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씨가 발표한 총 6장의 정규 앨범의 대략적인 색깔을 말씀드릴 수는 있겠네요...
물론 저 역시 정확히 안다고는 못 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라는 의미에서 부족한 답변드립니다
제가 보기에, 먼저 서태지씨의 첫 번째 앨범, 즉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앨범은 시나위가 해체되고나서 서태지씨 스스로 독학한 컴퓨터 음악, 즉 미디 음악 마스터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음악의 기본은 서태지씨가 언제나 강조하듯 rock 음악에 기초하고 있지만('난 알아요' 같은 곡도 말이죠..), 전체적인 색깔이라면 일단은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현재 가요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곡의 구성들이 실은 이 앨범의 아류 결정판들이죠..
또한 이 앨범의 큰 역사적 의미라면, 우리 가요계에 rap 뮤직이라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분야를 완전히 정착시킨 앨범이라는 점, 그리고 이 앨범으로 인해 댄스 뮤직이 완전히 주류 음악이 되었다는 점 등이 있겠네요..(☞덧붙여 이 즈음 발표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Techno Mix & Live] 앨범은 한 때 서태지씨의 테크노 음악에 대한 집념을 고스란히 담은 앨범이구요..)
다음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적 성숙을 드러낸 2집 앨범(93년作).
사실 2집 앨범의 성과는 타이틀 곡이었던 '하여가'에 집약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hip-hop, metal, 국악 등등 그야말로 서태지씨 음악의 기본인 'cross-over'적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곡입니다
지금까지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는 한국 대중 음악계의 큰 자산으로 여겨질 만큼 대중들과 평론가들을 고루 감동시킨 수작입니다
덧붙여 서태지와 아이들의 2집 앨범에는 '수시아'라는 역시 [Techno Mix & Live] 앨범의 연장선상에 있는 테크노 음악이 수록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서태지와 아이들 최고의 명반 3집 앨범입니다
물론 그 시절 말 그대로 '절대강자'로 여겨지던 서태지와 아이들이었지만, 이 앨범 한 장으로 그들은 아이돌 스타의 틀을 벗고 사회 현실과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내는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진정한 대변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다소 대중들에겐 난해하게 느껴진 앨범이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그래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음악 매니아들이나, 전문가들에겐 그야말로 충격적인 변신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따라서 이 앨범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에겐 남자 팬들도 많아지고, 지식인 층 팬들도 급증하게 되었죠...
바로 이 문제의 앨범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곡은 바로바로! '교실 이데아'입니다!!
즉, 94년이란 시대적 상황, 또한 한국이라는 특수한 문화적 보수성 하에서 발표한 이 곡, 교실 이데아는 작사, 작곡가인 서태지씨 스스로 표현하듯 당시로서는 '심의에 통과되지 못할 곡'이었습니다
즉, 날카로운 비판과 서태지 스스로의 교육적 경험에 기반한 통렬한 공격 등 '됐어!'라는 한 마디의 외침으로 대변되는, 말 그대로 한국 교육 현실을 낱낱히 파헤치는, 문제곡이라는 데에 이의가 없는 명곡입니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이 곡의 장르적 성격인데, 당시 이 곡은 하드코어 rock, 트래쉬 메틀이라는 이름보다, 서태지의 음악적 취향이 자연스레 만들어낸 산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시나위라는 명 밴드 베이시스트 출신인 서태지의 rock적인 기반과, rap 뮤직의 선봉이라는 서태지와 아이들 리더로서의 음악적 특성이 만나 '교실 이데아'라는 곡을 탄생시켰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서태지씨의 컴백으로 논란이 되었던 하드코어 rock 음악의 본류와 아류에 대한 문제입니다
즉, 서태지씨가 컴백하자 언론과 일부 대중들은 그가 Korn이나 Limp Bizkit 등의 카피 음악일 뿐이라고 혹평을 했지만, 서태지씨는 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음악을 많이 들어달라, 다르다는 사실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만 말했죠..
그가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
서태지씨가 한국에서 하드코어 rock 음악에 해당하는 '교실 이데아'를 발표했을 당시 미국에선 그 때 문제의 Korn이 '데뷔'한 것입니다
즉, 서태지의 음악적 시도가 미국 음악의 주류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 음악 추세와 발맞춰갈 정도로 앞서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는 일입니다
가요계 은퇴를 염두에 두고 남겨질 팬들을 생각하며 만들었던 슬로우 클래식 발라드 '영원', 혹자는 마이클 잭슨의 오마쥬에 불과하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지만, 서태지식 발라드 음악의 대표로 이야기되는 '아이들의 눈으로'를 제외하곤 이 앨범은 얼터너티브 rock 음악으로 집약되는데, 사실 다른 곡들 역시 뛰어난 수작이지만, '교실 이데아'로 인해 빛을 못 보는 안타까운 일이 있기도 했죠..('발해를 꿈꾸며' 같은 경우는 당시 '비운의 타이틀곡'이라고 불리기도...)
