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로 사진과 친해지기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상호소통에 있다. 사진가들이 전시장에 건 작품을 통해 관객이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채기란 불가능하다. 실제 작가를 만나 그 작업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알고 나면 작가의 삶을 알 수 있고, 그 삶이 시각화된 작품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진다. 사진가는 작품을 통해 말할 뿐이라지만 예술의 한 주체로 관객의 역할이 중요해진 요즘, 소통은 작가와 관객 모두가 필요로 한다. 때로는 작가의 삶이 자극받는 자리로서, 때론 사진예술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로서 적극적인 상호소통이 시도되는 중이다. 이처럼 사진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사진가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전시개막에 맞춰 열리는 작가와의 만남 등 고정되고 다소 딱딱한 자리 이외에도 시간과 장소를 안 가리고 형식 또한 다양해졌다. 그리고 참여 사진가의 면면이나 내용도 천차만별이어서 평소 궁금했던 작가를 찾아 참석하거나 자신과 맞는 자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사진가를 해부한다, 사진가 특강
작가모임인 아시안에이지(cafe.naver.com/asianage, AAG)가 매달 열고 있는 작가 초청 워크숍에는 AAG 작가들과 갤러리 관계자, 학생, 일반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20~30대 AAG 작가들이 기획한 워크숍이라 초청되는 사진가들도 다소 생소하거나 젊은 사진가들이 많은 편이다. 2007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23회째 워크숍이 열렸으며, 김지연, 이정, 김상덕, 권순관, 여락 등이 초청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매달 섭외되는 작가가 공지되며, 장소는 종로구 관수동의 갤러리카페 포스에서 주로 열린다. AAG 소속작가 중 한명이 발제를 한 뒤 질의응답 시간에는 사진작업에 대한 설명보다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와 왜 그 작업을 하는지 등 내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생계와 관련된 질문 등 직접 생활과 연계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부산의 영광도서갤러리(www.ykgallery.com)의 사진가 특강은 사진예술에 목말라있는 부산의 사진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독특한 특강진행 방식으로 인해 매회 100여명 정도가 참여하는 유명 특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3월에 처음 시작되어, 매달 열려오다 갤러리의 재개관 공사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3월 오형근, 4월 한정식, 6월 육명심 순으로 재개되었다. 지금까지 서울과 부산의 중견 사진가들이 주로 초청되었고, 앞으로 원로 사진가나 부산지역 사진가들로 참여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4시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초반 1시간30분은 초청 사진가가 자신의 작업세계를 설명한다. 그런 뒤 2시간 동안은 영광문화예술원의 아트디렉터인 사진가 이상일과 대담 형식의 토론이 이어진다. 초청 사진가가 토론할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대담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은 작가의 솔직한 모습을 목격하고, 때로는 토론자와 작가, 관객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한다. 지난 5월에 이어 7월 특강이 없는 달은 이상일의 사진이야기 강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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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광문화예술원의 사진가 초청 특강
다큐멘터리사진 속으로, 사진강의
한국매그넘에이전트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그룹인 ‘리얼리티 리더스 클럽’의 사진강좌 ‘사진의 리얼리티를 찾아가는 13주’가 4월 둘째 주부터 약 3달 간 매주 화요일 저녁 충무로 갤러리M에서 열린다. 김홍희, 성남훈, 이기명 세 명의 사진가는 프로 사진가의 길을 가고자 하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대상으로 각각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한 실용적인 내용을 강의한다. 그리고 수강생들이 직접 사진주제를 정해 촬영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전시까지 여는 등 사진작업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갤러리M은 “사진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실용적인 강의”라며 “해외 다큐멘터리 사진의 동향, 생생한 현장경험, 실전 촬영 노하우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강의를 시작으로 리얼리티 리더스 클럽의 사진강좌는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2월부터 7월까지 매주 토요일 한겨레문화센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사진특강 ‘우리 시대를 보는 눈’이 열린다. 성남훈, 박하선, 이상엽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14명은 12회에 걸쳐 촬영현장의 경험담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등을 강의한다. 지금까지 서헌강, 허용무, 박하선, 이상엽이 강의했고, 4월에는 박종우와 노순택, 5월에는 이갑철과 성남훈, 6월에는 이재갑과 노익상, 7월에는 한금선과 류은규가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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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열린 아시안에이지의 김지연 작가 워크숍
걷고 보고 찍는다, 사진모임
‘사진으로 생활하기’(cafe.naver.com/sajinlife)는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사진가 최광호의 강연을 듣고 서울 도심을 함께 걸으며 사진을 찍는 모임이다. 작년 10월 청계천 일대에서 첫 번째 촬영을 가진 뒤 서대문 형무소와 황학동시장, 삼선교와 서울성곽, 신촌과 홍대, 김포공항에서 부천 가는 길, 절두산 성지에서 한강 걷기 등 매달 촬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 주변의 일상과 삶의 공간을 색다른 시선으로 사진에 담는 동시에 찍은 사진으로 전시도 연다. 3월23일부터 4월4일까지는 갤러리 이룸에서 올해 첫 전시인 ‘사진으로 생활하기-서울을 걷다’가 열렸다. 최광호는 “사진을 포함한 예술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생활 속에 있음을 깨닫고, 배고프면 밥 먹듯이 자연스럽게 사진에 다가가기를 바란다”며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 찍기와 걷기를 좋아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가비 1만원.
사진가이자 비평가인 진동선과 함께 현대사진의 흐름을 연구하고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는 ‘현대사진연구’(www.howphoto.net)는 부산으로 터전을 옮겨 계속된다. 사진전공자와 프로 사진가보다는 사진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찍을지 모르는 부산지역의 일반인들이나 학생, 지역사진문화를 일구려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현재 동아대 부설 부산정신보건센터 강의실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에는 이론을, 오후에는 실기를 강의한다. / 글|김보령기자<2009 월간사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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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의 사진으로 생활하기 |
첫댓글 좋은 글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리며 잘 읽었습니다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시절이님은 사진의 여러 분야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좋은 글들, 저에게는 아주 생소하는 글들을 많이 소개해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