.

이곳을 다녀간 이들은 물냉면에 점수를 더 후하게 쳐준다고 한다.

다음에는 물냉면을 먹으러 와야겠다.

삼성냉면집의 비빔냉면에 메기는 제 점수는요~~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고(서울에서도 이정도 수준의 냉면집은 다수 포진해 있다)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한번쯤 꼭들려서 먹어도 좋을듯하다.

서천에서 대전으로 올라오는 길에 '안서리'라는 마을이 있다.

뭐가 안선다는 것인지 ㅋㅋㅋㅋ 19금.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대주리'라는 지명도 나온다. ㅋㅋㅋ

(이런 생각을 하다니 에그에그 어쩔 수 없는 중년인가 보다)

햇살은 좋은데 바람이 너무불고 황사가 심해 목이 아프다.

그런데 이게 왠일 허걱~~!

황사는 중국의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줄 알았는데

금강유역의 4대강사업장에서 모래폭풍같은 황사가 일어나 세상을 온통 뒤덮어버린다.

뭐하나 제대로 할줄아는게 없는 가카의 짓이 그렇지 뭐~~~

봄이면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최소한 모래바람이 일어날걸 예상하고 공사를 준비해야지

강변이 흙먼지로 눈을 뜨기조차 쉽지않으니 이것참...

조금 더 가면 계백장군이 신라와 싸운 황산벌이 나오는데

마치 황산벌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싸우는 전쟁씬을 촬영하는줄 알겠네.

부여를 지나니 사비문이 나온다.

여기서 웃기는 퀴즈 두 문제

개인돈으로 만든 문은 -사비문

가장 고가의 돈을 들여 만든 도로는 -고가도로

ㅎㅎㅎ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아지를 도축하러 가는 트럭을 발견했는데

그안에 말티즈로 보이는 조그마한 녀석이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불안해 하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도데체 인간들의 잔인함이라...

슬프다.

- 서천맛집 삼성냉면집에서 천하주유 광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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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두루두루 구경하셨군요 ㅎ 강아지 탕 좋아하는 우리 자모맘 있습니다 지난번 집에놀라갓더니 삼월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칠월에 잡아드실거라고 합디다 워메 불쌍한 삼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