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1주일 강론 : 자라나는 씨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마르 4,26-34) >(6.16.일)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라나는 씨의 비유”와 “겨자씨의 비유”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보잘것없지만, 점점 자라서 큰 나무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셨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지난 4/10(수), 성모동산에 장미 아치를 설치하고, 장미도 심고, 사제관 앞에 포토존을 설치했습니다. 성모동산 작업경비가 55만원이었는데 어떤 분이 빨랑카 해주셨고, 여러 교우가 함께 작업을 해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또 4/19(금)부터 24(수)까지 성당 담장 주변에 화단을 만들었는데, 지금처럼 우리 본당 곳곳에 꽃과 나무가 활짝 피어있는 시기는 17년 역사상 처음입니다. 활짝 핀 꽃과 나무들을 볼 때마다 예쁘게 잘 자라라고 말하며 강복을 주고 있습니다.
6/10(월)-11(화) 주방 뒤편 마당에 지붕을 설치했고, 또 물빠짐이 원활해지도록 시멘트 작업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큰 행사 앞두고 음식을 만들 때 애로점이 많았는데 드디어 해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고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
마리아관 냉장고가 고장 나서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더니, 80세의 정연희 마리아 자매님이 구입비를 기증해주셨고, 동영상 교육을 위해 안 쓰는 노트북 있으면 기증해달라고 했더니, 미국 교포가 우리 주보를 읽고 100만 원을 보내왔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입니다.
또 어제(6/15) 학생미사 후, 주일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결집을 위해 풋살하러 갔는데, 풋살경기장 앞에 사시는 서경순(진이아가다) 자매 부부에게 인사했더니, 집에 있는 먹거리를 이것저것 챙겨 갖다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렇게 감사한 일들이 참 많습니다.
2. 지난 6/11(화) 대전교구 갈매못, 도앙골, 삽티 성지를 다녀왔습니다.
갈매못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성 다블뤼 주교, 성 오매트르 신부, 성 위앵 신부, 성 황석두 루카, 성 장주기 요셉과 무명 순교자들이 순교한 바닷가인데, 성지 담당 신부님이 작곡한 성가를 전자 기타 치며 불러서 감동적이었습니다. 노래 제목은, 다블뤼 주교님이 가장 좋아하신 글로, 소화 데레사 성녀가 쓴 표현입니다. “Qui a Jésus a Tout.”(예수를 가진 자는 모든 것을 가진 자다.) 미사 후, 성지담당 신부님과 수녀님이 제대 뒤편 스테인드글라스 철문을 활짝 열었는데, 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보여 감동적이었습니다.
갈매못성지에 비해 규모가 아주 작은 삽티성지 언덕 위에서, 성 황석두 루까의 신앙고백을 보았습니다. 성인은 세례받은 후 “나는 천당 과거에 급제했습니다.”라고 했고, 순교할 때는 “비록 만 번을 죽더라도 천주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167군데의 성지 중에 약 130군데를 다니면서 느끼고 배우는 점들이 많고, 그런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의 신심이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또 성지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도 영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강론할 때 성지순례 체험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3. 저는 매주 주보를 레포트나 논문처럼 자세히 작성합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주보 만드는 신부님은 이 세상에서 저뿐일 것입니다. 본당신부 대신 사무장이 만드는 본당도 많습니다. 사무장이 주보 초안을 만들면 본당신부가 살펴본 후 인쇄소에 보냅니다.
대구 시내 본당들은 금요일까지 주보 내용을 대건인쇄소에 보내면 인쇄되어 각 본당에 전달되지만, 시외 본당들은 목요일까지 주보 내용을 보내야 하고, 공휴일이 끼이면 더 빨리 보내야 합니다. 대구 시내 본당들의 주보는 토요일에 전달되지만, 우리 본당 경우에는 매일신문 오는 편에 금요일 아침에 주보가 도착합니다. 매일신문에 읽을거리가 없어도, 택배비보다 싸기 때문에 매일신문을 계속 구독하고 있습니다.
주보가 금요일 아침에 도착하면 2장의 인쇄물을 하나로 합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사무장이 할 때도 있고, 다른 봉사자들이 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한 주간의 주보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연구를 기울이는지, 얼마나 많이 고치고 다듬는지 모를 것입니다. 제가 초안을 만들어 사무장에게 드리면 사무장이 그 내용대로 쳐서 사무실 제 책상에 올려두고, 저는 시간 날 때마다 주보 내용을 조정합니다. 수정할 부분을 빨간색 볼펜으로 고치면, 사무장은 수정해서 다시 제 책상에 둡니다.
수정본이 한 번 만에 통과되지 않습니다. 수십 번의 수정작업을 거쳐야 주보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매주 정성들여 만든 주보를 잘 보관하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즉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작년 주보책을 만들어, 본당사무실에 보관했고, 사목, 평협, 구역, 재무위원들, 또 필요한 분에게 드렸습니다. 주보책을 만들어 놓으면 본당 20년사, 25년사, 30년사 자료 만들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주보를 꼬박꼬박 정성들여 만들 것입니다. 주보를 잘 읽고,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지난 6월 8일(토) 주일학교 학생들 몇 명이 유투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과감하게 그런 시도를 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첫 내용을 만들기 위해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해서 어제 오후 4시, 제대 앞에서 했고, 또 이어서 주방에서 자모회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차근차근 실속있게 준비해서 멋진 채널로 만들어주기를 기원해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라나는 씨의 비유”와 “겨자씨의 비유”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는 분들은 오늘 복음이 아주 실감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겨자씨가 얼마나 작은지 확인한 적이 있었는데, 현미경으로 봐야만 겨우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씨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은 우리 마음에 사랑의 씨앗을 주셨습니다. 그 씨앗이 처음에는 겨자씨처럼 아주 작지만, 우리가 노력과 정성을 얼마나 기울이느냐에 따라 그 씨앗이 아주 크게 자랄 수도 있고,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통해 구원사업을 잘하실 수 있게 우리 자신을 더 잘 가꾸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