그야말로 한 곡 한 곡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파워 있는 음반,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3집 앨범입니다!
다음, 드디어 서태지와 아이들로서 마지막 앨범인 컴백홈이 실린 4집 앨범입니다
사설이라면, 이 앨범은 서태지씨가 이미 은퇴를 결심하고 만든 앨범이라 말 그대로 '정신력으로 버텨낸' 음반입니다
따라서 음반의 전체적 색깔에서 우울함이 묻어나기도 하죠..
당시 서태지씨의 직접적인 설명에 따르면 4집 앨범의 두 뿌리는 갱스터 랩(hip-hop)과 얼터너티브 락 음악입니다
타이틀 곡 '컴백홈'을 위시해,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Free Style' 같은 힙합적 음악과, '슬픈 아픔', '필승', '시대유감' 같은 rock 성향의 음악이 공존하는 앨범이죠..
따라서 음악적으로는 비교적 하나의 컨셉을 충실히 따랐던 전작(3집 앨범)에 비해 좋은 평가는 못 받았지만, 음악적인 완성도는 3집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성숙하고 정리된 서태지의 음악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명반입니다
이 앨범은 장르적인 실험보다도 곡의 메시지가 강조되는 점이 중요 감상 포인트!
서태지 스스로 너무나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들이 곡 구석구석에 녹아있어, 이런 점들을 발견하며 들으신다면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덧붙인다면 이 앨범에서 또한 주목해야할 한 가지는 일제 지배의 잔재였던 악명 높은 '사전심의제도'(작곡, 작사가가 제출한 완성곡을 심사하여 可, 不可를 메기는 전근대적 사고...)를 폐지시켰던 '시대유감(時代遺感)'이 실려있는 문제의 음반이라는 점입니다(사실 서태지와 아이들 앨범 중 문제가 되지 않은 앨범은 없죠..)
당시에는 공중파 3사의 메인 뉴스 시간에 자세히 보도될 정도로 '대한민국 전체를 들었다 놓은' 대형 사건이었죠..
이 정도면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4장에 대한 정말 정말 정말! 간략한 설명이었는데.. 조금 도움이 되셨나요?(장르적 흐름에 치중하느라 메시지나 중간중간의 사건들은 생략하고 넘어갔습니다..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980707...
96년 1월 31일 이후, 음악 활동 재개 여부는 커녕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은둔 생활 중이었던 서태지씨에게서 단 한 장의 앨범이 날아옵니다..
'날개를 접어보낸다... 우리가 다시 날 수 있도록...'
음악적인 완성도 역시 뛰어난 앨범이지만, 그의 팬들은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서 맞이한 저 한 마디의 약속으로, 다시 살아가는 큰 힘을 얻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또한 줄일게요..)
음, 이 앨범은 Take 앨범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서태지씨가 제목으로 인해 감상에 오해의 여지가 있음을 우려해 제목을 모두 TAke 1,2,3,4... 로 붙인데 기여한 것입니다
장르는 역시 얼터너티브 쪽에 가까운 음악인데, 3, 4집의 경우와는 조금 색다른 점이 있죠..
이건 여담이지만, 서태지씨가 5집 앨범을 제작할 당시 제작 여건은 너무도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믹서 하나가 없어서 일일이 볼륨을 조정해 맞출 정도로 형편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서태지씨의 노력 하나로 완성된 음반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할 듯..
또한 이 앨범은 최초로 서태지씨가 앨범 전체를 혼자서 이루어낸 진정한 서태지 음악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에도 90% 이상 서태지씨가 담당해오긴 했지만, 이 앨범에서는 모든 악기 연주와 엔지니어링을 서태지씨 혼자 담당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그리고 이제 0811
그가 돌아옵니다...
6집 앨범에 대해서는 대충 잘 아시죠?
워낙에 언론을 통해 많이 회자되었고, 핌프락이니 하드코어니, 그 이해보다는 단어가 주는 생소함에 대중들이 한 때 휘청였던, 바로 그 '울트라맨이야'가 실린 이번 앨범..
서태지씨의 표현에 의하면 '하드코어 성향이 실린 핌프락' 앨범으로 정의되겠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태지 음반이 다 그렇듯, 장르적 클래식(정석)에서는 많이 벗어나있고, '오렌지'나 'ㄱ나니', '너에게 remix' 같은 경우는 정말 서태지만이 해낼 수 있는 교묘한 크로스 오버가 돋보이는 곡이죠..
'형편 없다, 아류에 불과하다'라는 안티 세력이나, 그 이름이 의심스러운 함량미달의 음악 평론가라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반해, 오히려 외국의 음악 전문 웹진이나, 평론가, 전문가, 뮤지션들은 '색다르다, 참신하다, 놀랍다'라는 호평을 아끼지 않는 앨범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음,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이 간략한 서태지 음악사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제가 아는 것이 워낙에 부족해 확언은 못 드리지만, 감상에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듯 하네요..
해결이 되셨나요?
더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역시 이 [come back]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구요, [서태지] cafe 안에서 행복하시길...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