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재정투자를 늘리는 등 울산시 정책적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라 판단 된다. 대규모 투자유치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경기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울산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의 울산지역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그동안 대규모 신규투자가 이루었음에도 경기가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년7개월 동안 울산에 유입된 순수 신규투자액은 20조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통 경제이론대로라면 투자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급이 늘면서 침체기에 빠져있던 경기는 국면이 바뀌면서 호황 국면으로 돌아서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투자로 인한 낙수효과가 발생한다는 전제하에서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울산은 경제이론과 달리 오히려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대규모 투자로 인한 낙수효과다. 낙수효과는 기업의 투자금이 일차적으로 공장 건설 등에 참여한 지역건설업체나 지역 근로자들에게 흘러가고, 그 돈은 다시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흘러가 실소득을 높여 소비를 증진하고 이에 따라 경기가 선순환되면서 부양하게 된다.
울산지역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경기 전망이 어두울 것은 이 같은 낙수효과가 미미하거나 다른 요인에 의해 상쇄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와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최근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국내 건설시장을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건설산업은 낙수효과가 매우 큰 대표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울산경제 소비의 중심은 산업 현장 근로자들이 대다수인데 이들이 지갑을 닫으면 울산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울산경제 순환의 한 쪽 고리는 자동차와 석유화학의 수출로부터 얻는 낙수효과다. 다시 말해 수출이 잘 돼야 근로자들이 지역경제에 흘려보내는 낙수로 인해 지역경제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자동차ㆍ석유화학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50여곳으로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앞 전 분기(112)에서 93까지 떨어졌다. BSI는 100 이하로 떨어지면 경기침체가 심화한다는 뜻이다.
올 하반기 울산지역의 건설업계도 수출산업도 잔뜩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기댈 곳은 이제 재정정책뿐이다. 울산시는 재정정책과 함께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규제개선과 기업 지원활동에 더욱 적극 나서 주길 기대한다.